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월세 물건 직접 들여다봤더니, 싸 보이는 방값 뒤에 숨어 있던 숫자들

고시원월세 물건 직접 들여다봤더니, 싸 보이는 방값 뒤에 숨어 있던 숫자들

얼마 전 고시원 물건을 보러 갔다가 다시 계산기를 꺼냈습니다

얼마 전 서울 외곽 역세권에 나온 고시원 경매 물건을 보러 갔습니다. 감정가 대비 유찰도 한 번 됐고, 방은 38개, 광고에는 월세 수입이 꽤 그럴듯하게 적혀 있더군요. 초보 투자자라면 여기서 눈이 반짝일 수 있습니다. 방 38개에 고시원월세가 평균 35만 원이면 단순 계산으로 월 1,330만 원입니다. 숫자만 보면 작은 상가보다 나아 보입니다.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 계산이 바로 달라졌습니다. 공실이 9개였고, 실제로 35만 원을 받는 방은 창문 있는 큰 방 몇 개뿐이었습니다. 창문 없는 방은 27만 원, 복도 끝 방은 25만 원까지 내려가 있었습니다. 총무 방 하나는 무상 제공이었고, 장기 체납자도 둘 있었습니다. 장부상 매출과 실제 통장에 찍히는 돈은 다릅니다.

고시원월세 투자를 볼 때 제일 위험한 게 바로 이 부분입니다. ‘방 개수 곱하기 월세’로 수익률을 계산하면 거의 틀립니다. 고시원은 부동산이면서 동시에 운영업입니다. 낙찰만 받는다고 월세가 자동으로 들어오는 구조가 아닙니다.

고시원월세는 월세보다 공실률을 먼저 봐야 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먼저 보는 건 월세표가 아니라 공실표입니다. 고시원은 방 하나하나가 작아서 월세 단가가 낮고, 입주자 이동이 잦습니다. 원룸처럼 1년 계약하고 조용히 사는 구조가 아닙니다. 취업 준비생, 단기 근로자, 이직자, 지방에서 올라온 분들이 많아서 한 달 살고 나가는 경우도 흔합니다.

예를 들어 방 40개짜리 고시원이 있다고 치겠습니다. 평균 고시원월세 32만 원이면 만실 기준 월 1,280만 원입니다. 그런데 실제 공실률이 20%면 입금 기준 매출은 1,024만 원으로 내려갑니다. 여기에 체납 1명, 총무 방 1개, 수리 중인 방 1개까지 빼면 체감 매출은 더 낮습니다.

저는 고시원 물건을 볼 때 최소 3가지 숫자를 따로 적습니다.

  • 만실 기준 월세 총액
  • 최근 6개월 평균 입금액
  • 비수기 기준 버틸 수 있는 순수익

특히 1월, 2월이나 여름 휴가철처럼 방이 비는 시기가 있습니다. 대학가 주변은 학기 흐름을 타고, 공단 주변은 경기 흐름을 탑니다. 병원 주변은 보호자 수요가 있기도 하지만, 시설 상태가 안 좋으면 바로 외면받습니다. 같은 고시원월세라도 위치에 따라 버티는 힘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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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낙찰받아도 시설비가 뒤통수를 칩니다

경매 물건 중에 고시원이 싸게 보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낡은 시설, 소방 문제, 민원, 임차인 관리 피로가 가격에 이미 반영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초보자가 놓치기 쉬운 게 시설비입니다. 벽지 몇 장 바꾸는 수준이면 괜찮습니다. 그런데 스프링클러, 비상등, 완강기, 방화문, 공용 샤워실 배관이 걸리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제가 예전에 검토했던 한 물건은 낙찰가만 보면 괜찮았습니다. 주변 고시원월세가 30만~42만 원 사이였고, 위치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들어가 보니 방마다 냄새가 배어 있었고, 공용 화장실 타일은 들떠 있었고, 복도 천장에는 누수 흔적이 있었습니다. 견적을 받아보니 최소 4천만 원, 제대로 손보면 7천만 원 가까이 나왔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실수합니다. 낙찰가와 대출이자만 놓고 수익률을 봅니다. 하지만 고시원은 아래 비용을 같이 넣어야 합니다.

  • 소방 보완 공사비
  • 도배, 장판, 침대, 책상 교체비
  • 공용 욕실과 주방 수리비
  • 인터넷, CCTV, 출입문 장치 비용
  • 총무 인건비 또는 관리 대행비
  • 전기, 수도, 가스, 청소, 소모품 비용

월세 1,000만 원 들어온다고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운영비 350만 원, 대출이자 300만 원, 수선비 적립 100만 원을 빼면 남는 돈은 확 줄어듭니다. 여기에 공실이 늘면 손익분기점이 금방 흔들립니다.

권리분석은 임차인 명단보다 실제 점유가 더 중요합니다

고시원 경매에서 권리분석을 할 때 등기부만 보고 끝내면 안 됩니다. 방마다 사람이 살고 있고, 그 사람이 어떤 권리로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고시원 입주자는 보통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점유자가 많으면 명도 난도가 올라갑니다.

법원 매각물건명세서에 임차인 현황이 단순하게 적혀 있어도 현장은 복잡할 수 있습니다. 방 번호가 바뀌어 있거나, 장부에는 퇴실 처리됐는데 짐이 그대로 있는 경우도 봤습니다. 관리인이 말하는 내용과 입주자가 말하는 내용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감정적으로 밀어붙이면 일이 커집니다.

저는 현장조사 때 이런 걸 봅니다.

  • 실제 거주 중인 방과 비어 있는 방 구분
  • 입주자 보증금 유무와 금액
  • 관리인 또는 총무의 협조 가능성
  • 체납자와 장기 거주자의 존재
  • 건물주와 운영자의 관계

특히 건물 소유자와 고시원 운영자가 다른 구조면 더 조심해야 합니다. 시설권리금, 집기 소유권, 영업 신고, 간판, 전화번호, 광고 계정 같은 문제가 얽힐 수 있습니다. 낙찰자는 건물을 받았는데 실제 영업 기반은 전 운영자가 쥐고 있는 상황도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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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월세 수익률 계산은 보수적으로 해야 오래 갑니다

초보자분들이 제게 고시원월세 물건을 가져오면 저는 대체로 숫자를 깎아서 다시 봅니다. 월세는 낮추고, 공실은 높이고, 비용은 올립니다. 그렇게 계산해도 남으면 그때 다시 볼 만합니다. 반대로 광고 자료 그대로 넣었을 때만 수익이 나는 물건이면 저는 거의 손을 뗍니다.

예를 들어 만실 월세가 1,200만 원인 고시원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85% 가동률로 계산합니다. 그러면 매출은 1,020만 원입니다. 운영비를 35%로 잡으면 357만 원이 나갑니다. 남는 돈은 663만 원입니다. 여기서 대출이자, 세금, 수선비 적립을 빼야 합니다. 실제 순수익이 250만~350만 원 사이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수익이 나쁜 건 아닙니다. 문제는 그 돈을 벌기 위해 감당해야 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겁니다. 새벽 민원, 누수, 냉난방 문제, 입주자 분쟁, 청소 상태, 인터넷 장애, 소방 점검까지 운영 스트레스가 붙습니다. 부동산 투자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다가 작은 숙박업을 떠안은 느낌을 받는 분들도 있습니다.

제가 초보자라면 이런 고시원은 피합니다

고시원월세가 높아 보여도 피하는 물건이 있습니다. 첫째, 불법 증축이나 용도 문제가 의심되는 곳입니다. 둘째, 방 크기가 지나치게 작고 환기가 안 되는 곳입니다. 셋째, 주변에 더 깨끗한 신축 고시원이나 원룸텔이 많은데 가격 경쟁력만으로 버티는 곳입니다. 넷째, 매각 자료와 현장 상태가 너무 다른 곳입니다.

반대로 볼 만한 물건도 있습니다. 역에서 너무 멀지 않고, 병원·학원·공단·대학 같은 수요처가 분명하며, 시설 보완 비용이 계산 가능한 수준인 곳입니다. 입주자 장부가 비교적 투명하고, 실제 입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면 더 좋습니다. 고시원월세는 말보다 통장입니다. 현장에서 들은 월세표보다 최근 입금 흐름이 훨씬 믿을 만합니다.

고시원은 싸게 사면 무조건 돈 되는 물건이 아닙니다. 운영을 잘하면 현금흐름이 괜찮지만, 권리분석과 시설 점검을 대충 하면 낙찰받은 날부터 돈이 새기 시작합니다. 저는 아직도 고시원 물건을 보면 설레기보다 먼저 피곤한 부분부터 찾습니다. 그 피곤함까지 숫자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그때가 진짜 검토할 타이밍이라고 봅니다.

고시원월세 물건 직접 들여다봤더니, 싸 보이는 방값 뒤에 숨어 있던 숫자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