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이 작은 온라인 판매 법인을 만들려고 견적을 받아왔는데, 생각보다 금액 차이가 커서 같이 하나씩 뜯어봤어요. 법인설립비용은 딱 한 줄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자본금, 본점 주소, 직접 할지 맡길지에 따라 같은 주식회사라도 몇십만 원 차이가 납니다.
그래도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실제로 돈이 나가는 항목은 크게 세금, 등기 수수료, 도장과 서류 발급비, 대행 수수료 정도입니다. 이 네 가지만 나눠 보면 어디서 줄일 수 있고 어디는 줄일 수 없는지 보입니다.
법인설립비용은 먼저 세금부터 봐야 합니다
주식회사를 세울 때 기본으로 보는 세금은 등록면허세와 지방교육세입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안내 기준으로, 주식회사 설립 등록면허세는 납입한 주식금액이나 출자금액의 0.4%입니다. 다만 계산한 금액이 11만 2,500원보다 적으면 최저세액인 11만 2,500원을 냅니다.
여기에 지방교육세가 붙습니다. 지방교육세는 등록면허세의 20%입니다. 그래서 자본금을 아주 작게 잡아도 기본 세금은 보통 13만 5,000원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편합니다.
- 등록면허세 최저: 112,500원
- 지방교육세 최저: 22,500원
- 비과밀 지역 기본 세금 합계: 135,000원
그런데 본점 주소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법인 설립 때 등록면허세가 중과될 수 있어서 일반 계산보다 부담이 커집니다. 단순히 사무실 월세만 보고 주소를 고르면, 설립 단계에서 세금이 훅 올라갈 수 있어요.
자본금별로 실제 금액을 계산해보면 감이 옵니다
예를 들어 자본금 1,000만 원짜리 법인을 과밀억제권역 밖에 만든다고 해볼게요. 1,000만 원의 0.4%는 4만 원입니다. 하지만 최저세액 11만 2,500원보다 낮으니 등록면허세는 11만 2,500원이 됩니다. 지방교육세 2만 2,500원을 더하면 세금은 13만 5,000원입니다.
여기에 설립등기 신청수수료가 붙습니다. 상업등기 설립등기는 신청 방식에 따라 금액이 다릅니다. 전자신청은 2만 원, 전자표준양식은 2만 8,000원, 서면 신청은 3만 5,000원 수준으로 보면 됩니다. 실무에서는 전자표준양식을 많이 씁니다.
- 자본금 1,000만 원, 비과밀 지역: 세금 135,000원 + 전자표준양식 28,000원 = 163,000원
- 자본금 1,000만 원, 과밀억제권역 중과 적용 시: 세금 405,000원 + 전자표준양식 28,000원 = 433,000원
- 자본금 1억 원, 비과밀 지역: 등록면허세 400,000원 + 지방교육세 80,000원 + 전자표준양식 28,000원 = 508,000원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자본금이 작다고 비용이 계속 줄어드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최저세액이 있어서 자본금 100만 원, 500만 원, 1,000만 원은 세금 차이가 거의 없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본금이 1억 원처럼 커지면 0.4% 계산이 본격적으로 체감됩니다.
직접 설립과 대행 설립, 비용 차이는 이렇습니다
직접 진행하면 아낄 수 있는 건 대행 수수료입니다. 셀프로 하면 필수 세금과 등기신청수수료, 법인인감도장, 서류 발급비 정도만 내면 됩니다. 법인인감도장은 저렴하게 맞추면 2만 원대도 있고, 조금 묵직한 재질로 고르면 5만 원 이상도 흔합니다.
대행을 맡기면 보통 법무사 수수료나 설립 대행 수수료가 추가됩니다. 제가 주변 견적을 같이 봐준 경험으로는 단순 주식회사 설립은 대략 20만 원대부터 50만 원대까지 많이 봤습니다. 임원 구성이 복잡하거나 정관을 세밀하게 손봐야 하면 더 올라갈 수 있고요.
가끔 “무료 법인설립”이라고 적힌 서비스도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완전 무료라기보다 세무기장 계약이나 제휴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 설립 대행료는 빠져도 매달 기장료가 생길 수 있으니, 1년 비용으로 놓고 봐야 덜 헷갈립니다.
법인설립비용 줄일 때 놓치기 쉬운 부분
첫째, 주소지를 먼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과밀억제권역 여부에 따라 세금 차이가 큽니다. 공유오피스를 쓰더라도 주소가 어디인지에 따라 법인설립비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둘째, 자본금은 너무 작게만 잡지 않는 게 낫습니다. 비용만 보면 낮은 자본금이 좋아 보이지만, 거래처 계약이나 입찰, 대출, 정부지원사업에서 자본금을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살림도 그렇잖아요. 당장 천 원 아끼려다 나중에 만 원 더 쓰는 일이 생기면 속상합니다.
셋째, 목적사업은 처음에 조금 넉넉히 잡는 편이 편합니다. 설립 후 사업목적을 추가하면 변경등기 비용과 시간이 또 듭니다. 다만 너무 관련 없는 업종을 잔뜩 넣으면 금융기관이나 거래처가 이상하게 볼 수 있으니 실제로 할 가능성이 있는 범위에서 잡는 게 무난합니다.
제가 보기에 현실적인 예산
1인 또는 가족 법인처럼 구조가 단순하고 비과밀 지역에 세운다면, 직접 진행 기준으로 20만 원 안팎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과밀억제권역이면 최소 40만 원대는 생각해야 마음이 편합니다. 여기에 대행을 맡기면 수수료를 더해 50만 원에서 100만 원 사이 견적이 흔하게 나옵니다.
법인설립비용은 무조건 가장 싸게 만드는 것보다, 앞으로 쓸 법인 형태에 맞게 잡는 게 더 중요합니다. 주소지, 자본금, 목적사업만 처음에 차분히 봐도 나중에 다시 고치느라 쓰는 돈을 꽤 줄일 수 있더라고요. 처음 한 번 만드는 서류가 오래 따라다니니, 비용표만 보지 말고 내 사업이 1년 뒤 어떤 모습일지도 같이 놓고 계산하는 편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