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사시험을 준비하는 분들과 계획표를 펴 보면, 하루 10시간을 채우겠다는 말보다 ‘지난주에 뭘 틀렸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더 자주 나옵니다. 처음에는 의욕이 넘쳐 강의와 교재를 잔뜩 쌓아두지만, 한 달쯤 지나면 진도만 남고 기억은 흐릿해지는 거죠. 이 시험은 오래 앉아 있는 힘도 필요하지만, 배운 내용을 다시 꺼내 쓰는 습관이 더 중요합니다.
시험 방식부터 계획표에 반영하세요
법무사규칙에 따르면 1차는 객관식, 2차는 주관식 필기시험입니다. 그래서 같은 내용을 공부해도 연습 방식은 달라야 합니다. 1차에서는 제한된 시간에 선지를 구별해야 하고, 2차에서는 쟁점을 떠올려 답안으로 표현해야 하니까요. 1차를 준비하면서 기본 개념을 익힌 뒤 ‘왜 다른 선지는 틀렸는지’ 말로 설명하는 연습을 붙이면, 이후 답안 공부에도 도움이 됩니다.
먼저 대한민국 법원 시험정보의 해당 연도 공고에서 시험일, 접수 기간, 과목과 시험 범위를 확인하세요. 예전 일정표를 그대로 가져와 공부 종료일을 잡는 일이 의외로 많습니다. 달력에는 시험일만 적지 말고 원서 접수와 모의고사 날짜도 함께 표시하는 편이 좋습니다. 일정이 눈에 보여야 남은 시간을 주 단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주간 계획은 공부 시간보다 결과물로 잡으세요
‘월요일 민법 5시간’처럼 시간을 적으면 책상에 앉아 있기만 해도 계획을 지킨 듯한 기분이 듭니다. 대신 ‘민법 한 단원 읽고 기출 20문제 풀기, 틀린 이유 5개 적기’처럼 끝난 흔적이 남는 단위로 잡아보세요. 직장인이라면 평일 2시간, 주말 하루 4시간을 확보한다고 가정하고 한 주에 처리할 양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 숫자는 기준이 아니라 예시입니다. 실제 생활에서 3주 연속 지킬 수 있는 양이 본인의 출발점입니다.
저는 주간 계획에 빈칸을 하루 남겨두는 편입니다. 예상보다 오래 걸린 단원이나 갑자기 생긴 일을 그날 흡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주일 내내 과목과 분량을 꽉 채우면 하루만 밀려도 다음 날부터 계획표 전체가 부담이 됩니다. 하루 공부를 놓쳤다면 다음 날 두 배로 갚으려 하지 말고, 이번 주에 꼭 끝낼 문제 풀이와 복습부터 되살리면 됩니다.
- 새로 배우는 날: 개념을 읽고 바로 짧은 문제로 확인하기
- 다시 보는 날: 책을 덮고 주요 요건이나 절차를 떠올려 적기
- 점검하는 날: 시간을 재고 기출을 풀어 약한 단원 찾기
기출문제는 점수보다 오류의 원인을 보세요
기출을 풀고 채점만 한 뒤 해설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패턴은 흔합니다. 그런데 다음 주에 비슷한 문제가 나오면 또 틀립니다. 이때 필요한 건 두꺼운 오답 노트가 아니라 틀린 이유를 구분하는 일입니다. 개념을 몰랐는지, 비슷한 조문을 섞었는지, 문제의 조건을 놓쳤는지 한 줄로 적어두세요. 이유가 달라지면 처방도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민법 문제에서 요건 자체를 몰랐다면 기본서의 해당 부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요건은 알았는데 예외를 놓쳤다면 관련 선지 두세 개를 나란히 비교하는 편이 빠릅니다. 시간 부족으로 틀렸다면 더 읽는 것보다 제한 시간을 둔 풀이가 필요합니다. 오답을 모두 같은 방식으로 다시 읽으면 공부량은 늘어도 약점은 그대로 남습니다.
주 1회는 그 주에 틀린 문제 중 10개만 다시 풀어보세요. 답을 기억한 문제라도 근거를 설명하지 못하면 아직 익힌 게 아닙니다. 반대로 근거까지 바로 말할 수 있다면 다음 복습 간격을 늘려도 됩니다. 이렇게 해야 자꾸 아는 부분만 반복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교재를 늘리기 전에 회독 방법을 바꾸세요
합격 후기에 나온 교재를 전부 사야 안심된다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기본서 두 권, 강의 세 종류, 문제집 여러 권을 동시에 펼치면 같은 주제를 서로 다른 순서로 읽다가 진도가 끊기기 쉽습니다. 처음에는 과목별로 주력 기본서 한 권과 기출문제집 한 권을 정하고, 설명이 부족한 부분만 다른 자료로 보충하는 편이 관리하기 수월합니다. 개정 법령을 반영했는지, 해설의 근거가 분명한지도 고를 때 확인할 기준입니다.
회독도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속도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첫 번째에는 전체 흐름과 낯선 용어를 잡고, 두 번째에는 기출에서 반복된 부분과 틀린 선지를 중심으로 봅니다. 세 번째부터는 이미 설명할 수 있는 쪽보다 헷갈리는 조건에 시간을 더 씁니다. ‘기본서를 세 번 읽었다’는 횟수보다, 지난주에는 못 풀던 문제를 이번 주에 근거를 들어 풀 수 있는지가 더 믿을 만한 지표입니다.
공부가 무너지는 날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그런 날에도 20분 동안 오답 3개를 다시 보는 최소 분량을 정해두면 다음 날 책을 펴기가 훨씬 쉽습니다. 법무사시험 준비에서 꾸준함은 매일 같은 양을 해내는 능력보다, 흐름이 끊겼을 때 작은 단위로 다시 시작하는 능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