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이 주택담보대출을 알아보다가 대출금리보다 근저당설정비용에서 먼저 막히더라고요. 은행에서 알아서 처리해 준다고는 하는데, 견적서에 등록면허세, 지방교육세, 국민주택채권 같은 말이 한꺼번에 나오면 괜히 더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근저당은 쉽게 말해 은행이나 채권자가 부동산에 담보 권리를 잡아두는 등기입니다. 대출자가 돈을 갚지 못할 때를 대비해 채권자가 우선 변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죠. 그래서 비용도 단순히 수수료 하나가 아니라 세금, 채권, 등기신청수수료, 법무사 보수로 나뉩니다.
근저당설정비용은 채권최고액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바로 계산 기준입니다. 근저당설정비용은 대출 원금이 아니라 보통 채권최고액을 기준으로 봅니다. 채권최고액은 원금에 이자, 지연손해금, 기타 비용까지 감안해 넉넉하게 잡아두는 금액입니다.
예를 들어 3억 원을 빌린다고 해서 근저당도 딱 3억 원으로 잡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은행권에서는 보통 대출금의 110%에서 120% 정도, 경우에 따라 130% 수준까지 채권최고액을 설정하기도 합니다. 3억 원 대출에 120%를 적용하면 채권최고액은 3억 6천만 원이 됩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와 지방세법 기준으로 근저당권 설정등기의 등록면허세는 채권최고액의 0.2%입니다. 지방교육세는 등록면허세의 20%가 붙습니다. 숫자로 보면 생각보다 구조가 단순합니다.
- 채권최고액: 대출원금 × 설정비율
- 등록면허세: 채권최고액 × 0.2%
- 지방교육세: 등록면허세 × 20%
- 국민주택채권: 보통 설정금액의 일정 비율로 매입
- 등기신청수수료와 법무사 보수는 별도
3억 대출이면 실제로 얼마쯤 나올까
계산이 감이 안 올 때는 예시 하나를 놓고 보는 게 빠릅니다. 3억 원을 대출받고 채권최고액을 120%로 설정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채권최고액은 3억 6천만 원입니다.
세금부터 계산하면
등록면허세는 3억 6천만 원의 0.2%이므로 72만 원입니다. 지방교육세는 등록면허세 72만 원의 20%라서 14만 4천 원입니다. 세금만 합치면 86만 4천 원이 됩니다.
여기에 국민주택채권이 들어갑니다. 근저당 설정에서는 채권최고액에 따라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실무에서는 매입 후 바로 파는 방식을 많이 씁니다. 이때 실제 부담은 채권 액면 전체가 아니라 매입 후 즉시 매도할 때 생기는 할인손실입니다. 할인율은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 대출 실행일 근처에 확인해야 합니다.
가령 국민주택채권 매입액이 360만 원이고 할인손실률이 10%라면 실제 손실은 약 36만 원입니다. 할인손실률이 8%면 약 28만 8천 원, 12%면 약 43만 2천 원이 됩니다. 그래서 같은 대출금이라도 실행일에 따라 몇만 원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누가 부담하는지도 꼭 봐야 합니다
사실 대출받는 사람 입장에서 더 중요한 건 총액보다 부담 주체입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에서는 약관과 상품 구조에 따라 근저당 설정 관련 세금과 등기 비용을 은행이 부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국민주택채권 매입 비용, 인지세 일부, 감정평가 관련 비용 등은 고객 부담으로 안내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개인 간 금전거래, 가족 간 대여, 사업자 대출, 기존 대출 조건 변경처럼 일반 은행 주담대와 다른 상황에서는 당사자 약정에 따라 비용 부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설정비용은 누가 부담한다”는 문구가 있으면 그 내용이 중요합니다.
- 은행 주택담보대출: 은행 부담 항목과 고객 부담 항목이 나뉘는 경우가 많음
- 개인 간 근저당: 계약서에서 비용 부담자를 정하는 방식이 일반적
- 대환대출: 기존 근저당 말소비와 새 근저당 설정비가 함께 생길 수 있음
- 추가대출: 기존 근저당 변경인지, 새 설정인지에 따라 비용 차이 발생
견적서에서 확인할 항목
은행이나 법무사에게 받은 견적서를 볼 때는 항목 이름만 따라가도 과다 청구인지 아닌지 대략 판단할 수 있습니다. 등록면허세와 지방교육세는 법정 산식이 있어 크게 흔들릴 일이 없습니다. 변동성이 있는 건 국민주택채권 할인손실과 법무사 보수 쪽입니다.
등기신청수수료는 신청 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기준으로 전자신청, 전자표준양식, 방문 신청의 수수료가 다르게 적용됩니다. 근저당권 설정 1건 기준으로는 대략 1만 원대 수준이라 전체 비용에서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법무사 보수는 사건 난이도, 부동산 개수, 서류 준비 범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순한 아파트 1건 근저당 설정이라면 몇십만 원 선에서 안내되는 경우가 많지만, 공동담보가 여러 개이거나 법인·상속·공유 지분이 얽히면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간단 체크리스트
- 대출원금이 아니라 채권최고액으로 계산했는지
- 채권최고액 비율이 110%, 120%, 130% 중 어느 수준인지
- 등록면허세가 채권최고액의 0.2%로 계산됐는지
- 지방교육세가 등록면허세의 20%인지
- 국민주택채권 할인율이 대출 실행일 기준인지
- 법무사 보수와 부가세가 따로 표시됐는지
- 기존 근저당 말소비가 함께 포함됐는지
말소 비용까지 같이 생각하면 덜 당황합니다
근저당은 설정할 때만 비용이 드는 게 아닙니다. 대출을 모두 갚으면 근저당권 말소등기를 해야 합니다. 말소등기는 설정등기보다 비용이 훨씬 작습니다. 보통 등록면허세와 지방교육세, 등기신청수수료, 법무사 대행료 정도가 들어갑니다.
셀프로 말소하면 몇만 원 안팎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은행 서류 수령과 등기소 접수가 번거로워 법무사에게 맡기는 분도 많습니다. 특히 부동산을 매도하면서 잔금일에 대출 상환과 말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라면 시간 맞추는 게 더 중요해서 대행을 쓰는 편이 마음 편할 수 있습니다.
근저당설정비용은 처음 보면 낯선 단어가 많지만, 실제 계산은 채권최고액 하나에서 출발합니다. 대출금, 설정비율, 세금 산식, 국민주택채권 할인손실만 따로 떼어 보면 견적서가 훨씬 덜 복잡해집니다. 큰돈이 오가는 계약일수록 “은행이 알아서 하겠지”보다 항목별로 한 번 확인하는 쪽이 나중에 설명 듣기도 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