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이 마이신한포인트 5만 점을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바꿨다며 꽤 이득을 본 것 같다고 했다. 계산해 보니 2,000마일이었다. 그 마일로 실제 항공권 가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따라 5만 원을 잘 쓴 거래일 수도, 손해 본 거래일 수도 있다. 카드 상품을 기획할 때도 전환 비율보다 먼저 보던 숫자는 포기하는 포인트의 가치였다.
1. 전환 비율을 원화로 다시 계산한다
신한카드 Hi-Point의 대한항공 마일리지 전환 비율은 마이신한포인트 25점당 1마일이다. 마이신한포인트는 카드 이용대금 결제 등에 1점당 1원으로 쓸 수 있다. 따라서 1마일을 얻기 위해 확실한 가치 25원을 내는 셈이다. 5만 점을 바꿔 받은 2,000마일로 항공권 비용을 6만 원 줄이면 1만 원 이득이고, 4만 원만 줄이면 1만 원 손해다.
현대카드 M포인트는 계산 기준부터 다르다. 현대카드 안내에는 3만 5천 M포인트를 대한항공 1,000마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나온다. 같은 포인트를 카드대금 차감에 쓰기 위해 H-Coin으로 바꾸면 1 M포인트가 3분의 2원으로 환산된다. 이 용도와 비교하면 1마일의 기회비용은 약 23.3원이다. 반면 M포인트를 1점당 1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에서 원래 쓸 계획이었다면 기회비용은 35원이다. 같은 전환도 평소 포인트 사용처에 따라 손익이 바뀐다.
2. 마일당 가치는 예약 화면에서만 확정된다
마일을 현금처럼 고정된 가격으로 보면 계산이 틀어진다. 가령 현금 항공권 18만 원 대신 5,000마일과 별도 납부금 3만 원을 내는 좌석이 있다고 치자. 이때 마일이 줄인 비용은 15만 원, 1마일당 30원이다. 신한 포인트 12만 5천 점을 5,000마일로 바꿨다면 포인트를 그대로 쓸 때보다 2만 5천 원 유리하다. 같은 좌석의 현금 가격이 13만 원이면 절감액은 10만 원, 1마일당 20원이어서 2만 5천 원 불리하다. 두 가격은 계산을 보여주기 위한 예시다.
그래서 발권 가능한 날짜와 좌석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필요한 마일, 현금 항공권의 실제 결제액, 마일리지 항공권에서 따로 낼 금액을 같은 조건으로 놓고 비교한다. 원래 사지 않았을 비싼 항공권의 정가를 절감액으로 잡으면 마일 가치가 부풀려진다. 가까운 시일 내 쓸 일정이 없다면 예상 절감액을 확정 수익처럼 적기도 어렵다.
3. 카드 적립률과 전환 한도는 따로 본다
신한카드 Hi-Point는 지난달 사용액에 따라 이번 달 포인트 적립률이 달라진다. 지난달 50만 원 이상 100만 원 미만을 썼다면 지정된 쇼핑·통신 등은 2%, 일반 가맹점은 0.8%다. 지난달 50만 원 미만이면 각각 1%, 0.2%로 낮아진다. 월 포인트 적립 한도는 5만 점이다. 카드 안내에 적힌 최고 5%만 보고 한 달 소비액 전체에 곱할 수 없는 이유다.
예를 들어 지난달과 이번 달 모두 80만 원을 쓰고, 이번 달에는 적립 대상인 오프라인 마트에서 20만 원, 일반 가맹점에서 60만 원을 결제했다고 가정하자. 이번 달 적립액은 20만 원×2%인 4,000점과 60만 원×0.8%인 4,800점을 더한 8,800점이다. 이를 전부 전환할 수 있다면 352마일 상당이지만, Hi-Point는 50마일 단위로 신청한다. 8,750점으로 350마일을 바꾸고 50점이 남는다. 마일당 실제 사용 가치가 30원이라면 전환한 350마일은 1만 500원 상당이다. 남은 50점까지 합치면 1만 550원으로, 포인트 8,800점을 그대로 쓰는 것보다 1,750원 유리하다.
이 예시는 적립 제외 거래가 없고 지난달 실적 구간이 유지된 경우다. 마트 온라인몰이나 계열 슈퍼마켓은 특별 적립 대상에서 빠질 수 있고, 무이자할부·지방세·수도요금 등은 포인트 적립 대상이 아니다. 통신요금 특별 적립에는 결제금액 월 10만 원 한도가 있다. 가족카드와 복수 카드에 걸리는 월 포인트 한도도 살펴야 한다. Hi-Point의 마일리지 전환은 연간 3만 마일까지다. 다른 신한카드의 전환 한도를 여기에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된다.
연회비는 전환 이익에서 다시 뺀다
이미 가진 포인트를 바꾸는 판단과 새 카드를 발급하는 판단은 분리해서 계산한다. 연회비를 더 내는 카드라면 그 추가 비용을 마일리지 전환으로 얻는 순이익이 넘어야 한다. 신한 포인트를 마일당 25원에 바꾸고 실제 사용 가치를 30원으로 잡으면 추가 이익은 마일당 5원이다. 연회비가 기존 카드보다 3만 원 높다면 6,000마일을 실제로 써야 추가 연회비가 상쇄된다. 6,000마일을 만들 포인트는 15만 점이다. 적립률과 제외 거래를 반영한 연간 소비로 그만큼 모으기 어렵다면 발급 이유가 약하다.
현대카드 M포인트도 비교 기준을 H-Coin으로 잡을지, 평소 이용하는 1점당 1원 사용처로 잡을지 먼저 정해야 한다. 전자라면 30원짜리 사용처에서 1,000마일 전환 이익이 약 6,667원이지만, 후자라면 5,000원 손해다. 제 눈에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전환이 잘 맞는 사람은 카드값을 많이 쓰는 사람보다 쓸 좌석과 날짜가 이미 잡혀 있고, 포인트를 포기한 값보다 마일의 실제 절감액이 큰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