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빗부터 쿠션 브러시까지 직접 써봤더니 머릿결보다 먼저 보인 것

싸구려 빗부터 쿠션 브러시까지 직접 써봤더니 머릿결보다 먼저 보인 것

얼마 전 욕실 서랍을 정리하다가 빗이 6개나 나왔다. 분명히 매일 쓰는 건 하나뿐인데, 꼬리빗, 도끼빗, 쿠션 브러시, 둥근 롤빗까지 종류가 은근히 많았다. 근데 웃긴 건 머리 엉킴이 심할 때마다 새 빗을 샀으면서도, 정작 어떤 빗이 내 머리에 맞는지는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며칠 동안 집에 있는 빗을 번갈아 써봤다. 머리 감고 말리기 전, 완전히 마른 상태, 외출 전 급하게 빗을 때까지 상황을 나눠봤더니 생각보다 차이가 꽤 컸다. 빗은 그냥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만드는 도구인 줄 알았는데, 잘못 고르면 머리카락을 더 끊어 먹는 물건이 되기도 했다.

빗 종류가 많아도 쓰임은 꽤 다르다

가장 흔한 납작한 빗은 휴대하기 좋고 앞머리나 가르마를 정돈하기 편하다. 다만 빗살 간격이 좁은 제품은 엉킨 머리에 바로 쓰면 머리카락이 꽤 많이 걸린다. 특히 샴푸 후 물기가 남아 있을 때 촘촘한 빗으로 쭉 내리면 뚝뚝 끊기는 느낌이 난다. 젖은 머리카락은 마른 상태보다 늘어나기 쉽고 약해져 있어서 더 조심해야 한다.

도끼빗처럼 빗살 간격이 넓은 빗은 엉킨 머리를 풀 때 편했다. 손가락으로 먼저 대충 풀고, 끝부분부터 조금씩 빗으면 당기는 느낌이 덜했다. 머리숱이 많거나 굵은 모발이라면 촘촘한 빗보다 이런 넓은 빗이 확실히 덜 피곤하다.

쿠션 브러시는 두피까지 닿는 느낌이 좋아서 아침에 쓰기 좋았다. 빗살 끝이 둥글게 처리된 제품은 두피가 긁히는 느낌이 덜하고, 머리 전체를 빠르게 정돈하기에도 괜찮았다. 대신 먼지와 머리카락이 잘 끼기 때문에 청소를 자주 안 하면 어느 순간 찝찝해진다.

롤빗은 드라이할 때 차이가 컸다. 앞머리 볼륨을 만들거나 C컬 느낌을 낼 때는 확실히 편하다. 하지만 머리가 완전히 엉킨 상태에서 롤빗부터 들이대면 머리카락이 감겨서 난감해진다. 롤빗은 정돈용이라기보다 스타일링용에 가깝다고 느꼈다.

직접 써보니 제일 중요한 건 빗살 간격이었다

처음에는 비싼 빗이 당연히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써보니 가격보다 먼저 봐야 할 건 빗살 간격이었다. 머리카락이 얇고 잘 엉키는 사람은 촘촘한 빗을 처음부터 쓰면 손상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짧은 머리나 앞머리처럼 형태를 잡아야 하는 부위는 넓은 빗보다 촘촘한 빗이 더 깔끔했다.

내 기준으로 가장 편했던 순서는 이랬다. 머리를 감은 뒤에는 손으로 물기를 가볍게 짜고 넓은 빗으로 끝부분부터 푼다. 드라이를 어느 정도 한 뒤 쿠션 브러시로 전체를 넘긴다. 앞머리나 잔머리는 마지막에 촘촘한 빗으로 잡는다. 이렇게 나누니 빗질할 때 걸리는 느낌이 확 줄었다.

  • 젖은 머리: 빗살 간격 넓은 빗
  • 마른 머리 전체 정돈: 쿠션 브러시
  • 앞머리, 가르마: 촘촘한 납작빗
  • 볼륨 드라이: 롤빗

특히 긴 머리는 위에서 아래로 한 번에 빗는 습관을 바꾸는 게 꽤 중요했다. 엉킨 부분이 아래에 있는데 뿌리부터 세게 내리면 그 엉킴이 더 단단하게 뭉친다. 끝부분 10cm 정도부터 풀고, 그다음 중간, 마지막에 뿌리 쪽을 빗는 방식이 훨씬 덜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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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빗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었다

솔직히 다이소나 마트에서 산 저렴한 빗도 꽤 쓸 만했다. 다만 손으로 만져봤을 때 빗살 끝이 날카롭거나, 플라스틱 마감이 거칠게 남아 있는 제품은 바로 티가 났다. 두피에 닿을 때 따갑고, 머리카락이 빗살 사이에서 삐걱거렸다. 가격보다 마감 상태가 더 중요했다.

나무 빗도 써봤는데 정전기가 덜한 느낌은 있었다. 겨울철에 니트 입고 머리 빗을 때 플라스틱 빗은 머리카락이 붕 뜨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무 빗은 조금 차분했다. 대신 물에 약한 제품이 많아서 욕실에 계속 두기엔 애매했다. 젖은 머리에 자주 쓰려면 물기 관리가 필요하다.

브러시류는 쿠션감도 봐야 했다. 너무 딱딱하면 두피가 불편하고, 너무 물렁하면 빗질이 제대로 안 되는 느낌이 난다. 손바닥에 대고 눌러봤을 때 약간 탄성이 있으면서 빗살이 지나치게 휘지 않는 정도가 쓰기 편했다.

빗 청소를 안 하면 머리를 다시 더럽히는 셈이다

이번에 제일 반성한 부분은 빗 청소였다. 매일 머리를 빗으면서 빗 자체는 거의 안 씻었다. 쿠션 브러시를 자세히 보니 머리카락뿐 아니라 하얀 먼지, 피지처럼 보이는 잔여물이 끼어 있었다. 깨끗한 머리를 빗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오래된 먼지를 다시 묻히고 있었던 셈이다.

내가 해보니 기본 청소는 어렵지 않았다. 먼저 손이나 이쑤시개로 엉킨 머리카락을 빼낸다. 그다음 미지근한 물에 샴푸를 아주 조금 풀고 빗살 부분을 흔들어 씻는다. 납작한 플라스틱 빗은 물에 담가도 부담이 적었지만, 나무 빗이나 쿠션 브러시는 오래 담가두지 않는 쪽이 나았다. 물이 내부로 들어가면 냄새가 나거나 쿠션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칫솔을 하나 정해두고 빗살 사이를 문지르면 훨씬 깔끔해졌다. 씻은 뒤에는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빗살이 아래로 향하게 세워 말렸다. 대충 말리면 손잡이 틈이나 쿠션 안쪽에 물이 고일 수 있어서, 세척보다 건조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 매일: 빠진 머리카락 제거
  • 1주일에 한 번: 빗살 사이 먼지 털기
  • 2~4주에 한 번: 물 세척
  • 나무 빗: 물에 오래 담그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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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에 맞는 빗은 하나만 있으면 부족했다

며칠 써본 뒤 남긴 빗은 세 가지였다. 젖은 머리용 넓은 빗, 평소 정돈용 쿠션 브러시, 앞머리용 촘촘한 빗이다. 롤빗은 드라이를 자주 하는 사람에게는 필요하지만, 나는 매일 쓰진 않아서 따로 보관했다. 결국 모든 상황을 하나의 빗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게 문제였다.

빗을 고를 때는 브랜드보다 내 머리 상태를 먼저 보는 게 좋았다. 머리가 잘 엉키는지, 두피가 예민한지, 드라이를 자주 하는지, 정전기가 심한지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손상모라면 넓은 빗으로 시작하는 게 훨씬 편하고, 짧은 머리나 단정한 스타일을 자주 만든다면 촘촘한 빗이 더 자주 손에 간다.

개인적으로는 비싼 빗 하나를 사기보다, 용도가 다른 기본 빗 두세 개를 제대로 쓰는 쪽이 만족도가 높았다. 그리고 빗질 순서만 바꿔도 머리카락 빠지는 양이 체감상 줄었다. 빗은 작은 물건이라 대충 고르기 쉬운데, 매일 두피와 머리카락에 닿는다고 생각하면 은근히 생활감 있는 투자였다. 서랍 속에 방치된 빗을 한 번 꺼내서 만져보면, 내가 왜 그동안 빗질할 때마다 괜히 아팠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싸구려 빗부터 쿠션 브러시까지 직접 써봤더니 머릿결보다 먼저 보인 것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