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발달 단계별 장난감 고르는 방법, 많이 사기 전에 이렇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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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발달 단계별 장난감 고르는 방법, 많이 사기 전에 이렇게 보세요

얼마 전 상담실에서 만난 엄마가 생후 2개월 아기 장난감만 벌써 한 박스를 샀다고 하셨어요. 흑백모빌, 초점책, 딸랑이, 촉감책, 헝겊책, 사운드북까지요. 그런데 막상 아기는 천장 조명만 보고 있고, 엄마는 “제가 뭘 잘못 산 걸까요?” 하고 묻더라고요. 아니에요. 잘못 산 게 아니라, 아기 발달 속도보다 물건이 먼저 온 경우가 많습니다.

아기 발달 단계별 장난감은 비싼 것보다 ‘지금 아기가 할 수 있는 행동’에 맞아야 오래 씁니다. 목도 못 가누는 시기에는 누워서 볼 수 있는 게 좋고, 손을 뻗기 시작하면 잡기 쉬운 게 좋고, 앉고 기기 시작하면 굴러가거나 넣고 빼는 장난감이 더 잘 맞아요. 저는 상담할 때 늘 이렇게 말합니다. 장난감은 발달을 앞당기는 도구라기보다, 아기가 지금 하고 싶은 연습을 덜 심심하게 해주는 물건이라고요.

0~3개월: 많이 보여주기보다 편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것

신생아 시기에는 장난감 욕심을 조금 내려놔도 됩니다. 이때 아기는 시야가 아직 흐리고, 멀리 있는 물체보다 가까운 얼굴이나 대비가 큰 그림을 더 잘 봅니다. 생후 1~2개월쯤에는 흑백 초점책이나 단순한 모빌 정도면 충분한 집이 많아요.

단, 자동 모빌을 하루 종일 틀어두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조리원에서도 모빌을 틀어두면 아기가 조용해져서 계속 켜두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이 시기에는 먹고 자고 안기는 시간이 훨씬 큽니다. 장난감 시간이 길 필요는 없어요. 하루 몇 번, 3~5분 정도 아기가 편안히 보는 정도면 됩니다.

이 시기에 있으면 좋은 장난감

  • 흑백 또는 고대비 초점책
  • 천천히 움직이는 모빌
  • 부드러운 소리가 나는 작은 딸랑이
  • 엎드려 있기 연습 때 앞에 세워둘 수 있는 접이식 초점책

사운드가 크고 불빛이 번쩍이는 장난감은 굳이 빠르게 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아기가 좋아하는 것처럼 보여도 금방 피곤해질 수 있어요. 특히 밤잠 전에는 자극이 적은 쪽이 낫습니다.

4~6개월: 손으로 잡고 입으로 확인하는 시기

생후 4개월 전후가 되면 아기가 손을 바라보고, 손을 뻗고, 잡은 것을 입으로 가져가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장난감 선택 기준이 조금 달라져요. ‘예쁜 장난감’보다 ‘잡기 쉬운 장난감’이 이깁니다. 손목 힘이 아직 약하니 너무 무겁거나 큰 건 금방 놓칩니다.

상담실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실패템이 묵직한 원목 장난감이에요. 보기에는 고급스럽고 오래 쓸 것 같은데, 5개월 아기 손에는 무겁고 모서리가 부담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원목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 당장 쓰기 좋은지는 따로 봐야 해요.

고를 때 보는 기준

  • 한 손으로 잡을 수 있을 만큼 가벼운지
  • 입에 넣어도 관리가 쉬운 재질인지
  • 소리가 너무 크지 않은지
  • 빨거나 씹는 부분에 작은 부품이 없는지

이 시기에는 치발기, 오볼처럼 구멍이 있어 잡기 쉬운 공, 바스락 소리 나는 헝겊책이 잘 맞습니다. 아기가 장난감을 입에 넣는 건 지저분해서만 그런 게 아니라, 탐색 방식 중 하나예요. 그래서 자주 닦기 쉬운 물건을 적게 두는 편이 관리가 훨씬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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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개월: 굴리고 넣고 빼고, 몸을 쓰는 장난감

7개월 이후에는 앉기, 배밀이, 기기, 잡고 서기처럼 몸의 움직임이 커집니다. 이때는 장난감도 가만히 보는 것보다 움직임을 만들어주는 쪽이 잘 맞아요. 공을 굴리면 따라가고, 컵을 쌓으면 무너뜨리고, 상자 안에 물건을 넣었다 빼는 놀이를 반복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왜 계속 던지지?” 싶은데, 아기에게는 실험입니다. 떨어뜨리면 소리가 나고, 굴리면 멀어지고, 엄마가 주워주면 다시 돌아오는 걸 배우는 거예요. 그러니 이 시기에는 아주 비싼 장난감보다 반복해도 부담 없는 장난감이 실용적입니다.

추천하기 쉬운 종류

  • 부드러운 공이나 천 공
  • 컵쌓기 장난감
  • 링 끼우기 장난감
  • 큰 블록
  • 열고 닫는 상자나 바구니

보행기는 집마다 선택이 갈립니다. 공간이 좁거나 문턱이 많으면 오히려 불편하고, 오래 태우면 바닥에서 기고 움직이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어요. 이미 있다면 짧게 쓰고, 없다고 해서 꼭 사야 하는 물건은 아닙니다. 점퍼루도 마찬가지예요. 아기가 좋아하는 집도 있지만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 부모도 아기도 그 자세에 익숙해집니다. 하루 종일 필요한 물건은 아닙니다.

12~24개월: 따라 하고 맞추고 실패해보는 장난감

돌이 지나면 장난감의 성격이 또 달라집니다. 손으로 조작하는 힘이 좋아지고, 어른 행동을 따라 하려는 모습이 많아져요. 숟가락으로 먹이는 흉내, 전화하는 흉내, 가방 들고 나가는 흉내가 나옵니다. 이때 역할놀이 장난감이 빛을 봅니다.

다만 주방놀이 세트, 병원놀이 세트, 공구놀이 세트를 한꺼번에 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컵 두 개, 숟가락 하나, 작은 인형 하나로도 충분히 놀이가 됩니다. 아이가 반복해서 하는 행동을 보고 나서 확장해도 늦지 않아요.

이 시기에 잘 쓰는 장난감

  • 끼우고 빼는 블록
  • 간단한 모양 맞추기
  • 두꺼운 보드북
  • 밀고 끄는 장난감
  • 인형, 컵, 숟가락 같은 역할놀이 소품

소근육 장난감은 너무 어려우면 아이가 금방 짜증을 냅니다. 12개월 아이에게 3세용 퍼즐을 사주고 “왜 관심이 없지?” 하는 경우가 꽤 많아요. 연령 표시를 절대 기준으로 볼 필요는 없지만, 작은 조각이 많거나 정교한 조작이 필요한 장난감은 조금 천천히 들여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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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월 이후: 상상놀이와 규칙 있는 놀이가 조금씩 시작됩니다

두 돌 이후에는 말이 늘고, 자기 뜻이 강해지고, 놀이에도 이야기가 생깁니다. 블록으로 집을 만들고, 인형에게 밥을 먹이고, 자동차를 줄 세우기도 해요. 이때는 완성형 장난감보다 아이가 바꿔 쓸 수 있는 장난감이 오래 갑니다.

예를 들어 버튼을 누르면 노래가 나오는 장난감은 처음엔 반응이 좋지만 놀이가 금방 정해져 버립니다. 반면 블록, 자석 타일, 미술 재료, 역할놀이 소품은 같은 물건으로도 매일 다른 놀이가 나와요. 아이마다 기질이 달라서 조용히 앉아 만드는 걸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 온몸으로 움직이는 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 차이를 인정하고 고르면 실패가 줄어듭니다.

  • 블록, 자석 타일처럼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장난감
  • 크레용, 스티커, 종이 같은 미술 재료
  • 자동차, 기차, 동물 피규어처럼 이야기 만들기 쉬운 장난감
  • 간단한 보드게임이나 색깔 분류 놀이
  • 공, 터널, 낮은 균형놀이 도구

이 시기부터는 수납도 장난감 선택의 일부입니다. 아이가 꺼내고 넣을 수 있는 낮은 바구니 2~3개면 충분해요. 장난감이 너무 많으면 아이가 더 오래 놀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하나를 깊게 가지고 놀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사기 전에 빼도 되는 것부터 보세요

제가 산후조리원에서 가장 자주 말하는 건 “일단 하나만 사보고 반응을 보자”입니다. 아기 발달 단계별 장난감 목록을 보면 다 필요해 보이지만, 실제 집에서는 겹치는 기능이 많습니다. 딸랑이도 있고 바스락책도 있고 소리 나는 치발기도 있다면, 모두 ‘잡고 흔들고 입으로 탐색하는’ 역할을 합니다.

처음부터 세트로 많이 사면 아기 취향을 알기 전에 물건이 쌓입니다. 특히 대형 장난감은 중고로 사거나 대여해보고 결정해도 괜찮아요. 국민 장난감이라고 불리는 물건도 우리 아이에게는 아닐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주 평범한 플라스틱 컵 하나를 몇 달씩 좋아하는 아이도 있어요.

장난감은 부모의 성의표가 아닙니다. 적게 사도 됩니다. 대신 지금 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면 선택이 쉬워져요. 손을 뻗는지, 입으로 가져가는지, 밀고 다니는지, 흉내 내는지. 그 행동 옆에 딱 맞는 물건 하나만 있어도 아기는 충분히 바쁘게 배웁니다. 저는 비싼 전집보다 그런 작은 관찰이 육아비를 훨씬 많이 아껴준다고 생각합니다.

아기 발달 단계별 장난감 고르는 방법, 많이 사기 전에 이렇게 보세요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