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가격보다 먼저 거래대금부터 본다
요즘 솔라나 얘기가 다시 많아졌다. 체감상 가격이 움직이면 커뮤니티는 바로 과열 쪽으로 기울고, 조금만 밀리면 체인 자체가 끝난 것처럼 말이 바뀐다. 그런데 7년 동안 이런 장을 보면서 느낀 건 하나다. 가격보다 먼저 봐야 할 건 거래대금이다.
CoinGecko 집계 기준으로 2026년 10월 6일 솔라나는 종가 약 120.68달러, 시가총액 약 710억 달러, 일 거래대금 약 26억 달러 수준이었다. 이 숫자만 놓고 보면 죽은 코인은 아니다. 다만 시총 대비 거래대금이 과거 불장 초입처럼 폭발적인 구간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솔라나가 120달러 부근에서 횡보할 때 거래대금이 줄어드는지, 아니면 하락일에도 거래대금이 유지되는지를 더 본다. 가격은 버티는데 거래대금이 계속 빠지면 매수세가 강한 게 아니라 매도세도 잠깐 쉬는 그림일 수 있다.
2. TVL 6조 원대 회복은 좋지만 착시는 있다
DeFiLlama와 솔라나 생태계 대시보드 계열 집계를 보면 2026년 10월 초 솔라나 DeFi TVL은 대략 65억~67억 달러 부근으로 잡힌다. 원화로는 환율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9조 원 안팎이다. 2022년 이후 무너졌던 온체인 신뢰가 꽤 회복됐다는 뜻이다.
근데 TVL은 항상 조심해서 봐야 한다. SOL 가격이 오르면 예치된 SOL의 달러 가치도 같이 커진다. 즉 사용자가 실제로 돈을 더 넣지 않아도 TVL은 올라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TVL만 단독으로 보지 않고, 스테이블코인 공급량과 DEX 거래량을 같이 본다.
- TVL 상승 + 스테이블코인 유입: 비교적 건강한 유동성 증가
- TVL 상승 + SOL 가격 상승만 반영: 가격 효과일 가능성
- TVL 상승 + DEX 거래량 급증: 단기 투기 수요도 함께 체크
솔라나는 밈코인, 런치패드, 고빈도 거래 수요가 강한 체인이다. 이 장점은 동시에 리스크다. 유동성이 빨리 들어오지만, 빠질 때도 굉장히 빠르다.
3. DEX 거래량은 강점이지만 질을 봐야 한다
솔라나가 이더리움 계열 체인과 다르게 시장에서 평가받는 지점은 DEX 체감 속도다. 수수료가 낮고 체결이 빠르기 때문에 소액 트레이더와 자동화 봇이 몰리기 좋다. 실제로 DeFiLlama의 솔라나 DEX 데이터에서도 여러 프로토콜이 꾸준히 거래량을 만들고 있다.
다만 거래량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밈코인 순환매, 에어드랍 파밍, 봇 거래가 섞이면 숫자가 커져도 지속성은 약하다. 내가 보는 기준은 간단하다. 특정 런치패드 하나가 거래량 대부분을 끌고 가는지, 아니면 여러 DEX와 앱으로 분산되는지다.
예를 들어 하루 거래량이 20억 달러라도 70% 이상이 특정 테마 토큰에서 나오면 그건 체인의 구조적 성장보다 단기 이벤트에 가깝다. 반대로 스테이블 스왑, 유동성 풀, 퍼프 DEX, 실사용 결제 흐름이 같이 늘면 훨씬 질 좋은 거래량으로 본다.
4. 활성 주소는 높지만 중복과 봇을 빼고 봐야 한다
Artemis 계열 자료에서는 2025년 솔라나 일간 활성 주소가 대체로 300만~600만 개 범위에서 움직였고, 활동이 강한 시기에는 800만 개를 넘는 구간도 언급됐다. 숫자만 보면 압도적이다. 그런데 이 지표는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솔라나는 지갑 생성 비용이 낮고, 앱 구조상 한 사용자가 여러 주소를 쓰는 경우가 많다. 봇도 많다. 그래서 활성 주소가 증가했다고 바로 신규 개인 투자자가 대거 들어왔다고 해석하면 곤란하다.
내가 더 신뢰하는 조합은 활성 주소, 비투표 트랜잭션, 수수료 수익, 앱 매출을 같이 보는 방식이다. 주소는 늘었는데 수수료와 앱 매출이 줄면 무료에 가까운 활동만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주소 증가와 함께 수수료 수익이 같이 올라오면 실제 수요가 붙었다고 볼 여지가 커진다.
5. 지금 솔라나는 추격보다 구간 대응이 맞다
솔라나는 장점이 명확하다. 빠르고 싸고, 트레이딩 UX가 좋다. 그래서 개인 투자자와 온체인 트레이더가 몰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장점 때문에 과열도 빨리 온다. 특히 밈코인 장세가 강해지면 SOL 가격은 체인 매출보다 기대감을 먼저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지금 솔라나를 볼 때 3개 구간으로 나눈다. 첫째, 가격은 횡보하지만 TVL과 DEX 거래량이 같이 올라가는 구간은 관심 구간이다. 둘째, 가격만 오르고 온체인 지표가 따라오지 못하면 추격 매수는 줄인다. 셋째, 가격이 빠지는데 스테이블코인과 거래량이 유지되면 눌림 구간으로 본다.
솔직히 솔라나는 사라질 프로젝트라기보다 변동성이 큰 베타 자산에 가깝다. 비트코인이 시장 방향을 만들고, 솔라나는 그 방향에 레버리지처럼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SOL을 볼 때는 기술 서사보다 숫자의 순서를 먼저 확인하는 게 낫다. 가격, 거래대금, TVL, DEX 거래량, 활성 주소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만 비중을 키우는 편이 계좌를 오래 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