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물든 사색정원

두물머리 물든 사색정원

2026년 가을, 양평 두물머리와 세미원이 서로 다른 생각과 색을 품은 정원으로 이어졌다. 제14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두물머리 사색’을 주제로 열렸다. 사색은 생각을 뜻하는 ‘思索’과 네 가지 색을 의미하는 ‘四色’을 함께 담은 표현이다.

지난해 평택에서 개최된 박람회는 올해 양평의 대표적인 자연 명소인 두물머리와 세미원으로 무대를 옮겼다. 물과 식물이 어우러진 세미원의 경관부터 여러 전시 정원이 자리한 두물머리까지, 관람 동선마다 각기 다른 정원의 분위기가 펼쳐졌다.

세미원에서 시작된 정원 산책

세미원에는 초청정원과 교류정원, 테마정원이 조성됐다. 기존 수변 경관과 식물을 살린 정원뿐 아니라 박람회를 위해 새롭게 마련된 공간도 관람객을 맞았다. 물가의 풍경과 정원 디자인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세미원 고유의 환경이 더욱 또렷하게 드러났다.

‘세미원 속 세미원’과 ‘온실의 쉼표’는 각각의 구성과 분위기로 시선을 모았다. 식물과 시설물이 만들어 낸 장면은 그림 속 풍경처럼 이어졌고, 관람객들은 정원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공간마다 달라지는 인상을 살펴봤다.

용두당간 분수도 눈에 띄는 공간 가운데 하나였다. 고려시대 용두당간을 모티브로 삼은 이곳에는 용머리 형상의 분수가 설치돼 역사적 소재를 정원 공간 안에서 보여줬다. 자연 요소와 전통적 형상이 함께 놓이면서 다른 정원과 구별되는 장면을 만들었다.

두물머리에 펼쳐진 열 개의 정원

세미원에 이어 두물머리에는 작가정원 5곳과 상상정원 5곳을 비롯한 다양한 전시 정원이 마련됐다. 각 정원은 서로 다른 주제와 디자인을 토대로 구성됐다. 식물을 놓는 방식과 공간을 구분하는 방법에 따라 분위기도 뚜렷하게 달라졌다.

같은 박람회 안에서도 정원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이 만들어졌다. 관람객들은 여러 정원을 차례로 둘러보며 자신에게 인상적인 공간을 찾아볼 수 있었다. 식물의 배치와 돌의 위치, 정원을 둘러싼 공간의 형태를 비교해 보는 것도 현장을 살펴보는 한 방법이었다.

특히 다섯 곳의 상상정원은 정원에 담긴 생각과 이야기를 보여줬다. 각각의 정원은 서로 다른 주제를 다뤘지만, 식물과 돌, 공간의 형태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작품의 겉모습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원이 전달하려는 이야기를 짚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두물머리의 자연 풍경 속에 배치된 전시 정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주제를 드러냈다. 관람객들은 정원 사이를 이동하며 형태와 색의 차이를 살폈고, 가을 하늘과 푸른 정원이 맞닿은 공간에서는 계절의 정취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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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미래를 다룬 컨퍼런스

박람회에서는 정원 전시와 함께 정원문화 컨퍼런스도 진행됐다. 컨퍼런스의 주제는 ‘사색의 정원, 함께 그리는 미래’였다. 정원을 감상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식물과 관리, 생활과 산업을 아우르는 여러 논의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현장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정원 식물과 지속 가능한 관리 방안이 다뤄졌다. 일상 속 정원의 의미와 전통·현대 정원의 모습, 정원작가로 성장하는 과정, 정원문화산업의 미래도 주요 주제로 제시됐다.

정원을 조성하는 일부터 오래 관리하고 문화로 확장하는 과정까지 폭넓은 주제가 한자리에서 이어졌다. 전시 정원을 직접 보는 경험과 관련 논의를 함께 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성됐다.

생활 속 원예로 이어진 전시 부스

전시·판매 부스에는 정원 관련 도서와 화분, 원예용품 등이 마련됐다. 박람회에서 정원을 감상한 뒤 집이나 생활 공간에서 식물을 가꾸는 데 관심을 둔 관람객도 관련 물품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정원에 관한 정보를 담은 책부터 식물을 심을 수 있는 화분과 관리에 필요한 원예용품까지 여러 품목이 전시됐다. 대규모 정원에서 만난 관심을 일상적인 식물 가꾸기로 이어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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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식물이 만든 양평의 가을

이번 박람회의 특징은 세미원과 두물머리의 기존 자연경관에 여러 형태의 정원을 더했다는 점이다. 세미원에서는 물과 식물이 어우러진 풍경 위에 정원 디자인이 놓였고, 두물머리에서는 작가정원과 상상정원이 정원에 담긴 생각과 표현을 보여줬다.

2026년에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세미원의 연꽃이 시든 모습도 나타났다. 다만 푸른 정원과 가을 하늘, 서로 다른 주제로 꾸며진 전시 공간은 박람회장을 채웠다. 현장에서는 계절의 변화와 다양한 정원 구성을 함께 관찰할 수 있었다.

세미원에서 두물머리로 이어지는 구간은 수변 경관과 식물, 전시 정원을 차례로 만나는 흐름을 만들었다. 관람객들은 정원마다 머물며 구성을 살피거나 천천히 걸어 다음 공간으로 이동했다. 자연 명소의 풍경과 박람회 정원이 겹쳐지며 양평의 가을을 보여주는 장면이 이어졌다.

경기도 곳곳으로 이어지는 정원문화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2010년 시작된 뒤 경기도 여러 지역을 순회하며 열렸다. 지역마다 지닌 정원 자원을 바탕으로 정원문화를 알리고, 관련 공간을 확장하는 흐름을 이어왔다.

평택에서 양평으로 이어진 박람회는 2027년 가평 자라섬 일대로 무대를 옮길 예정이다. 제15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서는 자라섬의 풍경과 정원이 어떤 모습으로 어우러질지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두물머리 물든 사색정원
두물머리 물든 사색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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