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검진센터에서 만난 분이 “감기몸살인 줄 알고 이틀을 버텼다”고 하셨어요. 열이 38.7도까지 올랐고 허리 한쪽, 정확히는 갈비뼈 아래 옆구리가 욱신거렸는데 처음에는 근육통이라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소변 볼 때 따갑고 자꾸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고, 결국 검사해 보니 신우신염으로 치료를 받게 됐습니다.
신우신염은 쉽게 말해 세균 감염이 방광 쪽에서 올라가 신장, 그중에서도 소변이 모이는 신우와 신장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입니다. 저는 진단하지 않습니다. 진단은 의사가 검사와 진찰로 합니다. 다만 병동에서 오래 보면서 느낀 건, 신우신염 증상 통증은 ‘그냥 참아도 되는 허리 통증’과 조금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신우신염 통증은 어디가 아픈가요?
신우신염에서 많이 말하는 통증 부위는 옆구리입니다. 배꼽 옆이라기보다 등 쪽에 더 가깝고, 갈비뼈 아래에서 허리 위쪽 사이가 아픈 경우가 흔합니다. 한쪽만 아프기도 하고, 드물게 양쪽이 불편하다고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근육통은 허리를 숙이거나 돌릴 때 더 아프고, 손으로 눌렀을 때 특정 부위가 찌릿하게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신장 쪽 통증은 자세를 바꿔도 계속 묵직하거나 깊게 아프다고 표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구분할 수는 없습니다. 담석, 요로결석, 대상포진, 척추 문제도 옆구리 통증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요로결석은 통증이 갑자기 매우 심하고, 등에서 아랫배나 사타구니 쪽으로 내려가는 느낌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반면 신우신염은 옆구리 통증에 열, 오한, 몸살감, 소변 증상이 같이 붙는 흐름이 많습니다. 질병관리청과 여러 병원 안내에서도 고열과 옆구리 통증, 배뇨통이 함께 있으면 요로감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열과 오한이 같이 오면 더 조심해야 합니다
방광염은 소변 볼 때 따갑고 자주 마려운 증상이 중심인 경우가 많습니다. 열이 없거나 미열 정도로 지나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신우신염으로 올라가면 38도 이상의 열, 오한, 몸살처럼 온몸이 두드려 맞은 느낌, 메스꺼움이나 구토가 같이 올 수 있습니다.
병동에서는 “어제부터 갑자기 춥고 떨렸다”는 말을 꽤 자주 들었습니다. 이 오한은 그냥 추운 느낌과 다릅니다. 이불을 덮어도 몸이 덜덜 떨리고, 열이 확 오르면서 얼굴이 달아오르는 식입니다. 이런 양상은 몸 안에서 감염 반응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성인은 물론이고 고령자, 당뇨가 있는 분, 면역억제제를 쓰는 분, 임신 중인 분은 더 일찍 움직이는 게 좋습니다. 증상이 전형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르신은 열이 뚜렷하지 않고 기운 없음, 식사량 감소, 갑작스러운 혼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소변 증상이 없어도 신우신염일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소변은 괜찮았는데요”라고 말씀합니다. 사실 신우신염이라고 해서 모두가 심한 배뇨통을 느끼는 건 아닙니다.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보고 나서도 남은 느낌이 있거나, 소변 냄새가 강해지고 탁해지는 정도로만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도 다음 증상이 같이 있으면 그냥 물 많이 마시고 기다릴 단계는 아닙니다.
- 38도 안팎의 열이 나고 옆구리나 등 한쪽이 아픔
- 오한이 심하고 몸살처럼 기운이 빠짐
- 소변 볼 때 따갑거나 자주 마려움
- 소변에 피가 섞이거나 색이 붉고 갈색으로 보임
- 메스꺼움, 구토 때문에 물도 잘 못 마심
-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진통제를 먹어도 가라앉지 않음
소변검사에서는 백혈구, 세균, 아질산염, 혈뇨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하면 혈액검사로 염증 수치와 신장 기능을 봅니다. 열이 높거나 상태가 좋지 않으면 혈액배양검사, 영상검사가 추가되기도 합니다. 항생제는 원인균과 중증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남은 약을 임의로 먹는 건 피해야 합니다.
참으면 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우신염은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감염입니다. 가벼운 경우 외래에서 약을 먹으며 치료하기도 하지만, 고열이 계속되거나 구토가 심하거나 탈수가 있거나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수액, 주사 항생제, 통증 조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요로결석이나 요관 막힘이 같이 있으면 더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소변이 내려가는 길이 막힌 상태에서 감염이 생기면 염증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습니다. 옆구리 통증과 열이 같이 있을 때 의료진이 소변검사만이 아니라 영상검사를 고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제가 본 환자들 중에는 처음엔 방광염처럼 시작했다가 주말 동안 참으면서 열이 39도 가까이 오른 분도 있었습니다. 병원에 와서는 “이 정도면 응급실까지 올 일인 줄 몰랐다”고 하셨어요. 사실 누구나 헷갈립니다. 허리도 아프고 몸살도 나면 감기나 근육통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기준선을 조금 구체적으로 잡아두는 게 필요합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옆구리 통증만 잠깐 있다가 쉬면 좋아지고 열도 없다면 근육통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옆구리 통증에 38도 이상의 열, 오한, 배뇨통, 빈뇨, 혈뇨, 구토가 붙으면 당일 진료를 권합니다. 밤이나 휴일이라도 통증이 심하고 열이 높으면 응급실 진료가 맞을 수 있습니다.
임신 중이거나, 당뇨가 있거나, 신장질환이 있거나, 신장이 하나뿐이거나, 항암치료나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분은 더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아이와 고령자는 증상 표현이 애매할 수 있어 보호자가 평소와 다른 처짐, 식사량 감소, 소변 변화, 갑작스러운 열을 같이 봐야 합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건 수분을 조금씩 마시고, 체온을 재고, 소변 색과 횟수를 기록하는 정도입니다. 열이 있는데 땀 빼겠다고 사우나를 가거나 술을 마시는 건 좋지 않습니다. 진통소염제도 신장 기능이 나쁜 분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어 반복 복용은 조심해야 합니다.
신우신염 증상 통증은 무조건 큰 병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열과 옆구리 통증이 함께 오면 몸이 보내는 신호가 꽤 분명한 편입니다. “하루만 더 참아보자”보다 “소변검사라도 해보자”가 나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병원에 가서 별일 아니라고 듣는 건 괜찮지만, 필요한 항생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건 아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