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배추는 써는 두께부터 맛이 달라집니다
얼마 전 요리교실에서 양배추 샐러드를 같이 만들었는데, 같은 드레싱을 넣어도 어떤 분 것은 싱겁고 물이 흥건하고, 어떤 분 것은 고소하게 착 붙더라고요. 차이는 거창한 재료가 아니라 양배추 두께, 물기 제거, 드레싱 넣는 순서였습니다.
양배추 샐러드 드레싱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면 쉽습니다. 마요네즈 베이스, 간장 식초 베이스, 요구르트나 우유를 섞은 부드러운 베이스입니다. 집에서 제일 자주 먹는 맛은 마요네즈 3큰술, 식초 1큰술, 설탕 1큰술, 소금 2꼬집, 후추 약간으로 만든 기본 드레싱이에요. 여기에 겨자나 레몬즙을 조금 넣으면 느끼함이 줄어듭니다.
양배추는 너무 굵게 썰면 드레싱이 겉돌고, 너무 얇게 썰면 금방 숨이 죽습니다. 집에서는 2~3mm 정도가 먹기 좋습니다. 채칼을 쓸 때는 마지막 조각에서 손을 다치기 쉬우니 꼭 포크로 찍어서 밀거나 안전 손잡이를 쓰는 게 좋습니다. 제가 주방 초반에 가장 많이 다친 재료가 의외로 양배추였습니다.
기본 마요 드레싱 비율
양배추 300g 기준으로 잡으면 2~3명이 곁들여 먹기 좋습니다. 양배추 300g은 보통 작은 양배추 4분의 1통 정도입니다. 여기에 당근 30g, 양파 20g 정도만 넣어도 색과 향이 살아납니다. 양파는 많이 넣으면 매운맛이 드레싱을 잡아먹으니 얇게 썰어 찬물에 5분만 담갔다가 쓰면 됩니다.
- 마요네즈 3큰술
- 식초 1큰술
- 설탕 1큰술
- 소금 2꼬집
- 후추 약간
- 레몬즙 또는 연겨자 1작은술 선택
설탕이 부담되면 올리고당 1큰술로 바꿔도 됩니다. 다만 올리고당은 물기가 더해지기 때문에 양배추 물기를 더 꼼꼼히 빼야 합니다. 꿀을 넣을 때는 2작은술만 넣으세요. 꿀 향이 강하면 양배추의 산뜻한 맛이 줄어듭니다.
식초는 양조식초, 사과식초 둘 다 괜찮습니다. 양조식초는 깔끔하고, 사과식초는 살짝 과일 향이 납니다. 저는 돈가스 옆에 내는 샐러드에는 사과식초를 쓰고, 고기반찬 옆에는 양조식초를 씁니다. 작은 차이지만 같이 먹는 음식에 따라 입안이 덜 무거워집니다.
물 안 생기게 만드는 순서
양배추 샐러드가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씻은 뒤 바로 드레싱을 넣는 것입니다. 양배추 사이에 물이 남아 있으면 드레싱이 묽어지고, 10분만 지나도 접시 바닥에 물이 고입니다. 씻은 양배추는 체에 밭쳐 10분 두고, 키친타월로 한 번 더 눌러 주세요. 샐러드 스피너가 있으면 가장 편합니다.
순서는 이렇게 잡으면 안정적입니다. 먼저 양배추와 채소의 물기를 빼고, 따로 그릇에 드레싱을 완전히 섞습니다. 그다음 먹기 5분 전에 양배추에 드레싱의 70%만 넣고 버무립니다. 맛을 본 뒤 나머지 30%를 추가하세요. 처음부터 전부 넣으면 싱거운 줄 알고 소금을 더 넣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짜고 물 많은 샐러드가 됩니다.
소금은 드레싱에 먼저 녹이는 게 좋습니다. 양배추 위에 바로 뿌리면 특정 부분만 짜지고, 숨도 빨리 죽습니다. 특히 도시락이나 손님상처럼 미리 준비해야 할 때는 양배추와 드레싱을 따로 보관했다가 내기 직전에 섞는 편이 낫습니다.
마요네즈가 없을 때 대체 드레싱
마요네즈가 없거나 조금 가볍게 먹고 싶을 때는 간장 식초 드레싱이 좋습니다. 양배추 300g 기준으로 진간장 1큰술, 식초 1큰술, 설탕 2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다진 마늘 아주 조금을 섞습니다. 여기서 마늘은 콩알만큼만 넣어야 합니다. 많이 넣으면 샐러드가 반찬처럼 무거워집니다.
더 부드러운 맛을 원하면 플레인 요구르트 3큰술, 마요네즈 1큰술, 식초 1작은술, 설탕 2작은술, 소금 1꼬집을 섞으면 됩니다. 이 드레싱은 아이들이 먹기 좋고, 매운 음식 옆에 두면 입안을 부드럽게 잡아줍니다. 단, 요구르트는 제품마다 단맛이 다르니 설탕은 마지막에 맞추는 게 안전합니다.
- 돈가스 옆: 마요네즈 3큰술, 사과식초 1큰술, 설탕 1큰술
- 제육볶음 옆: 진간장 1큰술, 식초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 아이 반찬: 플레인 요구르트 3큰술, 마요네즈 1큰술
집에 양파가 없으면 빼도 됩니다. 당근도 꼭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오이나 사과를 넣을 때는 양을 조심해야 합니다. 오이는 50g 이상 넣으면 물이 빨리 생기고, 사과는 80g 이상 넣으면 단맛이 강해져 드레싱 맛이 흐려집니다.
싱겁거나 묽어졌을 때 수습하는 법
이미 물이 생긴 샐러드는 소금부터 더 넣으면 안 됩니다. 먼저 체에 1분만 밭쳐 아래 물을 빼세요. 그다음 마요네즈 1큰술과 식초 1작은술을 새로 섞어 넣으면 맛이 다시 붙습니다. 싱겁다고 간장이나 소금을 바로 넣으면 양배추가 더 숨이 죽고 물이 또 나옵니다.
너무 달면 식초를 1작은술씩 추가합니다. 너무 시면 마요네즈 1큰술을 더 넣는 게 낫습니다. 설탕을 더 넣어 산미를 누르려고 하면 전체 맛이 무거워집니다. 고소함이 부족할 때는 깨를 손으로 살짝 부숴 넣으세요. 통깨보다 부순 깨가 향이 빨리 올라옵니다.
냉장 보관은 버무린 상태라면 반나절 안에 먹는 게 가장 좋습니다. 하루를 넘길 거라면 양배추는 씻어서 물기만 빼고 밀폐용기에 넣고, 드레싱은 따로 담아두세요. 주방에서도 단체 반찬을 준비할 때 이 원칙을 지키면 샐러드 상태가 훨씬 오래 갑니다.
양배추 샐러드 드레싱은 특별한 재료보다 비율과 순서가 맛을 만듭니다. 저는 처음부터 넉넉히 붓는 습관을 고치고 나서 샐러드 실패가 확 줄었습니다. 양배추는 생각보다 물을 많이 품고 있으니, 드레싱을 잘 만드는 것만큼 물기를 빼고 마지막에 버무리는 손길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