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냉장고에 새우 몇 마리와 레몬 하나가 남아 있길래 파스타를 만들었어요. 평소에는 토마토소스부터 찾는데, 이날은 샘킴 셰프가 소개했던 레몬 새우 파스타가 떠올랐습니다. 재료가 단출해서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막상 만들어 보니 면수와 레몬을 넣는 순서에 따라 맛이 꽤 달라지더라고요. 집에서 만들기 편하게 양을 맞추고, 실패하기 쉬운 부분을 함께 적어 봤습니다.
1인분 재료는 이 정도면 충분해요
이 파스타의 맛은 새우의 감칠맛과 레몬의 산뜻함에서 나옵니다. 크림이나 시판 소스가 없어도 괜찮아요. 다만 레몬은 껍질까지 쓸 수 있으니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준비하는 편이 좋습니다.
- 스파게티 면 100g, 손질한 새우 5~7마리
- 레몬 1개, 마늘 1쪽, 올리브오일 2큰술
- 파르메산 치즈 가루 2~3큰술, 소금, 후추
- 선택 재료: 파슬리 약간, 견과류 한 줌, 홍고추 조금
새우는 냉동 제품을 써도 됩니다. 완전히 해동한 뒤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아 주세요. 물기가 많으면 팬에서 굽기보다 삶아지듯 익어 향이 약해집니다. 치즈는 짠맛이 있으니 처음부터 소금을 많이 넣지 않는 게 편해요. 견과류가 있다면 마지막에 잘게 부숴 올려 보세요. 부드러운 면과 새우 사이에 바삭한 식감이 생깁니다.
면을 삶는 동안 팬에서 향을 내요
냄비에 물을 넉넉히 끓이고 소금을 넣은 다음 면을 삶습니다. 소금 양이 헷갈린다면 물 1L에 약 10g을 기준으로 삼되, 치즈를 넉넉히 넣을 예정이라면 조금 줄여도 좋아요. 면 포장지에 적힌 시간보다 1분 정도 일찍 건져 팬에서 마저 익히면 소스가 면에 더 잘 붙습니다. 건지기 직전에는 면수 한 컵을 따로 남겨 두세요.
면이 익는 사이 팬에 올리브오일과 얇게 썬 마늘을 넣고 중약불로 데웁니다. 마늘 가장자리가 연한 금색이 되면 새우를 넣어요. 새우는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한쪽 면을 약 1~2분 익힌 뒤 뒤집어 속까지 불투명해지면 충분합니다. 너무 오래 익히면 질겨지니 익은 새우는 잠시 접시에 덜어 두어도 좋아요.
여기서 불을 세게 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마늘이 짙은 갈색으로 변하면 쓴맛이 레몬 향보다 먼저 느껴질 수 있거든요. 팬에 남은 오일과 새우 향을 그대로 두고 면을 옮기면 소스를 만들 준비가 끝납니다.
레몬즙은 조금씩 넣고 면수로 농도를 맞춰요
삶은 면을 팬에 넣고 면수 4~5큰술을 부어 가볍게 흔들거나 집게로 섞습니다. 오일과 면수가 어우러지면서 면 표면에 얇게 감기는 소스가 만들어져요. 팬이 너무 바싹 마르면 면수를 한두 큰술씩 더 넣으면 됩니다. 처음부터 많이 부으면 국물처럼 묽어져 맛을 맞추기 어려워요.
불을 약하게 줄인 뒤 새우를 다시 넣고 레몬즙을 1큰술부터 더합니다. 한 번 맛본 다음 신맛이 부족할 때 조금씩 추가하세요. 레몬마다 산미가 달라서 한 개를 전부 짜 넣으면 지나치게 시어질 수 있습니다. 강판이 있다면 노란 껍질 부분만 조금 갈아 넣어 보세요. 하얀 속껍질은 쓴맛이 나기 쉬워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치즈를 넣을 때는 불을 끄거나 아주 약하게 유지하면서 면수 한 숟가락과 함께 섞어 주세요. 팬이 지나치게 뜨거우면 치즈가 한곳에 뭉칠 수 있습니다. 후추를 뿌리고 간을 봅니다. 싱거우면 소금을 조금 더하고, 신맛이 앞선다면 올리브오일을 소량 더해 맛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요.
먹기 직전 한 번 더 맛을 보면 좋아요
접시에 담은 뒤 파슬리나 잘게 부순 견과류를 올리면 식감과 향이 더해집니다. 매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마늘을 익힐 때 홍고추를 조금 넣어도 어울려요. 반대로 새우 맛을 또렷하게 느끼고 싶다면 다른 재료를 늘리지 않고 레몬과 치즈만으로 끝내는 편이 낫습니다.
저는 처음 만들 때 레몬즙을 한꺼번에 넣었다가 새우보다 신맛이 먼저 느껴졌어요. 다음에는 절반만 넣고 면수와 치즈를 섞은 뒤 맛을 봤더니 훨씬 편하게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샘킴의 레몬 새우 파스타에서 떠올린 조합을 집에서 만들 때도, 재료를 많이 쓰는 것보다 팬에서 한 번씩 맛을 확인하는 과정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