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드라마 이야기하다 보면 ENA ‘클라이맥스’ 얘기가 은근 자주 나온다. 특히 하지원이 연기한 추상아와 한동희가 맡은 한지수 관계는 방송 후에도 꽤 오래 회자됐다. 그냥 ‘파격 설정’으로 소비하기엔 감정선이 생각보다 깊었고, 두 인물의 서사가 추상아라는 캐릭터를 확 뒤집어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원 추상아, 이번엔 완전히 다른 얼굴이었다
‘클라이맥스’는 권력의 중심으로 들어가려는 검사 방태섭과 주변 인물들의 생존기를 그린 ENA 월화드라마다. 하지원은 극 중 톱배우 추상아로 등장했다. 우아하고 화려한 이미지 뒤에 욕망, 불안, 상처를 동시에 품은 인물이다.
하지원 필모를 떠올리면 액션, 멜로, 시대극, 코미디까지 폭이 넓다. 그런데 이번 추상아는 단순히 강한 여성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계속 다른 표정을 꺼내는 인물에 가깝다. 한국일보와 뉴시스 인터뷰에서도 하지원은 추상아를 하나의 정체성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인물로 이야기했다. 그만큼 연기 난도가 꽤 높았다는 뜻이다.
한동희 한지수와의 관계, 실제가 아니라 극 중 설정이다
가장 먼저 짚을 부분은 이거다. ‘하지원, 한동희와 찐사랑 열연’이라는 말은 현실 관계가 아니라 드라마 속 추상아와 한지수의 감정선을 말한다. 확인된 내용 기준으로, 한동희는 추상아와 가까운 동료 배우 한지수 역을 맡았다.
방송에서는 두 사람이 단순한 선후배나 동료를 넘어 깊은 애정을 나눈 관계로 그려졌다. 특히 한지수가 업계의 어두운 압박과 착취 속에서 비극적 선택으로 몰리는 전개가 나오면서, 추상아의 분노와 죄책감이 본격적으로 폭발했다.
- 하지원: 톱배우 추상아 역
- 한동희: 신인 배우 한지수 역
- 관계: 극 중 연인에 가까운 깊은 애정선
- 전개: 한지수의 비극 이후 추상아의 복수 서사가 강해짐
왜 ‘찐사랑’이라는 반응이 나왔을까
사실 이 관계가 강하게 남은 건 장면의 수위 때문만은 아니다. 추상아가 한지수를 바라보는 감정이 꽤 복합적이었다. 보호하고 싶은 마음, 같은 업계 사람으로서의 연민, 잃고 난 뒤의 분노가 한꺼번에 터졌다.
3월 24일 방송된 4회 전후로 이 감정선이 크게 부각됐다. 한지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인물을 향해 추상아가 복수에 가까운 움직임을 시작하면서, 시청자들은 이 사랑이 단순한 장식 설정이 아니라 캐릭터 변화의 엔진이었다는 걸 보게 됐다.
하지원은 울분을 크게 터뜨리기보다, 차갑게 굳은 얼굴과 흔들리는 눈빛으로 상아의 균열을 보여줬다. 그래서 더 무서웠다. 겉으로는 배우 추상아의 품위를 유지하는데, 안쪽에서는 이미 무너진 사람처럼 보였으니까.
한동희의 짧지만 강한 존재감
한동희가 맡은 한지수는 등장 분량만 놓고 보면 중심 캐릭터들보다 길게 머문 인물은 아니다. 그런데 존재감은 꽤 컸다. 한지수의 비극이 없었다면 추상아의 흑화도, 방태섭과의 미묘한 균열도 지금처럼 선명하게 보이기 어려웠다.
이 지점에서 한동희의 연기가 중요했다. 한지수는 피해자로만 머물면 평면적으로 보일 수 있는 역할이다. 하지만 한동희는 불안한 신인 배우의 얼굴,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 끝내 버티지 못하는 절망을 짧은 호흡 안에 눌러 담았다. 그래서 추상아가 왜 그렇게까지 흔들리는지 설득력이 생겼다.
루머보다 확인된 내용으로 보면 더 흥미롭다
방송 후 일부 반응은 ‘파격’이라는 단어에만 꽂혔다. 근데 이 드라마가 던진 건 훨씬 더 거칠다. 연예계 권력관계, 성적 착취, 정치권과 재계의 연결, 이미지로 살아가는 배우의 생존 방식까지 한꺼번에 묶어냈다.
iMBC, 한국일보, 뉴시스 등 공개 보도에서 확인되는 내용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하지원은 추상아를 피해자나 가해자 한쪽으로만 놓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계속 선택하는 인물로 연기했다. 그래서 불편하고, 그래서 계속 보게 되는 캐릭터가 됐다.
솔직히 하지원은 ‘강한 캐릭터 잘하는 배우’라는 말로는 부족한 순간들이 있다. 이번 ‘클라이맥스’에서도 그랬다. 한동희와의 관계를 통해 추상아의 상처와 욕망을 드러내고, 이후 나나가 맡은 황정원과의 감정선까지 이어가면서 캐릭터의 결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 이슈는 단순히 “하지원이 파격 연기를 했다” 정도로 넘기기엔 아깝다. 한지수를 잃은 추상아가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또 어떤 파국을 부르는지 보는 맛이 있었고, 하지원은 그 어두운 감정을 꽤 담대하게 밀고 갔다. 이런 얼굴을 다시 꺼낸 하지원이라면, 다음 작품에서 또 어떤 결을 보여줄지도 꽤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