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1TB를 고르려다 용량보다 먼저 본 것들

SSD1TB를 고르려다 용량보다 먼저 본 것들

얼마 전 노트북에서 사진을 옮기려는데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는 알림이 떴다. 오래된 파일을 지워도 며칠 지나면 또 같은 알림이 나왔다. SSD1TB를 사면 해결될 것 같아 제품을 찾기 시작했는데, 막상 목록을 보니 같은 1TB라도 모양과 연결 방식이 제각각이었다. 용량부터 고를 일이 아니었다.


내 노트북에 들어가는 SSD부터 찾았다


처음엔 얇고 길쭉한 제품이 전부 같은 M.2 SSD인 줄 알았다. 그런데 M.2는 주로 제품의 모양과 크기를 가리키고,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은 SATA와 NVMe로 나뉠 수 있다. 삼성전자 설치 안내에도 두 제품의 연결 부위가 다르게 표시돼 있다.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바로 주문하면 곤란한 이유다.


나는 노트북 모델명을 확인한 뒤 제조사 사양에서 저장 장치 항목을 먼저 찾았다. M.2 슬롯이 있는지, NVMe를 지원하는지, 2280처럼 길이 조건이 적혀 있는지를 차례로 봤다. 2280은 폭 22mm, 길이 80mm를 뜻한다. 데스크톱이라면 메인보드 설명서에서 빈 슬롯과 지원 방식을 확인하는 편이 빠르다. 슬롯이 이미 사용 중이라면 새 SSD를 추가할지, 기존 것을 교체할지도 여기서 갈린다.


2.5인치 SATA SSD도 후보에서 빼지 않았다. 오래된 노트북에는 이쪽이 맞을 수 있고, 데스크톱에서는 남는 연결 공간을 활용하기도 좋다. 숫자로 적힌 최고 속도는 NVMe 쪽이 높지만, 문서와 사진을 보관하려는 내 용도에서는 연결 가능 여부가 훨씬 먼저였다.


1TB를 샀는데 왜 931GB로 보일까


상품 이름의 1TB를 보고 컴퓨터에도 정확히 1,000GB가 표시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 부분은 킹스톤 안내를 읽고 이해했다. 제조사는 1TB를 1조 바이트로 표시하지만, 윈도에서는 이를 1,024 단위로 계산해 약 931GB로 보여준다. 같은 바이트 수를 서로 다른 단위로 읽은 결과다. 포맷이나 기기별 설정 때문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조금 더 달라질 수도 있다.


그 숫자를 알고 나니 내가 필요한 용량도 다시 셀 수 있었다. 사진과 영상 폴더, 자주 쓰는 프로그램, 지금 쓰는 드라이브의 사용량을 따로 확인했다. 예를 들어 현재 500GB 드라이브에서 430GB를 쓰고 있다면 1TB로 옮긴 뒤 공간은 꽤 늘어난다. 반면 원본 영상이 매달 100GB씩 쌓인다면 1TB도 예상보다 빨리 찰 수 있다. 지금 부족한 양만 볼 게 아니라 앞으로 들어올 파일까지 생각해야 했다.


또 저장 공간을 빈틈없이 채우는 계획은 피했다. 다운로드 중인 파일이나 프로그램 업데이트에도 자리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남은 공간을 계속 계산하며 쓰고 싶지 않았다. 1TB라는 숫자 하나보다 내 파일이 얼마나 빨리 늘어나는지가 선택에 더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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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숫자보다 사용 장면을 떠올렸다


상품 설명에는 초당 읽기·쓰기 속도가 크게 적혀 있다. 처음엔 숫자가 높은 제품을 사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내가 자주 하는 일은 브라우저를 켜고 사진을 찾아 옮기는 정도다. 큰 영상 파일을 매일 복사하거나 편집하는 사람과 필요한 성능이 같을 리 없다.


그래서 제품을 볼 때는 최고 속도 옆의 조건도 확인했다. 제품마다 보증 기간과 쓰기 수명 표기가 다르고, 긴 파일을 계속 옮길 때의 속도가 최고 속도와 같다고 보장되지는 않는다. 내 컴퓨터의 연결 규격이 제품 성능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도 봐야 한다. 빠른 제품을 사더라도 컴퓨터가 지원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속도를 그대로 얻을 수는 없다.


외장 SSD로 쓸 생각이라면 한 가지가 더 붙는다. SSD뿐 아니라 외장 케이스와 컴퓨터의 USB 연결 방식도 전송 속도에 영향을 준다. 내부 장착용 제품을 외장 케이스에 넣어 쓸지, 완제품 외장 SSD를 살지부터 정하면 제품 목록이 한결 좁아진다.


교체 전에 파일 옮길 방법을 먼저 정했다


구매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 가장 오래 붙잡고 있었던 건 설치 후 작업이었다. 기존 SSD를 빼고 새것을 넣으면 예전 파일과 운영체제가 저절로 따라오지 않는다. 빈 슬롯에 추가하는 경우와 하나뿐인 슬롯의 SSD를 교체하는 경우도 준비가 다르다.


나는 먼저 중요한 사진과 문서를 별도 저장 장치에 복사하고, 복사본이 열리는지 확인하는 순서로 생각했다. 그다음 기존 드라이브를 새 드라이브에 복제할지, 운영체제를 새로 설치하고 필요한 파일만 가져올지 정하면 된다. 복제를 택한다면 두 드라이브를 동시에 연결할 방법과 현재 사용 중인 데이터 양을 확인해야 한다. 새 SSD가 아직 컴퓨터에 표시되지 않을 때도 있으니, 장착과 초기화 단계를 구분해서 보는 게 좋다.


SSD1TB를 찾기 시작할 때는 큰 용량 하나면 답이 나올 줄 알았다. 실제로 내 선택을 좁혀 준 건 노트북 사양, 지금 쓰는 공간, 파일이 늘어나는 속도였다. 저장 공간 부족 알림이 반갑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무엇을 사야 하는지보다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먼저 알게 됐다.

SSD1TB를 고르려다 용량보다 먼저 본 것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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