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룸월세 물건 직접 돌려봤더니, 숫자는 좋아 보이는데 발목 잡는 게 따로 있었습니다

쓰리룸월세 물건 직접 돌려봤더니, 숫자는 좋아 보이는데 발목 잡는 게 따로 있었습니다

얼마 전 인천 쪽 법원 경매 물건을 보러 갔다가 쓰리룸월세로 돌릴 만한 빌라를 하나 봤습니다. 감정가는 2억 초반, 최저가는 한 번 유찰돼서 1억 중반까지 내려와 있었고 주변 중개업소에서는 보증금 2천에 월세 80만 원 정도는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숫자만 보면 초보 투자자 눈이 반짝입니다. 그런데 현장 한 바퀴 돌고 등기부, 전입세대, 관리비 체납까지 맞춰보니 생각보다 만만한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경매장에서 많이 보는 실수가 바로 이겁니다. 월세만 먼저 봅니다. 쓰리룸이면 수요가 있을 것 같고, 방이 3개니까 원룸보다 안정적일 것 같고, 가족 세입자가 들어오면 오래 살 것 같다는 기대부터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닌데, 경매에서는 그 전에 봐야 할 게 많습니다. 낙찰가, 수리비, 대출 이자, 공실 기간, 명도 비용, 세금까지 넣어야 진짜 수익률이 나옵니다.

쓰리룸월세가 끌리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쓰리룸월세는 원룸이나 투룸보다 임차인층이 조금 다릅니다. 신혼부부, 아이 하나 있는 가정, 부모님과 같이 사는 세대, 외국인 근로자 여러 명이 같이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중소도시는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전세 사기 이후로 보증금을 크게 묶는 걸 꺼리는 임차인도 많아졌고요.

예를 들어 매입 총액이 1억 7천만 원인 빌라를 보증금 2천만 원, 월세 75만 원에 맞춘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단순 계산으로는 연 900만 원 월세입니다. 보증금을 제외한 실투자금이 1억 5천만 원이면 표면 수익률은 6% 정도 나옵니다. 요즘 예금 금리와 비교하면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이 계산에는 빠진 게 많습니다. 취득세, 법무비, 명도비, 도배장판, 싱크대, 욕실 수리, 중개수수료, 공실 1~2개월, 대출 이자가 빠져 있습니다. 특히 오래된 빌라 쓰리룸은 수리비가 우습게 나옵니다. 도배장판만 하면 250만 원 선에서 끝날 것 같지만 막상 가보면 보일러, 누수, 샷시, 욕실 방수까지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1천만 원도 금방입니다.

경매 쓰리룸은 권리분석부터 차갑게 봐야 합니다

제가 초보에게 늘 말하는 건, 월세 예상액보다 먼저 말소기준권리와 점유자를 보라는 겁니다. 쓰리룸월세로 돌릴 생각이라도 현재 누가 살고 있는지, 그 사람이 대항력이 있는지, 배당을 받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걸 놓치면 월세는커녕 인도명령부터 막힙니다.

예전에 안산에서 본 쓰리룸 빌라가 있었습니다. 최저가가 꽤 낮아서 입찰자가 몰릴 분위기였죠. 등기부상 근저당권이 말소기준권리였고, 겉으로는 깔끔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전입세대 열람을 보니 선순위 임차인이 있었습니다. 보증금은 8천만 원, 배당요구는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런 경우 낙찰자가 보증금을 떠안을 수 있습니다. 싸게 낙찰받아도 실제 인수금액까지 더하면 전혀 싼 물건이 아닙니다.

또 하나 자주 나오는 게 가장임차인 의심 건입니다. 가족관계, 전입일, 확정일자, 임대차계약서 제출 여부를 봐야 합니다. 초보가 보기에는 사람이 살고 있으니 그냥 명도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법원 서류 한 줄 차이로 협상 비용이 달라집니다. 현장에서 문을 두드렸을 때 들은 말과 법원 기록이 다르면 저는 기록을 먼저 믿습니다. 사람 말은 상황 따라 바뀌지만 날짜는 잘 안 바뀝니다.

광고

월세 80만 원보다 중요한 건 실제 임차 수요입니다

중개업소에서 말하는 월세 시세는 참고만 해야 합니다. 저는 최소 세 군데는 전화하고, 가능하면 직접 방문합니다. 같은 동네라도 초등학교 거리, 주차 가능 여부, 엘리베이터 유무, 반지하인지 탑층인지에 따라 월세가 10만~20만 원씩 달라집니다. 쓰리룸은 특히 주차가 중요합니다. 가족 단위 임차인은 차가 있는 경우가 많고, 주차가 불편하면 집이 넓어도 빠집니다.

실제로 부천에서 낙찰받은 지인이 있었습니다. 방 3개, 욕실 1개, 지하철역 도보 12분. 숫자로는 괜찮았죠. 그런데 빌라 앞 골목이 너무 좁고 밤에는 이중주차가 심했습니다. 처음에는 보증금 3천에 월세 85만 원을 생각했는데, 문의만 오고 계약이 안 됐습니다. 결국 보증금 2천에 월세 72만 원으로 낮추고서야 들어왔습니다. 월 13만 원 차이면 1년 156만 원입니다. 수익률 계산이 바로 흔들립니다.

반대로 역에서 조금 멀어도 초등학교, 마트, 병원, 버스노선이 붙어 있으면 쓰리룸월세 수요가 꾸준한 곳도 있습니다. 임차인은 투자자처럼 감정가나 낙찰가를 보지 않습니다. 매일 살기 편한지 봅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가보는 게 좋습니다. 낮에는 조용한데 밤에 주차 전쟁이 벌어지는 동네가 꽤 많습니다.

수리비는 넉넉하게 잡아야 덜 다칩니다

경매로 나온 쓰리룸은 관리 상태가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 소유자가 이미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었고, 임차인도 집에 돈 들이고 싶지 않은 상태로 오래 버틴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사진상 깨끗해 보여도 냄새, 곰팡이, 누수 자국은 현장에서 봐야 합니다.

제가 잡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도배장판 기본 250만~350만 원, 싱크대 교체 150만~250만 원, 욕실 부분 수리 200만 원 안팎, 보일러 교체 80만~120만 원, 조명과 콘센트 교체 50만~100만 원 정도입니다. 지역과 자재에 따라 다르지만, 오래된 쓰리룸을 월세용으로 맞추려면 최소 500만 원은 마음속에 넣고 봅니다. 상태가 나쁘면 1천만 원 이상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욕심을 내서 수리를 너무 아끼면 세입자 민원이 늘어납니다. 특히 보일러, 누수, 곰팡이는 월세 물건에서 치명적입니다. 한겨울에 보일러가 멈추면 임차인도 힘들고 집주인도 밤에 전화 받습니다. 저는 월세를 3만 원 더 받는 것보다, 민원이 적게 나오는 집으로 만드는 게 낫다고 봅니다. 장기적으로 그게 돈을 지킵니다.

광고

입찰가를 쓸 때는 최악의 숫자부터 넣습니다

쓰리룸월세 물건은 낙찰받기 전 엑셀 한 장은 꼭 만들어야 합니다. 낙찰가, 취득 부대비용, 예상 수리비, 명도비, 공실 기간, 대출금리, 월세 하락 가능성까지 넣습니다. 저는 월세를 중개업소가 말한 최고가로 넣지 않습니다. 보통 5만~10만 원 낮춰서 봅니다. 공실도 최소 1개월은 넣습니다. 입찰장에서는 희망적인 숫자가 사람을 밀어 올립니다.

예를 들어 예상 월세가 80만 원이라면 저는 70만 원으로 계산합니다. 수리비가 500만 원 같으면 700만 원을 넣습니다. 명도가 쉬워 보이면 그래도 200만 원 정도 여지를 둡니다. 그렇게 계산했는데도 수익이 남으면 들어갈 만합니다. 반대로 좋은 숫자를 넣어야만 수익이 나는 물건은 한 번 삐끗하면 손실로 바뀝니다.

특히 경락잔금대출을 쓸 때는 금리 변동을 봐야 합니다. 대출이자는 매달 빠져나가는데 월세는 공실이면 0원입니다. 초보 투자자는 낙찰받는 순간을 목표로 잡지만, 진짜 투자는 잔금 치르고 세입자 넣은 뒤부터 시작됩니다. 낙찰은 시작선일 뿐입니다.

초보라면 이런 쓰리룸월세는 피하는 게 낫습니다

  • 선순위 임차인 보증금 인수 가능성이 있는 물건
  • 불법 증축이나 위반건축물 표시가 있는 물건
  • 주차가 사실상 불가능한 가족형 빌라
  • 관리비 체납 규모가 확인되지 않는 집합건물
  • 누수 흔적이 있는데 윗집 협조가 불확실한 물건
  • 주변 월세 매물이 오래 쌓여 있는 지역

이런 물건은 고수가 해도 피곤합니다. 수익률이 높아 보이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 경매 물건은 싸서 나오는 게 아니라, 누군가 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나온 물건입니다. 그 사연을 낙찰자가 일부 떠안는 구조라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쓰리룸월세는 잘 고르면 꽤 괜찮은 현금흐름을 줍니다. 원룸보다 임차 기간이 길고, 아이 있는 가정이 들어오면 이사도 자주 하지 않습니다. 다만 권리분석과 현장조사를 대충 하고 들어가면 방 3개가 장점이 아니라 부담이 됩니다. 수리할 곳도 3개, 민원 생길 곳도 3개, 공실 때 비어 보이는 면적도 큽니다.

저라면 초보에게 첫 물건으로 쓰리룸월세를 무조건 말리지는 않습니다. 대신 선순위 권리 깨끗하고, 점유자 관계 단순하고, 주차와 생활 편의가 확인되는 물건만 보라고 말합니다. 낙찰가를 조금 더 주더라도 깔끔한 물건이 결국 마음 편합니다. 경매는 싸게 사는 게임처럼 보이지만, 오래 해보면 문제를 덜 사는 사람이 오래 버팁니다.

쓰리룸월세 물건 직접 돌려봤더니, 숫자는 좋아 보이는데 발목 잡는 게 따로 있었습니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