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보험 관련 자격증을 찾아보다가 손해사정사자격증에도 분야가 여러 개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름만 보고 시험 하나를 준비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재물·차량·신체 중 어느 분야를 택하느냐에 따라 2차 시험 과목이 달라집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어떤 사고와 보험을 다루고 싶은지 먼저 생각해볼 만한 이유예요.
손해사정사는 어떤 일을 할까
보험사고가 나면 계약 내용과 사고 경위를 확인하고, 손해액과 보험금을 판단할 자료를 검토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사고에서는 차량 수리 범위와 비용이 쟁점이 될 수 있고, 상해 사고에서는 진료 기록과 약관을 함께 읽어야 할 수 있어요. 숫자만 계산하는 직업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자료를 꼼꼼히 확인하고 판단 근거를 설명하는 일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분야도 업무 대상에 따라 나뉩니다. 재물은 건물·시설 등 재산 피해, 차량은 자동차의 물적 손해, 신체는 사람의 상해나 질병과 관련된 손해를 중심으로 봅니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시험 합격만으로 등록 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합격 후 해당 분야에서 6개월의 실무수습을 마치고 등록해야 손해사정사가 됩니다.
내게 맞는 분야를 먼저 고르는 방법
차량 구조나 수리에 관심이 있다면 차량 분야가 비교적 구체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 의료 기록을 읽고 사람의 피해를 살피는 일에 관심이 있다면 신체 분야를, 건물·설비나 다양한 재산 사고에 관심이 있다면 재물 분야를 검토할 만합니다. 다만 관심만으로 결정하기보다 2차 과목을 펼쳐보고 낯선 내용을 얼마나 공부해야 하는지도 함께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 재물: 회계원리, 해상보험, 책임·화재·기술보험 등을 공부합니다.
- 차량: 자동차보험의 대물배상·차량손해와 자동차 구조·정비를 공부합니다.
- 신체: 의학이론, 책임·근로자재해보상보험, 제3보험,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 등을 공부합니다.
2026년 금융감독원 시험 공고를 기준으로 재물과 신체는 2차 과목이 각각 3과목과 4과목이고, 차량은 2과목입니다. 과목 수만 보고 쉬운 분야를 고르기는 어려워요. 차량은 과목 수가 적어도 자동차 구조와 정비를 깊이 다뤄야 합니다. 신체 역시 의학 용어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죠. 각 분야의 기출문제 한 회분을 읽어보면 공부할 내용이 훨씬 선명해집니다.
1차와 2차 시험은 이렇게 다르다
1차는 보험업법, 보험계약법, 손해사정이론을 보는 객관식 시험입니다. 재물 분야에는 공인영어 성적도 필요하며, 영어 과목은 별도 필기시험 대신 인정되는 시험 성적으로 대체합니다. 2026년 공고에는 일반 응시자 기준 토익 700점 이상을 비롯한 시험별 기준이 제시됐어요. 재물을 준비한다면 영어 성적의 유효기간과 등록 시점을 공부 일정에 함께 넣어야 합니다.
1차 합격 기준은 과목마다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입니다. 한 과목에서 40점에 못 미치면 다른 과목 점수가 높아도 합격할 수 없다는 뜻이에요. 반면 2차는 약술형이나 주관식 풀이형으로 치러집니다. 아는 내용을 떠올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쟁점을 골라 근거와 계산 과정을 답안에 써야 하죠. 2026년 2차 선발예정인원은 재물 60명, 차량 100명, 신체 340명으로 공고됐습니다.
2차 응시 자격도 확인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해당 분야의 1차 시험에 합격한 뒤 응시하며, 2026년에는 당해 연도 또는 직전 연도 1차 합격자가 대상에 포함됐어요. 관련 업무 경력 5년 이상인 사람 등의 1차 면제 경로도 있지만, 경력 인정과 서류 제출에는 별도 기준이 있습니다. 경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면제된다고 생각하면 접수 단계에서 곤란할 수 있어요.
공부 일정은 2차 답안 연습까지 잡기
처음에는 1차 세 과목의 범위를 한 번씩 훑고, 기출문제로 자주 나오는 개념을 확인하면 좋습니다. 보험계약법은 용어가 낯설 수 있으니 계약 성립, 고지의무, 보험금 지급처럼 사건의 흐름에 맞춰 읽어보는 편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손해사정이론도 정의만 외우기보다 사고 접수부터 손해액 확인까지의 과정을 떠올리며 공부하면 내용이 연결돼요.
1차가 끝난 뒤에야 2차 책을 처음 열면 답안 쓰는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준비 초반부터 선택한 분야의 2차 과목 목차를 읽고, 주 1회라도 짧은 답안을 직접 써보세요. 예컨대 차량 분야라면 수리비 판단의 근거를 문장으로 설명하고, 재물 분야라면 회계 문제의 계산 과정을 적는 식입니다. 답안을 쓰다 막히는 부분이 바로 다시 공부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2026년 시험은 1차가 4월 12일, 2차가 7월 26일에 시행됐습니다. 다음 시험을 목표로 한다면 지난 날짜를 그대로 학습 계획에 넣기보다 금융감독원과 보험개발원의 새 시행계획에서 접수 기간과 과목을 확인해야 해요. 제 생각에는 손해사정사자격증 준비의 첫걸음은 교재를 사는 일이 아니라, 관심 있는 분야의 실제 문제를 읽고 그 일을 오래 공부할 마음이 드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