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실에서 세무사 수험생을 오래 보다 보면, 책을 더 많이 펼친 사람이 꼭 붙지는 않았다. 접수 조건을 먼저 확인하고, 과락 위험이 큰 과목에 시간을 옮긴 사람이 끝까지 간다. 세무사 큐넷을 볼 때도 시험 날짜만 찾고 나오면 중요한 것을 놓친다. 영어 성적, 응시 제한, 1차와 2차의 별도 접수부터 확인해야 공부 계획이 현실적이다.
큐넷에서 날짜보다 먼저 확인할 것
2026년 제63회 세무사 시험은 1차 접수가 3월 23일부터 27일까지였고 시험은 4월 25일에 치러졌다. 2차 접수는 6월 15일부터 19일까지, 시험은 7월 18일이었다. 큐넷에 안내된 2차 합격자 발표 시작일은 10월 28일이다. 지금 새로 준비한다면 지난 접수일을 달력에 옮기는 것보다 다음 회차 시행계획 공고를 확인할 시점을 잡는 편이 낫다. 회차마다 날짜는 달라질 수 있다.
원서접수도 1차와 2차가 따로다. 1차에 합격했다고 2차 접수가 자동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큐넷 세무사 종목에서 시행공고, 원서접수, 합격자 발표 메뉴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특히 면제 대상자는 서류 제출 기간이 일반 접수 기간과 다를 수 있다. 2026년 2차 서류 제출 기간도 접수 시작보다 앞선 6월 8일부터였다.
응시 가능 여부와 영어 성적을 먼저 걸러라
세무사는 기사 시험처럼 관련 학과 졸업이나 실무 경력을 일반적인 응시 조건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비전공자도 시작할 수 있다. 다만 누구나 무조건 응시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세무사법상 결격사유가 있거나 부정행위 등으로 응시자격이 정지된 경우에는 시험을 볼 수 없다. 큐넷 응시자격 안내는 최종합격자 발표일을 기준으로 결격사유를 확인한다고 명시한다. 해당 가능성이 있다면 교재 결제 전에 본인 상태부터 확인해야 한다.
1차 영어는 시험장에서 문제를 푸는 과목이 아니라 공인어학성적으로 대체한다. 성적 유효 범위와 인정 시험, 기준 점수, 제출 방식은 해당 회차 시행공고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세무사법 시행령은 1차 원서접수 마감일부터 역산해 5년이 되는 해의 1월 1일 이후 실시된 영어시험 성적을 인정하는 틀을 두고 있다. 그런데 시험일이 범위 안에 들어와도 성적 확인이 안 되면 곤란하다. 이미 성적이 있는 수험생은 새 영어책을 사기 전에 큐넷의 성적 등록 상태부터 보는 게 순서다.
1차는 네 과목을 똑같이 공부하지 않는다
1차 필기 과목은 재정학, 세법학개론, 회계학개론, 그리고 상법·민법·행정소송법 중 선택한 한 과목이다. 영어는 공인어학성적으로 대체한다. 필기는 과목당 100점 만점에 각각 40점 이상, 네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어야 합격한다. 이를 점수로 바꾸면 총 240점이 필요하지만 한 과목이라도 40점 밑이면 다른 과목 점수로 메울 수 없다.
예를 들어 재정학 75점, 세법학개론 70점, 선택과목 70점, 회계학개론 35점이면 평균은 62.5점이다. 그래도 회계학개론 과락으로 불합격이다. 이런 수험생에게 재정학 고난도 문제집을 한 권 더 푸는 일은 우선순위가 낮다. 회계학개론에서 반복 출제되는 기본 계산을 안정적으로 맞혀 40점선을 넘기는 일이 먼저다.
공부 시간을 배분할 때는 최근 기출 두세 회분을 실제 시간에 맞춰 풀고 과목별 점수를 적는다. 40점 아래 과목에는 다음 주 공부 시간의 절반가량을 먼저 배정하고, 60점대 과목은 오답 유형만 보완한다. 선택과목도 남들이 쉽다고 하는 과목을 따라가기보다 본인이 기출에서 안정적으로 점수를 내는지 보고 정해야 한다. 세법학개론은 개정 법령을 확인하되, 모든 예외 규정을 처음부터 외우려 들면 회계학 연습 시간이 사라진다. 기출에서 자주 묻는 기본 구조를 먼저 잡는 편이 점수로 이어진다.
2차는 과락을 막는 답안 연습이 필요하다
2차는 회계학 1부·2부와 세법학 1부·2부를 주관식으로 치른다. 1차처럼 보기에서 답을 고르는 시험이 아니다. 아는 내용을 제한 시간 안에 계산 과정과 문장으로 남겨야 점수가 된다. 큐넷의 합격 기준은 각 과목 40점 이상을 전제로 평균 60점 이상을 원칙으로 하며, 최소합격인원에 따른 합격자 결정 규정도 둔다. 따라서 특정 과목을 통째로 버리는 전략은 위험하다.
2025년 제62회 2차에서는 6,943명이 응시해 728명이 합격했다. 약 10.5%다. 이 수치만 보고 모든 세법 쟁점을 다 외우겠다고 계획을 늘리기 쉽다. 근데 답안지를 채우지 못하면 공부한 양은 점수가 되지 않는다. 회계학은 자주 나오는 계산 유형을 시간 안에 끝내는 연습을 하고, 세법학은 큰 쟁점의 요건과 효과를 짧게 적는 연습을 반복하는 편이 실전적이다. 모의답안을 쓴 뒤에는 몰랐던 내용뿐 아니라 알고도 쓰지 못한 내용을 따로 표시해야 한다.
세무사 큐넷에서 확인할 행정 절차와 책상에서 할 공부는 연결돼 있다. 접수 가능 여부와 영어 성적을 확정하고, 1차에서는 과락 위험을 먼저 없애고, 2차에서는 빈 답안이 나오지 않게 시간을 재며 써야 한다. 범위를 넓히기 전에 지금 점수에 필요 없는 공부부터 덜어내는 것이 내가 수험생에게 가장 자주 하는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