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기 설치 전 따질 4가지 숫자

비트코인 채굴기 설치 전 따질 4가지 숫자

얼마 전 채굴기 설치 비용을 묻는 분이 장비 가격부터 보내왔다. 나는 먼저 전기 계약 종류와 한 달 사용량을 물었다. 채굴기는 사는 순간보다 24시간 돌리기 시작한 뒤 돈이 더 많이 든다. 비트코인 채굴기 설치를 고민한다면 해시레이트, 소비전력, 실제 전기요금, 예상 채굴량을 같은 종이에 놓고 봐야 한다.

1. 장비 가격보다 전기요금을 먼저 계산한다

장비 광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해시레이트다. 다만 해시레이트가 높아도 전력을 많이 먹으면 수익은 남지 않는다. 비교할 때는 소비전력을 해시레이트로 나눈 전력 효율, 즉 J/TH를 함께 본다. 값이 낮을수록 같은 연산량에 쓰는 전기가 적다.

비트메인의 S21 Pro 234T 모델을 예로 들면 제조사 표기 해시레이트는 234TH/s, 벽면 기준 소비전력은 3,510W다. 이 수치대로 한 달 30일을 쉬지 않고 돌리면 3.51kW × 24시간 × 30일 = 2,527.2kWh를 쓴다. 여기에 냉방과 환기 전력은 빠져 있다. 제조사도 실제 소비전력이 표기값에서 달라질 수 있다고 안내한다.

계산용 전기 단가를 kWh당 150원으로 놓으면 장비 한 대의 전력량 비용만 월 37만 9,080원이다. 이 150원은 예시값이다. 집에서는 기존 사용량 때문에 요금 구간이 달라질 수 있고, 사업장도 계약 종별과 시간대에 따라 청구액이 달라진다. 한국전력 전기요금계산기에 현재 계약과 기존 사용량을 넣고, 채굴기 사용량을 더했을 때 청구액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2. 설치 장소는 전원·열·소음으로 거른다

위 모델의 제조사 입력 전압 범위는 220~277V, 최대 입력 전류 표기는 20A다. 소비전력 3,510W를 220V로 단순히 나누면 약 16A지만, 이 계산 하나로 기존 콘센트와 회로가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곤란하다. 같은 회로의 다른 기기, 배선과 차단기 상태, 장시간 연속 사용 조건을 전기 전문가에게 확인받아야 한다. 멀티탭에 꽂아 시험 가동하는 식으로 시작할 장비가 아니다.

전기를 먹는 만큼 열도 나온다. 이 장비가 쓰는 3.51kW는 가동 중 거의 전부 실내 열부하가 된다고 봐도 된다. 뜨거운 공기가 다시 흡입구로 들어오면 팬 회전수가 올라가고 장비가 출력을 낮추거나 멈출 수 있다. 흡기와 배기의 흐름을 분리하고, 배출한 열이 머무르지 않는 자리를 잡아야 한다. 먼지와 습기도 점검 대상이다.

소음도 숫자로 보는 게 낫다. S21 Pro 설명서의 소음 표기는 30℃에서 팬이 최대로 돌 때 76dBA다. 측정 조건과 실제 공간은 다르지만, 침실 옆이나 공동주택에서 상시 운전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장비를 주문하기 전에 설치 공간의 환기 경로와 주변 소음 영향을 확인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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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풀 연결 전에 예상 채굴량을 보수적으로 잡는다

비트코인 채굴 보상은 장비 해시레이트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네트워크 전체의 연산량과 난이도가 함께 움직인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대략 10분에 한 블록을 목표로 하고, 난이도는 2,016블록마다 조정된다. 현재 블록 보조금은 3.125BTC이며, 실제 채굴자 수입에는 거래 수수료도 더해진다. 수수료는 블록마다 달라진다.

숫자를 대입해 보자. 네트워크 해시레이트가 1ZH/s, 비트코인 가격이 1억 원이라고 가정하면 234TH/s 장비의 하루 예상 보조금 몫은 약 0.0001053BTC, 원화로 약 1만 530원이다. 계산은 장비 해시레이트를 전체 해시레이트로 나눈 뒤 하루 약 144개 블록과 블록당 3.125BTC를 곱한 것이다. 앞의 예시 전기 단가라면 하루 전력량 비용은 1만 2,636원이다. 이 가정에서는 풀 수수료, 장비값, 환기 비용을 빼기 전부터 하루 약 2,106원이 부족하다.

1ZH/s와 1억 원은 현재 시세나 현재 네트워크 상태를 뜻하는 숫자가 아니다. 설치 직전에는 최근 난이도와 해시레이트, 실제 풀 수수료, 지급 최소액을 다시 넣어야 한다. 온체인에서 거래 수수료가 잠시 높아졌다고 그 수준을 매일 받을 수입으로 잡는 것도 위험하다. 과거 수익 화면보다 앞으로의 비용을 보수적으로 두는 쪽이 낫다.

4. 가동은 지급 주소와 실제 전력부터 확인한다

장소와 전원이 준비됐다면 장비의 유선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제조사 안내에 따라 채굴 풀 주소, 작업자 이름, 지급받을 지갑 주소를 입력한다. 지급 주소는 복사한 뒤 앞뒤 문자를 다시 대조한다. 지갑의 복구 문구를 채굴기 관리 화면이나 풀 계정에 입력할 이유는 없다. 관리 계정에는 고유한 비밀번호와 이중 인증을 설정한다.

첫 가동 뒤에는 관리 화면의 해시레이트만 보지 말고 벽면 전력계의 소비전력, 흡기와 배기 온도, 풀에서 인정한 작업량을 함께 본다. 장비 화면에 234TH/s가 떠도 풀에서 인정되지 않은 작업이 많거나 자주 끊기면 예상 수입은 줄어든다. 며칠간의 실제 지급액과 전기 사용량을 기록하면 광고에 나온 회수 기간보다 내 설치 장소의 손익이 훨씬 선명해진다.

내 기준에서 설치 여부를 가르는 숫자는 최고 해시레이트가 아니라 전기요금을 뺀 뒤 남는 금액이다. 그 금액이 장비 고장과 난이도 상승까지 견딜 만큼 넉넉하지 않다면, 전원을 켜는 시점부터 리스크를 떠안는 셈이다.

비트코인 채굴기 설치 전 따질 4가지 숫자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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