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사이트가 갑자기 열리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서버는 정상이고 웹서버 오류 기록에도 특이한 게 없었다. 확인해 보니 도메인 등록 기간이 끝나 있었다. 운영자는 서버와 백업을 챙겼지만, 갱신 알림을 받던 퇴사자의 메일 주소는 그대로 둔 상태였다.
도메인 만료는 서버 장애와 겉모습이 비슷하다. 방문자는 접속이 안 되고, 운영자는 먼저 서버를 재시작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이때 필요한 일은 서버 설정을 바꾸는 게 아니다. 등록 상태와 DNS가 어디를 가리키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접속 장애가 나면 등록 상태부터 확인한다
첫 순서는 도메인을 구입한 등록업체의 관리 화면이다. 만료일, 현재 상태, 갱신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관리 화면에 접속할 수 없다면 등록 당시 결제 내역과 갱신 안내 메일을 찾아 업체와 계정부터 특정해야 한다. 호스팅업체와 도메인 등록업체가 다를 수 있으니 서버 요금이 정상 결제됐다는 사실만으로 도메인 상태를 판단하면 안 된다.
다음으로 DNS 조회 결과를 본다. 이름이 아예 조회되지 않는지, 등록업체의 만료 안내 화면으로 연결되는지, 원래 서버 주소가 반환되는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진다. 원래 서버 주소가 반환되는데 웹 페이지만 실패한다면 웹서버, 인증서, 방화벽을 확인한다. DNS가 바뀌었다면 서버를 재시작해도 방문자가 도착하는 곳은 달라지지 않는다.
메일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웹 접속만 보고 복구를 끝내면 업무 메일 장애를 놓치기 쉽다. 도메인에 연결된 메일 수신 설정이 살아 있는지, 외부에서 보낸 시험 메일이 실제 사서함에 도착하는지 확인한다. 주문 알림이나 비밀번호 재설정 메일이 걸린 사이트라면 이 확인이 더 급하다.
만료 후 며칠까지 되찾을 수 있는지는 다르다
만료일이 지났다고 그날 바로 누구나 다시 등록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반대로 며칠은 무조건 안전하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갱신 유예기간과 복구 비용은 도메인 종류와 등록업체의 약관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업체는 만료 직후 서비스를 멈추거나 안내 화면으로 돌릴 수 있다.
일반 최상위 도메인에서는 삭제 뒤 30일의 복구기간과 그다음 5일의 삭제 대기기간이 적용되는 경우가 있다. ICANN도 이런 등록 수명주기를 안내한다. 다만 이 숫자를 ‘만료일부터 35일간 갱신 가능’으로 계산하면 틀린다. 삭제가 언제 이뤄지는지부터 다르고, 삭제 대기 상태에 들어가면 기존 등록자가 복구할 수 없다. 국가 도메인은 규칙이 또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만료를 발견하면 관리 화면에서 갱신 또는 복구 버튼이 있는지 바로 확인한다. 버튼이 없으면 등록업체에 현재 단계, 복구 가능 기한, 총비용을 문의한다. 복구 수수료가 붙는 단계에서는 단순 연장보다 비용이 커질 수 있다. 이미 다른 사람에게 재등록된 상태라면 서버 백업이 있어도 그 도메인의 통제권까지 되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갱신 결제 뒤에는 접속과 메일을 따로 검증한다
결제 완료 화면은 작업의 끝이 아니다. 관리 화면의 새 만료일이 실제로 연장됐는지 먼저 본다. 이어서 네임서버 설정과 웹 연결 주소, 메일 수신 설정을 만료 전 기록과 비교한다. 등록업체가 만료 중 연결 대상을 바꿨다면 결제 이후 원래 값으로 돌아왔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DNS 정보가 바뀌었다면 이용자마다 정상화 시점이 다를 수 있다. 이전 조회 결과가 일정 시간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 기기에서 열린다는 사실만으로 전체 복구를 선언하지 말고, 다른 네트워크에서도 웹 접속과 메일 송수신을 확인한다. 오래된 정보를 빨리 바꾸겠다며 DNS 설정을 연달아 수정하면 오히려 무엇이 원인인지 추적하기 어려워진다.
운영 중이던 사이트가 다른 화면으로 연결된 적이 있다면 인증서와 외부 서비스 연결도 점검한다. 특히 결제, 로그인, 메일 발송처럼 도메인 이름을 기준으로 동작하는 기능은 첫 화면보다 늦게 이상이 드러난다. 장애가 시작된 시간, 갱신 시간, 실제 정상화 시간을 기록해 두면 누락된 주문이나 메일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자동 갱신보다 중요한 것은 확인할 사람이다
도메인을 여러 개 운영한다면 목록 한 장만 있어도 사고가 줄어든다. 도메인별 등록업체, 만료일, 담당자, 자동 갱신 여부, 결제수단의 유효기간을 기록한다. 만료 30일 전과 7일 전에는 담당자가 직접 상태를 확인하도록 일정에 넣는다. 이 시점은 등록 규칙이 아니라 운영상의 여유를 확보하기 위한 기준이다.
자동 갱신도 켜 둘 만하다. 다만 카드 만료, 결제 실패, 계정 잠금, 알림 메일 누락이 겹치면 자동 설정만으로는 막지 못한다. 갱신 후 새 만료일을 확인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 회사 소유 도메인을 개인 계정이나 개인 메일에만 묶어 두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서버 백업은 파일과 데이터를 되살리지만, 잃어버린 도메인 등록 권한까지 복구하지는 못한다. 제가 운영할 때 도메인 만료일을 서버 점검표에 넣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값비싼 서버로 옮기는 것보다 연간 몇 번의 등록 상태 확인이 장애를 더 확실하게 막는 경우가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