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친구 집 현관에 수납 벤치를 놓으러 갔는데, 상자도 뜯기 전에 반품부터 알아봐야 했습니다. 벤치 폭은 벽에 딱 맞았지만 신발장 문을 열면 8cm가 겹쳤거든요. 공간활용 가구는 가구 자체보다 사람이 지나가고 문을 여는 자리를 먼저 봐야 실패가 적습니다.
빈 벽의 길이보다 실제로 쓰는 폭을 잽니다
줄자로 벽 길이만 재면 부족합니다. 저는 바닥에서 폭을 한 번, 가구가 올라올 높이에서 한 번 더 잽니다. 걸레받이와 튀어나온 콘센트 때문에 두 값이 다른 집이 꽤 많습니다. 깊이도 재고, 문과 서랍을 끝까지 열었을 때 어디까지 오는지 바닥에 종이테이프로 표시합니다.
그다음 표시한 자리 옆을 평소처럼 걸어봅니다. 현관이라면 장바구니를 들고, 침실이라면 침대에서 일어나는 동작까지 해보는 식입니다. 제가 작은 집에서 잡는 보행 폭은 최소 60cm 정도입니다. 둘이 자주 교차하는 길이라면 더 넓어야 편합니다. 이 수치는 구매 기준이 아니라 집에서 움직임을 시험할 출발점으로 보시면 됩니다.
높이도 놓치기 쉽습니다. 창 아래 수납장을 고를 때는 창 손잡이가 돌아가는 자리까지 재야 합니다. 접이식 책상은 접힌 크기와 펼친 크기를 둘 다 바닥에 그려봅니다. 펼쳤을 때 의자를 뒤로 뺄 자리까지 있어야 책상으로 쓸 수 있습니다.
한 가구에 맡길 일을 두 가지만 고릅니다
좁은 집일수록 수납, 작업, 식사, 손님 자리까지 한 제품으로 해결하고 싶어집니다. 솔직히 기능이 많아질수록 꺼내고 접는 일이 늘어납니다. 저는 먼저 매일 하는 일 하나와 가끔 하는 일 하나를 고릅니다. 매일 앉는 자리라면 좌판의 편안함이 먼저고, 가끔 쓰는 물건을 넣는다면 수납 방식이 그다음입니다.
현관에는 뚜껑을 들어 올리는 수납 벤치보다 앞쪽으로 바구니를 빼는 낮은 선반이 편한 집도 있습니다. 벤치 위에 가방을 올려두는 습관이 있으면 뚜껑 속 물건은 결국 꺼내기 어려워지거든요. 침대 밑은 바퀴 달린 낮은 수납함이 간단하지만, 침대 다리 사이 폭과 바닥부터 프레임 아래까지의 높이를 각각 재야 합니다. 카펫이 있다면 바퀴가 걸리는지도 확인합니다.
높은 선반을 칸막이처럼 세우는 방식은 신중하게 고릅니다. 수납량은 늘어도 넘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아이가 있거나 선반을 붙잡고 일어서는 사람이 있다면 제품 설명서에 맞는 벽 고정이 가능한 자리에만 두는 편이 좋습니다. 이케아도 넘어질 수 있는 가구의 벽 고정을 강조합니다.
재료비와 작업 시간은 이렇게 잡습니다
낮은 조립식 선반에 바구니 두 개를 넣는다면, 제가 예산을 짤 때는 선반 약 7만 원, 바구니와 미끄럼 방지 패드 약 2만 원으로 시작합니다. 배송비와 공구 구입비는 별도입니다. 제품 크기와 재질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니 주문 직전에 실제 합계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기존 바구니가 맞으면 그만큼 아낄 수 있습니다.
작업 시간은 자리 비우기와 치수 확인에 30분, 조립에 1~2시간, 넣을 물건을 골라 담는 데 30분 정도 잡습니다. 설명서에는 조립 시간만 적혀 있어도 실제로는 포장재를 치우고 수평을 맞추는 시간이 더 듭니다. 혼자 들기 어려운 판재가 들어 있다면 조립 전에 도와줄 사람부터 정합니다.
준비물은 줄자, 종이테이프, 수평계, 제품에 맞는 드라이버가 기본입니다. 전동 드라이버는 있으면 편하지만 낮은 선반 하나 때문에 새로 살 필요까지는 없었습니다. 빌릴 수 있다면 빌리고, 손 드라이버를 쓸 때는 나사를 비스듬히 밀어 넣지 않도록 천천히 돌립니다. 벽 고정용 드릴은 벽 재질과 내부 설비를 확인할 수 있을 때만 준비합니다.
설치할 때 막히는 곳은 바닥과 벽입니다
조립한 선반이 흔들리면 나사를 무작정 더 조이기 전에 바닥부터 봅니다. 타일 줄눈이나 오래된 마루의 높이 차이 때문에 한쪽 다리만 뜨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품이 허용하는 높이 조절 발이나 가구용 받침으로 맞추고, 수평계로 앞뒤와 좌우를 확인합니다. 무거운 물건은 아래 칸에 넣어야 사용할 때도 안정적입니다.
벽 고정이 필요한 제품이라면 동봉된 부품이 우리 집 벽에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석고보드, 콘크리트, 속이 빈 벽은 고정 방식이 다릅니다. 벽 속 전선이나 배관 위치를 모르겠다면 그 자리에 구멍을 뚫지 않습니다. 관리사무소나 설치 전문가에게 벽 구조를 확인받고 맡기는 게 낫습니다. 벽 고정이 필수인 높은 가구를 고정할 수 없다면 낮은 제품으로 바꾸는 쪽을 권합니다.
공간활용 가구를 잘 들였다고 느끼는 순간은 사진을 찍을 때보다 일주일 뒤입니다. 문이 걸리지 않고, 자주 쓰는 물건이 손 닿는 곳에 있고, 지나갈 때 몸을 비틀지 않아도 된다면 그 가구는 제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