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 억만마을, 금빛 전설과 벽화의 향연
광양시 광양읍 사곡리에 자리한 억만마을은 옛 이름 ‘어마정(御馬亭)’으로도 불리며,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따스한 마을입니다. 이곳은 마로산성을 오르내리던 장수들이 말의 고삐를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하던 정자가 있던 곳으로, 마을 담장에는 평화롭게 쉬고 있는 말의 그림이 그려져 있어 수백 년 전 이곳을 지나던 장수와 말의 고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억만마을은 ‘사라실’이라는 옛 이름을 지니고 있으며, 인근에는 ‘사라실 예술촌’이 자리해 예술과 문화의 향기를 더합니다. 마을 골목에서는 곡괭이를 들고 광석을 캐내는 광부와 황금빛 동전이 가득 담긴 수레를 묘사한 벽화를 만날 수 있는데, 이는 이 마을이 과거 금맥을 찾던 광산 마을이었음을 상징합니다. 광부들이 어두운 굴 속에서 가족과 마을의 미래를 위해 땀 흘렸던 삶의 흔적이 벽화를 통해 생생히 전해집니다.
억만마을은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과도 같습니다. 초록빛 들판을 뛰노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며, 마을 담장에는 고풍스러운 ‘회색 연질토기’와 ‘회청색 경질토기’가 채색되어 있어 마로산성의 찬란한 역사를 전합니다. 이 토기들은 순천대학교 박물관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마로산성 발굴 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는 유물들로, 당시 광양 지역 사람들의 생활상과 산성의 역사를 증명하는 중요한 문화재입니다.
억만마을 주민들은 마로산성의 역사적 가치와 마을의 문화적 자부심을 알리기 위해 이 토기들을 벽화로 복원하여 재현하였습니다. 또한, 이 마을은 예로부터 효자와 효부가 많이 살기로 유명하며, 밤, 감, 매실, 고사리 등 풍성한 결실을 내는 농산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억만마을과 인근 사라실 예술촌, 마로산성을 연계하여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는 여행을 추천합니다. 잊고 지냈던 유년 시절의 향수와 감성을 되살리고 싶을 때, 따뜻한 금빛 전설과 아름다운 벽화가 어우러진 광양 억만마을에서 소박한 감성 여행을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