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포즈 바닐라크림라떼가 2,900원으로 만든 달콤한 균열

컴포즈 바닐라크림라떼가 2,900원으로 만든 달콤한 균열

얼마 전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 컴포즈커피 앞을 지나가는데, 평소 아메리카노만 들고 나오던 사람들이 유독 작은 컵에 크림 올라간 라떼를 많이 들고 있더라고요. 처음엔 시즌 메뉴인가 싶었는데, 메뉴명을 보니 컴포즈 바닐라크림라떼였습니다. 솔직히 이 메뉴는 맛보다 가격에서 먼저 시선이 갔습니다. 2,900원. 요즘 디저트형 커피 한 잔 가격을 생각하면, 이 숫자는 그냥 저렴한 게 아니라 브랜드가 던진 메시지에 가깝습니다.

2,900원짜리 라떼가 건드린 시장의 감정

컴포즈 바닐라크림라떼는 바닐라 라떼 위에 부드러운 크림을 올리고 코코아 파우더를 더한 메뉴입니다. 컴포즈커피 앱 기준으로 14온스, 약 414ml 용량에 칼로리는 약 343kcal, 카페인은 124mg대, 당류는 38g대입니다. 숫자만 보면 가벼운 커피라기보다 디저트에 가까운 음료죠.

그런데 이 메뉴가 흥미로운 지점은 성분표가 아닙니다. 비슷한 만족감을 주는 프리미엄 카페 음료가 6천 원대 중후반에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컴포즈는 거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나도 그 기분을 살 수 있다’는 제안을 한 셈입니다. 브랜드 마케팅에서 이건 꽤 강한 포지션입니다. 맛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이미 알고 있는 욕망을 더 낮은 진입장벽으로 가져오는 방식이니까요.

컴포즈가 잘하는 건 맛보다 ‘허락’이다

저가 커피 브랜드의 진짜 경쟁력은 싸게 파는 능력만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죄책감 없이 자주 사게 만드는 능력입니다. 6,500원짜리 크림 라떼는 기분 전환, 보상, 약속 있는 날의 선택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 2,900원짜리 컴포즈 바닐라크림라떼는 점심 먹고 돌아오는 길에 ‘이 정도는 괜찮지’라는 허락을 만들어냅니다.

이 허락은 브랜드 성장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구매 빈도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한 번의 특별함’을 설계한다면, 컴포즈는 ‘반복 가능한 달콤함’을 설계합니다. 같은 크림 라떼라도 소비자의 마음속 카테고리는 달라지는 거죠.

  • 프리미엄 카페: 오늘 나를 위해 조금 쓴다
  • 컴포즈커피: 오늘도 부담 없이 하나 산다
  • 소비자 입장: 비슷한 기분이면 가격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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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글레이즈드 라떼와 닮았다는 말의 의미

온라인 후기를 보면 컴포즈 바닐라크림라떼를 스타벅스 블랙 글레이즈드 라떼와 비교하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사실 브랜드 입장에서 이런 비교는 양날의 검입니다. 닮았다는 말은 빠르게 관심을 만들지만, 동시에 독자적인 메뉴 자산으로 남기 어렵게 만들 수도 있거든요.

근데 컴포즈 입장에서는 이 비교가 꽤 유리하게 작동합니다. 소비자가 이미 맛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크림 올라간 달달한 라떼’, ‘바닐라 향’, ‘코코아 파우더’, ‘프리미엄 메뉴 느낌’. 설명 비용이 줄어듭니다. 신메뉴를 팔 때 가장 비싼 비용 중 하나가 소비자의 이해를 만드는 일인데, 이 메뉴는 그 장벽을 상당히 낮춘 상태에서 출발했습니다.

다만 맛의 결은 다릅니다. 스타벅스 쪽이 더 묵직하고 행사성 있는 디저트 음료에 가깝다면, 컴포즈 바닐라크림라떼는 더 가볍고 일상적입니다. 이 차이는 단점이 아니라 역할의 차이에 가깝습니다. 매일 마실 수 있는 쪽은 오히려 후자일 수 있으니까요.

이 메뉴가 말해주는 컴포즈의 브랜드 약속

브랜드는 광고 문구가 아니라 반복되는 선택으로 약속을 증명합니다. 컴포즈커피가 오래 밀어온 약속은 명확합니다. 큰 부담 없이, 꽤 괜찮은 커피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 컴포즈 바닐라크림라떼는 그 약속을 디저트형 음료 카테고리까지 확장한 사례로 보입니다.

중요한 건 ‘싸다’에서 멈추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크림, 파우더, 작은 컵 사이즈, 달달한 향의 조합은 소비자에게 나름의 완성감을 줍니다. 가격만 낮고 경험이 허술했다면 이 메뉴는 그냥 저렴한 라떼로 지나갔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반응은 조금 다릅니다. 사람들은 가성비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기대보다 덜 포기했다’는 만족을 말하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물론 이런 메뉴가 늘 좋은 방향으로만 작동하는 건 아닙니다. 당류 38g대의 달콤한 음료는 자주 마시기엔 꽤 무겁습니다. 카페인도 낮은 편은 아닙니다. 또 프리미엄 메뉴를 저가형으로 해석하는 전략은 단기적으로 화제성을 만들지만, 계속 반복되면 브랜드가 스스로의 오리지널리티를 쌓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컴포즈가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단순히 ‘비슷한 메뉴를 더 싸게’가 아닐 겁니다. 소비자가 컴포즈다운 디저트 커피라고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자기만의 시그니처를 만드는 쪽이 더 오래 갑니다. 저가 커피 시장도 이제 가격만으로 버티는 단계는 지났습니다. 매장 수, 접근성, 메뉴 회전력에 더해 ‘여기서만 자주 먹게 되는 이유’가 필요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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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메뉴 하나가 보여준 작은 방향 전환

컴포즈 바닐라크림라떼는 엄청난 혁신 메뉴는 아닙니다. 이미 시장에 있는 욕망을 잘 읽고, 가격과 접근성으로 다시 포장한 메뉴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브랜드 마케팅 현장에서 보면 이런 메뉴가 의외로 강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설득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이미 좋아하는 것을 더 쉽게 손에 쥐게 만드는 일이 훨씬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메뉴를 보면서 컴포즈가 저가 커피 브랜드에서 ‘저렴한 기분 전환 브랜드’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커피를 판다기보다, 3천 원 안쪽에서 하루의 작은 보상을 팔고 있는 셈입니다. 그 약속을 얼마나 오래 지킬 수 있을지가 앞으로 더 중요해 보입니다.

컴포즈 바닐라크림라떼가 2,900원으로 만든 달콤한 균열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