식빵 에르메스처럼 고급스럽게 굽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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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에르메스처럼 고급스럽게 굽는 방법

얼마 전 요리교실에서 남은 식빵으로 간식을 만들었는데, 한 분이 웃으면서 “이거 식빵 에르메스 같아요” 하시더라고요. 비싼 재료를 잔뜩 넣은 것도 아니었고, 사실 냉동실에 있던 식빵을 썼습니다. 그런데 버터를 녹이는 순서, 설탕을 태우는 정도, 불 세기만 맞추면 집 식빵도 꽤 고급스럽게 변합니다.

제가 주방에서 오래 일하면서 느낀 건, 빵 요리는 재료보다 물기와 열 조절이 더 예민하다는 점이에요. 팬이 너무 뜨거우면 겉만 까맣고 속은 차갑고, 불이 약하면 버터를 잔뜩 먹어 눅눅해집니다. 오늘 만드는 식빵 에르메스 스타일은 겉은 얇게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오렌지빛 캐러멜 향이 나는 달콤한 토스트입니다.

재료는 단순하게, 대신 양을 정확히 잡기

식빵 2장 기준입니다. 두꺼운 식빵이면 1장만 써도 됩니다. 저는 2.5cm 정도 두께가 제일 좋았어요. 너무 얇은 샌드위치용 식빵은 바삭함은 좋은데 속 촉촉함이 덜하고, 너무 두꺼우면 팬에서 속까지 데우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 식빵 2장
  • 무염버터 25g
  • 설탕 1큰술 반
  • 꿀 1작은술
  • 우유 2큰술
  • 소금 한 꼬집
  • 오렌지 마멀레이드 1작은술 또는 귤청 1작은술
  • 선택 재료: 시나몬 아주 조금, 견과류 1큰술

마멀레이드가 없으면 귤청, 유자청, 사과잼으로 바꿔도 됩니다. 단, 유자청은 향이 강하니 반 작은술만 넣는 게 좋아요. 꿀이 없으면 올리고당을 써도 되는데, 올리고당은 단맛이 부드러운 대신 윤기가 조금 덜합니다. 이럴 때는 설탕을 반 작은술만 더하면 균형이 맞습니다.

식빵을 먼저 말려야 눅눅하지 않습니다

많이들 바로 버터에 식빵을 올리는데, 그러면 빵이 기름을 먼저 빨아들입니다. 특히 냉동 식빵은 표면에 수분이 있어서 팬에 닿는 순간 버터와 물기가 섞여요. 그러면 고소한 향보다 찐 빵 같은 냄새가 먼저 납니다.

냉동 식빵은 실온에 10분 두고, 전자레인지 해동은 10초만 합니다. 완전히 말랑하게 만들 필요는 없어요. 팬을 중약불로 올리고 식빵만 먼저 앞뒤로 40초씩 굽습니다. 기름 없이 굽는 과정입니다. 겉면의 물기를 날리고 빵 표면을 살짝 단단하게 만드는 단계예요.

이때 색을 내려고 욕심내면 안 됩니다. 노릇함이 아니라 ‘보송함’을 만드는 시간입니다. 손끝으로 만졌을 때 표면이 축축하지 않고 살짝 따뜻하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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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와 설탕은 한 번에 넣지 않기

팬에 버터 15g을 먼저 넣고 약불로 녹입니다. 버터가 반쯤 녹았을 때 설탕 1큰술을 넓게 뿌려요. 여기서 젓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설탕을 계속 저으면 알갱이가 뭉치고, 식빵에 붙었을 때 거칠게 씹힙니다.

설탕 가장자리가 투명해지고 연한 갈색이 보이면 식빵을 올립니다. 불은 약불과 중약불 사이입니다. 가스레인지라면 불꽃 끝이 팬 바닥에 겨우 닿는 정도, 인덕션은 10단 기준 4 정도가 맞습니다. 식빵을 올린 뒤에는 1분 20초 정도 그대로 둡니다. 자꾸 들추면 캐러멜 막이 끊겨요.

뒤집기 전에 남은 버터 10g을 팬 빈자리에 넣고 녹입니다. 그리고 꿀 1작은술, 우유 2큰술, 소금 한 꼬집, 마멀레이드 1작은술을 넣어 빠르게 섞습니다. 우유가 들어가면 소스가 부드러워지고, 너무 딱딱한 설탕 코팅이 되는 걸 막아줍니다. 이 순서를 바꾸면 우유가 먼저 끓어 수분이 많아지고, 빵이 질척해질 수 있습니다.

색은 진한 갈색보다 오렌지빛이 좋습니다

식빵 에르메스 느낌은 색에서 많이 옵니다. 그런데 진한 갈색까지 가면 고급스러운 맛이 아니라 탄맛이 올라와요. 설탕은 연한 호박색에서 멈추는 게 좋습니다. 팬 바닥의 소스가 보글보글 끓다가 거품이 작아지는 순간, 빵을 뒤집어 소스를 묻힙니다.

두 번째 면은 50초에서 1분이면 충분합니다. 첫 번째 면보다 짧게 굽습니다. 이미 팬 온도가 올라가 있고 소스에 당분이 있어서 금방 색이 납니다. 견과류를 넣을 거라면 마지막 20초에 팬 가장자리에 뿌려 살짝 볶은 뒤 빵 위에 올립니다. 처음부터 넣으면 견과류가 먼저 타서 쓴맛이 납니다.

완성한 뒤 바로 자르지 말고 2분만 식힙니다. 이 시간이 생각보다 중요해요. 뜨거울 때 자르면 속의 김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빵이 주저앉습니다. 2분 뒤에 자르면 겉은 얇게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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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했을 때 수습하는 법

겉이 탔다면 탄 부분을 얇게 긁어내고, 새 팬에 우유 1큰술과 버터 5g을 넣어 약불에서 20초만 다시 굴립니다. 탄맛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지만, 쓴맛이 조금 누그러집니다. 설탕을 더 넣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탄맛 위에 단맛이 올라가면 더 무겁게 느껴져요.

빵이 눅눅해졌다면 접시에 바로 올리지 말고, 식힘망이나 젓가락 두 개 위에 올려 바닥에 공기가 통하게 둡니다. 3분 정도 지나면 김이 빠지면서 겉면이 조금 살아납니다. 그래도 축축하면 팬을 닦고 약불에서 기름 없이 앞뒤 20초씩만 다시 구우면 됩니다.

단맛이 과하면 플레인 요거트 2큰술을 곁들이면 좋습니다. 생크림보다 요거트가 낫습니다. 산미가 있어서 버터와 설탕의 무거움을 잡아주거든요. 아이 간식으로 낼 때는 마멀레이드를 반으로 줄이고 우유를 1큰술 더 넣으면 맛이 부드러워집니다.

제가 처음 이 방식으로 만들 때는 설탕을 빨리 녹이려고 불을 세게 올렸다가 팬 하나를 거의 태웠습니다. 달콤한 토스트는 빠르게 만드는 음식 같지만, 실제로는 약한 불에서 기다리는 음식에 가깝습니다. 식빵 두 장으로도 충분히 근사해질 수 있고, 비싼 재료보다 순서가 맛을 훨씬 크게 바꿉니다. 집에 남은 식빵이 있다면 버터와 설탕을 한꺼번에 넣지 않는 것부터 기억하면 맛이 확 달라집니다.

식빵 에르메스처럼 고급스럽게 굽는 방법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