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셀프 인테리어 시작하는 방법, 돈 덜 쓰고 덜 망치는 순서

1회
초보자를 위한 셀프 인테리어 시작하는 방법, 돈 덜 쓰고 덜 망치는 순서

얼마 전 지인이 전셋집 거실을 직접 고치겠다면서 페인트부터 샀습니다. 색도 예쁘고 의욕도 좋았는데, 막상 벽에 못 자국이랑 곰팡이 얼룩을 보더니 손이 멈추더군요. 사실 셀프 인테리어는 붓을 드는 순간보다 그 전에 뭘 빼고, 뭘 고치고, 어디까지 직접 할지 정하는 시간이 더 중요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걸 몰랐습니다. 11년 동안 집을 직접 고치면서 페인트가 들뜨고, 선반이 기울고, 조명이 안 맞아서 다시 산 적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처음 시작하는 분이라면 예쁜 사진보다 순서를 먼저 잡는 게 돈을 아끼는 길입니다.

처음부터 집 전체를 고치려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할 때 제일 많이 하는 실수가 한 번에 너무 많이 건드리는 겁니다. 거실 벽지, 주방 손잡이, 현관 조명, 욕실 수납장까지 동시에 시작하면 체력보다 판단력이 먼저 떨어집니다. 특히 퇴근 후나 주말에 작업하는 분들은 하루 3시간만 해도 꽤 지칩니다.

처음이라면 한 공간, 그 안에서도 한 작업만 잡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면 침실 한쪽 벽 페인트칠, 현관 센서등 교체, 주방 상부장 손잡이 교체처럼 끝이 분명한 작업이 낫습니다. 작업이 작아야 실패했을 때 회복도 쉽습니다.

  • 처음 추천 작업: 벽 한 면 페인트, 손잡이 교체, 커튼봉 설치, 작은 선반 설치
  • 조금 익숙해진 뒤: 몰딩 페인트, 조명 교체, 데코타일 시공, 실리콘 보수
  • 처음부터 피할 작업: 분전함 작업, 수도 배관 변경, 욕실 방수, 구조를 건드리는 철거

전기와 수도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콘센트 커버 교체 정도는 차단기를 내리고 할 수 있지만, 배선 위치를 바꾸거나 조명을 여러 개로 나누는 작업은 전문가를 부르는 쪽이 맞습니다. 비용이 아까워 보여도 사고가 나면 비교가 안 됩니다.

재료비보다 공구비를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초보 때는 재료비만 보고 시작하기 쉽습니다. 페인트 3만 원, 붓 5천 원, 롤러 8천 원이면 될 것 같죠. 그런데 막상 해보면 마스킹테이프, 커버링테이프, 사포, 퍼티, 헤라, 비닐장갑, 보양 비닐이 필요합니다. 벽 상태가 안 좋으면 젯소까지 들어갑니다.

벽 한 면 페인트를 예로 들면 2.5m 높이, 3m 폭 기준으로 페인트 1리터 안팎이면 2회 칠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준비물까지 넣으면 보통 6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 잡는 게 현실적입니다. 이미 롤러대나 트레이가 있다면 비용은 줄어듭니다.

사야 하는 공구와 빌려도 되는 공구

자주 쓰는 건 사는 게 편합니다. 줄자, 수평계, 커터칼, 드라이버 세트, 마스킹테이프는 집에 두면 계속 씁니다. 반대로 해머드릴, 전동 샌더, 타일 커터처럼 가끔 쓰고 보관이 애매한 건 빌리는 게 낫습니다.

  • 사도 좋은 것: 5m 줄자, 작은 수평계, 드라이버 세트, 커터칼, 실리콘 헤라
  • 빌려도 되는 것: 해머드릴, 레이저 수평계, 전동 샌더, 타카
  • 빌리기 애매한 것: 페인트 붓, 롤러, 실리콘 노즐처럼 소모품 성격이 강한 도구

공구는 싼 제품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다만 벽에 구멍을 뚫거나 천장에 뭔가를 다는 작업은 공구 성능 차이가 꽤 납니다. 손목으로 버티는 작업이 되면 정확도도 떨어지고, 그때부터 일이 험해집니다.

광고

작업 시간은 인터넷 후기보다 1.5배 잡는 게 편합니다

인터넷에서 '반나절 완성'이라고 적힌 작업도 실제로는 준비와 청소 시간이 빠진 경우가 많습니다. 페인트칠만 해도 가구를 빼고, 바닥을 덮고, 콘센트 주변을 막고, 벽을 닦고, 구멍을 메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칠하는 시간은 전체의 절반도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제가 초보자에게 잡아주는 시간은 이렇습니다. 벽 한 면 페인트는 준비 1시간, 보수 30분, 1차 칠 40분, 건조 대기 2시간 이상, 2차 칠 40분, 청소 30분 정도입니다. 실제 손으로 일하는 시간은 3시간 안팎이지만, 하루 일정으로 비워두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많이 막히는 지점

처음 막히는 건 대부분 기술이 아니라 판단입니다. 벽지가 떠 있는데 그 위에 칠해도 되는지, 못 자국을 그냥 둬도 되는지, 선반을 석고보드에 바로 박아도 되는지 같은 부분입니다. 여기서 급하게 넘기면 나중에 티가 납니다.

  • 벽지가 떠 있으면 뜬 부분을 먼저 붙이거나 제거한 뒤 작업해야 합니다
  • 못 자국은 퍼티로 메우고 완전히 마른 뒤 사포질을 해야 표면이 덜 티 납니다
  • 석고보드 선반은 석고앙카를 쓰거나 목상을 찾아 고정해야 합니다
  • 실리콘은 기존 실리콘을 최대한 제거해야 새 실리콘이 오래 갑니다

근데 이 과정이 귀찮아서 대충 넘기고 싶어지는 순간이 꼭 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다만 셀프 인테리어는 눈에 보이는 마감보다 보이지 않는 준비가 오래 버팁니다.

초보자가 하기 좋은 인테리어 순서

집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면 저는 보통 조명, 벽, 손잡이, 패브릭 순서로 권합니다. 비용 대비 체감이 큽니다. 특히 오래된 형광등을 LED 조명으로 바꾸거나, 노란빛 전구를 공간에 맞게 섞는 것만으로도 집 느낌이 많이 달라집니다.

다만 조명은 기존 배선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게 먼저입니다. 천장에 브라켓이 맞지 않거나, 조명 무게가 너무 나가거나, 접지선 처리가 애매하면 바로 난도가 올라갑니다. 차단기를 내렸는지 확인하는 건 기본이고, 불안하면 설치 기사 옵션을 쓰는 게 낫습니다.

예산 20만 원 안쪽으로 바꾸는 예시

작은 방 하나를 기준으로 보면 벽 한 면 페인트 7만 원, 손잡이 교체 2만 원, 커튼봉과 커튼 6만 원, 전구색 스탠드 4만 원 정도로도 분위기가 꽤 바뀝니다. 바닥재나 큰 가구를 건드리지 않아도 인테리어 효과가 납니다.

현관이라면 센서등 3만 원대, 신발장 손잡이 1만 원대, 현관문 안쪽 필름지 3만 원대, 바닥 데코타일 5만 원대 정도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바닥 면적과 제품 가격에 따라 달라지지만, 처음부터 큰돈을 쓰지 않아도 손맛을 볼 수 있습니다.

광고

셀프 인테리어에서 멈춰야 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직접 하는 재미가 크지만, 멈춰야 할 때를 아는 것도 기술입니다. 벽을 뜯었는데 안쪽에 곰팡이가 넓게 퍼져 있거나, 물이 샌 흔적이 있거나, 콘센트에서 탄 냄새가 난다면 작업을 중단해야 합니다. 겉만 예쁘게 덮으면 문제가 안쪽에서 계속 커집니다.

전문가를 부르는 기준은 간단하게 잡으면 됩니다. 감전, 누수, 화재, 추락 위험이 있으면 직접 하지 않는 쪽입니다. 사다리를 놓고 천장 작업을 오래 해야 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위험합니다. 혼자 작업하지 말고, 최소한 옆에서 봐줄 사람이 있는 날에 하는 게 좋습니다.

셀프 인테리어는 완벽한 결과를 싸게 얻는 방법이라기보다, 내 집을 조금씩 이해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벽 하나 칠해보면 다음에는 몰딩 색이 보이고, 조명을 바꿔보면 가구 배치가 다르게 보입니다. 처음부터 전부 잘하려고 하면 금방 지치니, 작게 시작해서 손에 익히는 쪽이 오래 갑니다.

초보자를 위한 셀프 인테리어 시작하는 방법, 돈 덜 쓰고 덜 망치는 순서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