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에 피어난 15년

한지에 피어난 15년

여주박물관 여마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인생을 닮은 닥종이 인형’이 2026년 9월 22일부터 11월 29일까지 여마관 1층 로비전시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여주박물관 전통문화교육 과정에서 오랫동안 배움을 이어 온 안경화 작가의 닥종이 인형을 통해 시민 교육과 예술 활동이 만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시장에는 한지를 여러 겹 붙여 형태를 만들고 표정과 옷차림을 세밀하게 표현한 작품들이 놓인다. 도자기를 빚는 마을 사람들,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들, 보리타작에 나선 사람들의 모습처럼 익숙한 생활 장면이 닥종이 특유의 질감과 온화한 색감으로 재현된다. 인물들의 자세와 시선, 손동작이 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한 장면 안에 담긴 일상의 이야기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15년의 배움이 작품이 되다

안경화 작가는 2011년 처음 한지를 접한 뒤 15년 동안 여주박물관의 전통문화교육에 참여하며 닥종이 작업을 이어 왔다. 코로나19로 교육 환경이 달라졌던 시기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과정을 수료하며 배움을 계속했다.

오랜 학습의 결과는 작품 속 생활 장면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한지로 만든 인물들은 화려한 동작보다 일하고 놀며 가족과 이웃을 마주하는 평범한 순간에 집중한다. 겹겹이 붙인 한지가 인물의 몸과 옷에 입체감을 더하고, 각기 다른 얼굴과 몸짓은 장면마다 고유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번 특별전의 중심에는 한 사람의 꾸준한 배움이 개인의 창작 활동으로 성장한 과정이 있다. 박물관 교육에 참여한 시민이 장기간 익힌 기법을 작품으로 완성해 다시 박물관에서 선보인다는 점에서 여마관의 교육 기능과 전시 기능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일상과 추억을 담은 닥종이

닥종이 인형은 한지를 붙이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 형태를 만드는 공예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재료의 소박한 질감이 농촌과 마을, 가족의 일상을 다룬 장면과 어우러진다. 작품 ‘도자기 빚는 마을’과 ‘가족’, ‘보리타작’을 비롯한 전시작들은 여럿이 함께 일하거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관람객의 눈높이에서는 작은 인형들이 이루는 표정과 관계가 먼저 들어온다. 몸을 숙여 일하는 사람과 곁에서 움직이는 인물, 놀이에 몰두한 아이들의 모습이 한 공간 안에서 이어진다. 정지된 인형이지만 인물 사이의 간격과 시선이 움직임을 만들어 내며, 전시장에는 오래된 생활 풍경을 차분히 들여다보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도자기 제작 장면은 여주의 전통 도자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생활을 소재로 한 닥종이 작품과 여마관 상설전시의 지역사 자료를 함께 살펴보면, 한 지역의 문화가 유물과 공예, 시민의 창작을 통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록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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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10주년 맞은 여마관

여주박물관 여마관은 2016년 문을 열어 2026년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여주의 역사와 문화를 다루는 전시 공간인 동시에 시민을 위한 전통문화교육과 문화 체험이 이뤄지는 곳이다. 이번 기념전은 여마관이 지난 10년 동안 이어 온 시민 교육의 한 결과를 조명한다.

여마관 1층은 전면 통창을 통해 남한강과 강변 풍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로비전시홀에서 닥종이 작품을 관람한 뒤에는 같은 층 카페테리아에서도 강변을 조망할 수 있다. 가을빛이 번지는 강변 산책로와 남한강의 물길이 전시 공간의 차분한 분위기와 이어진다.

특별전이 열리는 로비전시홀은 여마관에 들어선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마주하는 공간이다. 일상을 소재로 삼은 닥종이 인형과 통창 밖 실제 풍경이 한 자리에서 시선을 나누면서 실내 전시와 주변 자연환경이 연결되는 구조를 이룬다.

여주의 역사를 보여주는 상설전시

여마관 2층 상설전시실에서는 남한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여주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여주는 남한강 수로와 배산임수의 자연환경을 갖춘 지역이며, 세종대왕의 영릉과 효종의 녕릉이 자리한 왕릉의 고장이다. 원경왕후와 인현왕후, 명성황후를 비롯한 여러 왕비와 관련된 지역이기도 하다.

상설전시실은 왕릉의 이전과 조성 과정을 설명하는 모형, 왕실 관련 유물, 고려 시대부터 이어진 여주 전통 도자 문화의 흐름, 원주원씨 문중 유물 등을 다룬다. 개별 유물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남한강의 자연환경과 왕실 문화, 도자 문화가 여주의 역사 안에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함께 보여주는 구성이다.

근현대사 관련 전시에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활동한 조성환과 엄항섭 등 여주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관람 동선은 왕릉과 왕실 문화에서 전통 도자기, 문중 자료, 독립운동의 역사로 이어지며 여주의 시대별 변화를 폭넓게 조명한다.

1층의 닥종이 특별전이 시민의 배움과 현재의 창작을 보여준다면, 2층 상설전시는 그 창작의 배경이 되는 여주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설명한다. 두 전시는 지역문화가 과거의 기록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의 시민 활동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함께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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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와 연결된 문화 체험

여주박물관은 여마관 개관 10주년과 가을을 맞아 전시 관람과 연계할 수 있는 문화 행사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물관 공간을 직접 둘러보는 스탬프 투어와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전통문화 체험 및 교육 강좌 등이 마련돼 있다.

  • 여주박물관 스탬프 투어
    여마관과 황마관, 야외 전시 공간의 지정 장소를 찾아 스탬프를 찍는 방식이다.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이 박물관 곳곳을 이동하며 여주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고, 참여자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이 제공된다.
  • 주말 가족 문화 체험과 교육 강좌
    닥종이 공예를 비롯해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전통문화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 남한강 역사 문화유산 연계 탐방
    박물관 앞 남한강 수변길은 신륵사로 이어진다. 박물관 전시에서 확인한 여주의 역사와 문화를 주변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으로 확장해 살펴볼 수 있는 동선이다.

스탬프 투어는 여마관 내부에 한정되지 않고 황마관과 야외 공간까지 관람 범위를 넓힌다. 가족 단위 관람객은 지정 장소를 찾아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시 공간의 구성과 야외 유물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닥종이 공예 체험은 특별전에서 본 재료와 표현 방식을 교육 프로그램으로 연결한다.

관람 정보

전시명여마관 개관 10주년 기념전 ‘인생을 닮은 닥종이 인형’
전시 기간2026년 9월 22일 화요일부터 11월 29일 일요일까지
전시 장소여주박물관 여마관 1층 로비전시홀
참여 작가안경화
시설 위치경기도 여주시 천송동 548-1

이번 전시는 닥종이 인형이라는 친숙한 공예를 통해 여주의 생활문화와 시민 교육의 성과를 함께 보여준다. 15년 동안 이어진 배움은 사람들의 표정과 일상의 동작을 담은 작품으로 완성됐고, 개관 10주년을 맞은 여마관의 역할도 그 과정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특별전과 상설전시, 스탬프 투어, 전통문화 체험은 각각 다른 형식이지만 여주의 역사와 시민의 삶을 연결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남한강을 마주한 여마관에서는 과거의 유물과 현재의 시민 작품, 박물관 안팎의 자연과 문화유산이 하나의 관람 흐름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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