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고종욱 승부처 대타 기용 논란이 남긴 장면

KIA 고종욱 승부처 대타 기용 논란이 남긴 장면

지난 9월 2일 KIA와 NC의 경기를 보다가 9회초에 잠깐 멈칫했다. 2대2, 2사 1·2루. 고종욱의 타순이 돌아왔는데 KIA 벤치가 움직이지 않았다. ‘고종욱 대타 기용 논란’이라고 부르지만, 정확히는 대타로 쓸 생각이었다던 고종욱을 선발로 내고 승부처에서도 교체하지 않은 선택이 쟁점이었다.

대타로 불러올린 선수가 왜 2번 지명타자였을까

고종욱은 9월 1일 약 석 달 만에 1군에 복귀했다. 이범호 감독은 복귀 당시 대타 기용을 이야기했지만, 다음 날 NC전에는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전날 2번을 맡았던 이호연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사정이 있었다. 박재현과 김도영 사이에 왼손 타자를 배치해 타선의 연결을 기대한 선택으로 읽힌다.

기대할 만한 근거도 있었다. 2025년 6월 고종욱은 대타로 8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2026년 8월 말 퓨처스리그에서는 41경기 타율 0.336, 5홈런을 남겼고, 8월 29일에는 만루홈런도 쳤다. 벤치가 그의 방망이에 다시 기회를 주고 싶었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숫자들이다.

다만 두 기록을 그대로 9월 2일의 타격감으로 옮길 수는 없다. 지난해 대타 성적은 지난해 것이고, 퓨처스리그에서 잘 맞은 공이 곧바로 1군 투수의 공에도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복귀 직전 1군에서는 6월 12일 이후 타석에 서지 못했다. 감독이 가진 훈련 정보는 밖에서 다 알 수 없지만, 팬이 볼 수 있는 자료만 놓고 보면 기대와 불확실성이 함께 있었다.

9회초 2사 1·2루에서 멈춘 선택

경기 흐름은 선명했다. 나성범의 솔로홈런으로 앞서간 KIA는 4회 역전을 허용했고, 7회 김호령의 희생플라이로 2대2를 만들었다. KBO 경기 기록에 따르면 선발 시라카와는 6이닝 2실점, 전상현과 곽도규는 7·8회를 실점 없이 막았다. KIA가 9회초 한 점을 먼저 내면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는 판이었다.

그 기회를 김호령이 중전안타로 열었다. 김태군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지만 하주석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NC는 박재현을 고의4구로 내보내고 고종욱을 상대했다. 그날 앞선 네 타석에서 안타가 없던 타자에게, 주자 둘을 둔 가장 무거운 타석이 돌아온 셈이다.

여기서 대타를 냈어야 한다는 의견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안타 하나가 결승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고, 고종욱은 이미 네 번의 타석에서 출루하지 못했다. 반대로 감독은 퓨처스리그의 타격감과 고종욱의 대타 경험을 믿었을 수도 있다. 실제 대기 중이던 타자 가운데 누가 당시 상대 투수 전사민에게 더 나은 선택이었는지는 그 선수의 몸 상태까지 알아야 판단할 수 있다. 대타를 냈다면 반드시 점수가 났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결과는 유격수 땅볼이었다. 전사민의 다섯 번째 공을 고종욱이 쳤지만, KIA의 공격은 거기서 끝났다. 고종욱은 이날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앞선 네 타석의 내용과 마지막 타석의 중요도가 겹치면서 교체하지 않은 결정이 더 크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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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가리키는 것은 한 타석보다 넓다

KIA는 이날 안타 6개와 볼넷 5개를 얻었고, NC 실책도 3개 나왔다. 그런데 득점은 나성범의 홈런과 김호령의 희생플라이로 만든 2점뿐이었다. 7회 무사 2·3루에서 동점만 만든 뒤 추가점을 내지 못한 장면도 있었다. 9회 고종욱 타석만 떼어 놓으면 경기 내내 쌓인 득점 기회 손실이 가려진다.

9회말에는 또 다른 흐름이 기다렸다. 이의리가 선두타자 안타와 볼넷을 허용한 뒤 2사를 잡았지만, 다시 볼넷을 내주며 만루가 됐다. 김형준에게도 볼 두 개가 이어지자 KIA는 성영탁으로 투수를 바꿨다. 성영탁이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NC가 3대2로 이겼다. KIA의 그 시점 NC전 상대 전적은 2승 9패가 됐다.

그래서 이 경기를 ‘고종욱 때문에 졌다’고만 읽으면 아쉽다. 선발 2번 타순에서 고종욱을 계속 믿은 판단은 되짚을 만하다. 동시에 앞선 득점 기회, 9회말의 제구 난조도 같은 경기 안에 있었다. 내가 오래 기억할 장면은 땅볼 하나보다 벤치가 끝까지 타자를 바꾸지 않은 순간이다. 그 선택에 어떤 계산이 있었는지, 다음 비슷한 승부처에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움직일지 궁금해진다.

KIA 고종욱 승부처 대타 기용 논란이 남긴 장면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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