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밑반찬을 함께 만들면 같은 재료와 같은 양념을 써도 맛이 달라집니다. 콩나물은 덜 익거나 물이 흥건하고, 감자는 겉이 부서졌는데 속이 단단한 경우가 있지요. 대부분 양념보다 불 세기와 물 양, 넣는 순서에서 차이가 납니다. 집에서 자주 만드는 세 가지로 그 차이를 짚어볼게요.
시작하기 전에 양과 불부터 맞추기
아래 양은 각각 2~3명이 한 끼에 곁들이기 좋은 분량입니다. 밥숟가락 한 술은 약 15ml, 작은술 한 술은 약 5ml로 잡았습니다. 짠맛은 쓰는 간장과 소금에 따라 달라지니 처음에는 적힌 양의 80%만 넣고 끝에 맞춰도 좋습니다. 특히 물이 졸아드는 반찬은 완성 직전에 간이 더 진해집니다.
불 세기도 미리 구분해 두면 편합니다. 강불은 끓기 시작할 때까지만, 중불은 재료가 고르게 익을 때, 약불은 양념을 천천히 배게 할 때 씁니다. 손질과 양념 계량을 끝낸 뒤 불을 켜세요. 팬이 달아오른 다음 간장을 찾기 시작하면 감자 가장자리부터 타기 쉽습니다.
콩나물무침은 물을 적게 넣고 한 번에 익히기
콩나물 300g, 물 120ml, 다진 마늘 1/2작은술, 소금 1/3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깨 1작은술을 준비합니다. 대파가 있으면 송송 썰어 1큰술 넣고, 없으면 빼도 됩니다. 콩나물은 상한 부분만 골라내고 두어 번 씻어 물기를 털어주세요. 꼬리를 하나하나 떼지 않아도 맛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냄비에 콩나물과 물을 넣고 뚜껑을 닫아 중불에 올립니다. 안에서 끓는 소리가 뚜렷해지면 중약불로 낮춰 5분 더 익힙니다. 그동안 뚜껑은 열지 않는 편이 편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덮은 채 익히면 익는 시점을 놓치기 어렵거든요. 불을 끄고 뚜껑을 열어 콩나물 한 가닥을 먹어보세요. 풋내가 나거나 가운데가 지나치게 단단하면 1~2분 더 익힙니다.
익힌 콩나물은 체에 밭쳐 김을 2분 정도 빼고 양념합니다. 뜨거울 때 바로 무쳐 밀폐 용기에 담으면 수증기가 물로 맺혀 간이 싱거워집니다. 소금과 마늘을 먼저 섞고 참기름과 깨는 마지막에 넣으세요. 이미 물이 많이 생겼다면 국물을 따라낸 뒤 소금을 한 꼬집씩 추가하면 됩니다. 물을 따라내기 전에 간부터 더하면 국물만 짜질 수 있어요.
감자조림은 볶은 뒤 물을 넣어 속까지 익히기
감자 2개 약 300g, 식용유 1큰술, 물 120ml, 진간장 2큰술, 설탕 1작은술을 씁니다. 감자는 껍질을 벗겨 1.5cm 정도로 썰고 크기를 비슷하게 맞춥니다. 작게 썬 조각은 먼저 부서지고 큰 조각은 덜 익기 때문입니다. 달게 먹지 않는 집이라면 설탕은 1/2작은술로 줄여도 됩니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감자를 중불에서 2분 정도 볶습니다. 표면이 약간 투명해지면 물과 간장, 설탕을 넣고 한 번 끓이세요. 그다음 뚜껑을 덮고 중약불에서 8~10분 익힙니다. 볶는 순서를 먼저 두는 이유는 감자 겉면이 쉽게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젓가락이 가장 큰 조각의 중심까지 들어가면 뚜껑을 열고 중불에서 2~3분 더 끓여 국물을 바닥에 조금 남을 정도로 줄입니다.
국물이 먼저 말랐는데 감자가 단단하면 물 2큰술을 넣고 뚜껑을 덮어 2분씩 더 익히세요. 반대로 감자는 다 익었는데 국물이 많다면 뚜껑을 열고 불을 조금 올려 졸이면 됩니다. 양파가 있으면 감자를 볶은 뒤 1/4개를 넣어도 좋아요. 양파에서 물이 나오므로 이때는 처음 넣는 물을 100ml로 줄입니다. 예전에 저는 센 불로 계속 졸이다가 감자 겉만 짜고 속은 설익힌 적이 많았습니다. 감자조림은 졸이는 시간보다 뚜껑 덮고 익히는 시간이 먼저입니다.
오이무침은 먹기 직전에 버무리기
오이 1개 약 200g, 소금 1/3작은술, 식초 1큰술, 설탕 1작은술, 고춧가루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을 준비합니다. 오이는 4~5mm 두께로 썰어 소금에 10분만 절입니다. 손으로 가볍게 눌렀을 때 휘어질 정도면 충분해요. 오래 절이거나 세게 짜면 아삭한 맛이 줄어듭니다.
절인 오이의 물을 따라내고 손으로 한 번만 가볍게 쥐어 물기를 뺍니다. 식초, 설탕, 고춧가루를 먼저 섞어 오이에 버무린 뒤 참기름을 넣으세요. 참기름을 먼저 넣으면 오이 표면에 기름이 묻어 새콤한 양념이 고르게 닿지 않습니다. 고춧가루가 없다면 빼고 식초와 설탕으로만 무쳐도 됩니다. 식초는 처음에 2작은술만 넣고 맛을 본 뒤 나머지를 더하면 신맛을 맞추기 쉽습니다.
오이무침은 시간이 지나면 물이 생기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면 오이만 절여 물기를 빼 두고 양념은 따로 담았다가 먹기 직전에 섞으세요. 이미 물이 생겼다면 국물을 조금 덜어내고 고춧가루를 약간 더해 맛을 맞출 수 있습니다. 세 반찬을 한꺼번에 만들 때는 감자를 먼저 불에 올리고, 익는 동안 오이를 절이고 콩나물을 손질하면 동선도 짧아집니다. 밑반찬은 재료를 많이 갖추는 일보다 각 재료가 익고 물을 내는 시간을 알아두는 일이 더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