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담할 때 “월급이 없으니 기초연금은 당연히 나오겠죠”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예금이나 집, 배우자의 소득을 넣고 다시 계산하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기초연금 수급자격 모의계산은 시작하기 전에 탈락할 수 있는 조건부터 확인해야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1. 나이와 직역연금부터 확인하세요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이면서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사람이 대상입니다. 2026년 선정기준액은 단독가구 월 247만 원, 부부가구 월 395만 2,000원입니다. 여기서 비교하는 금액은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이 아니라 소득과 재산을 함께 반영한 ‘소득인정액’입니다.
공무원·사립학교교직원·군인·별정우체국직원 등의 직역연금 수급권자와 그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복지로 안내에는 일부 특례·예외 대상이 있으므로, 해당 경력이 있다면 모의계산 결과만 보고 포기하지 말고 국민연금공단에 적용 여부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반면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제외되지는 않습니다.
2. 부부라면 한 사람의 소득만 넣으면 안 됩니다
기초연금은 부부 중 한 사람만 신청해도 부부가구 기준으로 소득과 재산을 살핍니다. 배우자가 아직 65세가 되지 않았거나 따로 소득이 있더라도 배우자 정보를 빠뜨리면 예상 결과가 실제 심사와 멀어질 수 있습니다. 주민등록상 주소만 보고 단독가구라고 판단하지 말고 혼인 관계와 배우자 자료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선정기준액과 실제 지급액도 다릅니다. 2026년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은 단독가구 월 최대 34만 9,700원입니다. 부부가 모두 받으면 각각 20%가 감액되어 두 사람의 최대 합계는 월 55만 9,520원입니다. 국민연금 수령액이나 소득 수준에 따라 실제 금액이 더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모의계산에서 수급 가능성이 보인다고 최대액을 가계 예산에 바로 넣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3. 월급과 재산은 계산 방식이 다릅니다
일해서 버는 돈
2026년에는 상시근로소득에서 월 116만 원을 먼저 공제하고, 남은 금액에 30%를 추가로 공제합니다. 예를 들어 상시근로소득이 월 200만 원이라면 근로소득 평가액은 단순 계산으로 58만 8,000원입니다. 월급 200만 원을 그대로 입력해 대상이 아니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사업소득,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소득 등은 별도로 반영되므로 소득 종류도 정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집과 예금, 빚
재산은 금액 전부를 매달 버는 돈처럼 잡지 않습니다. 일반재산에는 지역별 기본재산액을 적용하고, 금융재산에는 2,000만 원 공제가 적용됩니다. 공제와 인정되는 부채를 반영한 뒤 남은 재산을 연 4%의 비율로 월 소득으로 환산합니다. 예컨대 다른 재산과 부채가 없고 금융재산만 5,000만 원이라면, 2,000만 원 공제 후 3,000만 원의 월 환산액은 약 10만 원입니다. 실제 심사에서는 예금 외의 재산과 소득도 함께 보므로 이 숫자만으로 수급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집값은 본인이 예상한 매매가격을 그대로 적기보다 모의계산 화면에서 요구하는 평가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전세보증금, 토지, 자동차, 보험도 누락하기 쉽습니다. 대출은 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모두 차감되는 게 아닙니다. 인정되는 부채인지 확인할 자료를 준비해야 실제 조사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4. 모의계산 결과와 신청 결과가 다른 이유
복지로에서 ‘복지서비스 모의계산’의 기초연금 항목을 선택하면 가구와 소득·재산 정보를 입력해 예상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입력 전에는 본인과 배우자의 근로·사업·연금소득, 주택과 임차보증금, 예금·보험, 차량, 대출 잔액을 한 번에 모아두는 게 좋습니다. 특히 배우자 명의 재산이나 오래된 보험을 빠뜨린 채 계산하면 결과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나옵니다.
복지로도 모의계산은 입력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참고 결과이며, 정확한 선정 여부는 신청 뒤 공적자료 조사로 결정된다고 안내합니다. 경계선에 걸린 경우에는 입력값을 다시 확인하고 신청까지 진행하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기준액보다 조금 낮게 나왔다고 수급이 확정된 것으로 받아들여서도 안 됩니다. 재산 평가액이나 소득 자료가 본인이 기억한 금액과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신청 시기와 서류를 놓치지 마세요
기초연금은 공모사업처럼 한 번의 모집 마감일이 있는 제도가 아닙니다. 만 65세 생일이 속한 달의 한 달 전 첫날부터 신청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1월에 만 65세가 된다면 10월 1일부터 접수할 수 있습니다. 신청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국민연금공단 지사 또는 복지로에서 가능합니다.
방문 전에는 신분증과 본인 명의 계좌 정보를 챙기고, 임대차계약이나 대출이 있다면 관련 증빙을 준비하세요. 신청서와 소득·재산 신고서, 금융정보 등 제공 동의서는 접수 과정에서 안내받습니다. 배우자가 있다면 동의 절차에 필요한 사항도 미리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상황에 따라 추가 서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접수라면 국민연금공단 1355 또는 행정복지센터에 먼저 확인하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번 계산에서 기준을 넘었다면 사정이 바뀌었을 때 다시 확인할 여지는 있습니다. 신청할 때 ‘수급 희망 이력 관리’도 함께 요청하면, 이후 수급 가능성이 예상될 때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상담에서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최대 지급액보다 빠뜨린 소득과 재산이 없는지입니다. 그 한 칸이 실제 결과를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