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기 가정용 구매 전 따질 4가지

비트코인 채굴기 가정용 구매 전 따질 4가지

얼마 전 가정용 채굴기를 알아보던 지인이 예상 수익부터 물었다. 나는 먼저 전기요금 고지서를 꺼내 보자고 했다. 채굴 수익은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움직이지만, 전기료는 기계를 켜 둔 만큼 매달 나간다. 집에서 돌릴 생각이라면 수익 계산보다 전력, 소음, 설치 환경을 먼저 숫자로 확인해야 한다.

1. 전기료는 월 2,520kWh부터 계산한다

비트메인이 공개한 앤트마이너 S21의 한 모델은 해시레이트 200TH/s, 소비전력 3,500W다. 3.5kW짜리 기계를 하루 24시간, 30일 돌리면 2,520kWh를 쓴다. 전력량 1kWh당 실제 부담액을 150원으로 가정하면 월 37만 8,000원, 200원이면 50만 4,000원이다. 250원이라면 63만 원까지 올라간다. 이 금액은 채굴기 한 대의 전력량에 가정 단가를 곱한 예시일 뿐, 어느 가정에나 적용되는 전기요금은 아니다.

집의 전기요금은 기존 사용량과 요금 구간, 계절 등에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고지서의 총액을 사용량으로 단순히 나눈 평균 단가보다, 채굴기를 추가했을 때 늘어날 요금을 보는 편이 낫다. 냉방기나 환기팬을 함께 돌린다면 그 소비전력도 더해야 한다. 채굴기에 들어간 전기 대부분은 결국 열로 바뀌므로, 여름에는 열을 밖으로 빼는 비용까지 생길 수 있다.

2. 해시레이트보다 손익분기 수익을 본다

200TH/s는 0.2PH/s다. 위 기계를 하루 돌리면 84kWh를 쓰고, 전력량당 200원을 가정한 전기료는 하루 1만 6,800원이다. 채굴 수익 지표인 해시프라이스로 바꾸면 1PH/s당 하루 8만 4,000원은 벌어야 전기료만 겨우 맞춘다는 뜻이다. 풀 수수료, 냉각 비용, 장비 값은 아직 빠져 있다.

가령 해시프라이스가 1PH/s당 하루 10만 원이라고 가정하자. 0.2PH/s의 하루 매출은 2만 원이다. 여기서 전기료 1만 6,800원과 풀 수수료 2%에 해당하는 400원을 빼면 2,800원이 남는다. 장비와 설치비로 300만 원을 썼다면 이 수익이 하루도 빠짐없이 유지돼도 회수에 약 1,071일이 걸린다. 두 금액은 현재 시세나 실제 판매가가 아닌 계산 예시다.

사실 채굴 수익은 고정 월급처럼 들어오지 않는다. 해시레이트를 유지해도 비트코인 가격, 거래 수수료, 네트워크 난이도가 바뀌면 같은 하루의 매출이 달라진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난이도는 2,016블록마다 조정된다. 장비 판매 페이지의 예상 수익 한 장만 보고 몇 년 뒤 회수일까지 확정하는 건 무리다.

광고

3. 콘센트와 소음이 설치 장소를 가른다

3,500W를 220V로 나누면 계산상 약 15.9A다. 실제 설치에서는 기동 상태, 배선, 차단기와 같은 회로에 연결된 다른 기기까지 확인해야 한다. 비트메인의 S21 안내에도 전원 입력 조건이 따로 명시돼 있다. 멀티탭에 꽂고 며칠 시험해 보는 식으로 판단할 전력이 아니다. 설치 전에 해당 회로가 연속 운전에 맞는지 전기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게 비용 계산만큼 중요하다.

소음도 숫자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냉각팬은 밤에도 돌아가고, 더운 방에서는 열을 빼기 위해 환기를 늘려야 한다. 문을 닫아 소리를 줄이면 흡기와 배기가 막힐 수 있다. 아파트라면 침실과 이웃집까지 소리가 전달되는지, 배출한 열이 다시 흡입구로 들어오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설치 공간이 없어서 가동 시간을 줄이면 앞서 계산한 월 매출도 그만큼 줄어든다.

4. 장비 값은 보수적인 시나리오로 회수한다

중고 채굴기가 싸게 보여도 가격만 비교하면 놓치는 게 많다. 같은 해시레이트라도 전력 효율이 낮으면 매일 전기료 차이가 쌓인다. 구매 전에는 다음 수치를 한 화면에 놓고 계산한다.

  • 기기 실측 해시레이트와 벽면 기준 소비전력
  • 우리 집 사용량에 기기를 더했을 때 늘어나는 전기요금
  • 채굴 풀 수수료와 예상 가동률
  • 배송·설치·환기 비용을 포함한 초기 지출
  • 매출이 20% 줄거나 전기료가 오를 때의 월 손익

특히 회수 기간이 길게 나오는 장비는 고장이나 난이도 상승에 취약하다. 2024년 반감기 뒤 블록당 신규 발행량은 3.125BTC가 됐다. 다음 반감기를 포함한 긴 기간을 오늘의 매출로 그대로 계산할 수는 없다. 내 기준에서 가정용 채굴기는 예상 수익이 플러스라는 이유만으로 사기 어렵다. 전기료와 열을 감당할 공간이 있고, 수익이 줄어드는 경우에도 버틸 수 있을 때 비로소 구매 숫자를 다시 본다.

비트코인 채굴기 가정용 구매 전 따질 4가지 - 요약
광고

댓글 0

평가를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모두 ID로 로그인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