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실 이사 견적을 보다 보면 같은 1톤 차량인데도 금액이 크게 다를 때가 있습니다. 12년 동안 견적을 중개하며 확인한 차이는 대개 차값보다 작업 범위에 있었습니다. 한 업체는 책상 분해와 새 사무실 재배치까지 넣고, 다른 업체는 상차와 운송만 적습니다. 숫자만 나란히 놓으면 싼 쪽이 눈에 들어오지만, 그 견적서로 이사를 끝낼 수 있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1톤에 실릴 짐인지 먼저 확인하세요
1톤사무실이사라고 해서 차량 한 대면 무조건 끝나는 건 아닙니다. 책상과 의자 몇 개보다 부피 큰 파티션, 서류가 가득 든 캐비닛, 복합기가 적재 공간을 빨리 차지합니다. 직원 네 명이 쓰는 사무실이라도 책상 구조와 보관 서류 양에 따라 한 번에 싣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큰 가구를 처분하고 개인 짐을 미리 상자에 담았다면 작업량이 줄어듭니다.
견적을 요청할 때는 책상·의자·캐비닛·파티션의 수량과 대략적인 크기, 상자 예상 개수를 적어 보내세요. 짐이 있는 공간을 전체적으로 찍은 사진과 큰 물건의 개별 사진도 필요합니다. 같은 사진을 각 업체에 보내야 비교가 됩니다. 전화로 ‘작은 사무실이에요’라고만 말하면 업체마다 전혀 다른 짐을 떠올립니다.
특히 차량 한 대에 짐이 다 들어가지 않을 때 어떻게 처리하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한 번 더 왕복하는지, 차량을 추가하는지, 그 비용은 얼마인지 견적서에 적어 달라고 하세요. 출발지와 도착지가 가까워도 두 번째 운행에는 인력과 시간이 더 들어갑니다.
운송비보다 작업 항목을 먼저 맞춰 보세요
견적서에는 최소한 차량 대수, 작업 인원, 포장 범위, 가구 분해·조립, 상차·하차, 도착지 배치가 구분돼 있어야 합니다. ‘1톤 사무실 이사 일체’처럼 한 줄로 적혀 있으면 현장에서 서로 다른 말을 하기 쉽습니다. 박스와 완충재를 누가 준비하는지, 사용한 자재를 누가 회수하는지도 확인할 항목입니다.
예를 들어 A 견적이 28만 원, B 견적이 43만 원이라고 합시다. 이는 시세가 아니라 비교를 위한 예시입니다. A는 직원이 짐을 포장하고 운반팀은 차량에 싣고 내려주기만 하는 조건, B는 파티션 분해와 책상 조립, 지정 자리 배치까지 포함한 조건이라면 같은 서비스를 비교한 게 아닙니다. 직원이 포장과 설치에 쓸 시간까지 생각하면 판단이 달라집니다.
컴퓨터와 모니터도 범위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케이블 분리와 재연결, 모니터 포장, 전원 확인은 별개의 작업일 수 있습니다. 업무용 데이터는 이사 전에 백업하고, 케이블과 장비에 자리 번호를 붙여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운반업체가 네트워크 설정이나 프로그램 복구까지 해준다고 짐작해서는 안 됩니다.
추가금은 건물 조건에서 자주 생깁니다
현장에서 금액이 달라지는 대표적인 지점은 주차 위치와 운반 동선입니다. 차량이 건물 앞에 설 수 있는지,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계단을 써야 하는 층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출발지와 도착지 조건을 모두 알려야 합니다. 한쪽만 엘리베이터가 있어도 다른 쪽에서 계단 운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엘리베이터 사용 예약 시간과 관리실의 이사 작업 허용 시간
- 건물 앞 주차 가능 여부와 차량에서 출입구까지의 거리
- 계단 운반, 사다리 장비, 긴 거리 운반의 추가 비용 기준
- 야간·주말 작업, 대기 시간, 추가 왕복의 비용 기준
- 폐기할 가구의 반출·처리 포함 여부
사무실 건물은 작업 가능한 시간이 정해져 있거나 엘리베이터 보호 작업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관리실에 먼저 확인한 뒤 업체에 전달하세요. ‘추가 비용이 있을 수 있음’이라는 문구만 받아두지 말고, 어떤 상황에서 얼마가 붙는지 항목별로 적어 달라고 해야 합니다. 조건을 미리 알렸는데도 현장에서 새 비용을 요구한다면, 바로 동의하기 전에 최초 견적과 달라진 작업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는 파손 대응까지 적어 두세요
견적이 마음에 들어도 작업 날짜와 시작 시간, 인원, 차량, 총액, 포함 작업을 문자나 견적서로 남기세요. 선금이 있다면 지급 시점과 취소 시 처리 조건도 확인해야 합니다. 말로만 약속한 ‘책상 재조립’은 이사 당일 담당자가 바뀌면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파손이 걱정되는 물건은 작업 전 상태를 사진으로 남기고 업체에도 알려주세요. 복합기나 유리 파티션처럼 취급에 주의가 필요한 물건은 특히 그렇습니다. 작업 후에는 가구의 흔들림, 서랍 작동, 모니터 외관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손상이 보이면 물건과 주변 포장 상태를 찍고, 언제 어떤 작업 중 발견했는지 기록해 업체에 보수 또는 배상 방법과 답변 기한을 요청하세요. 협의가 잘되지 않을 때는 계약 내용과 사진, 대화 기록을 모아 한국소비자원 상담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1톤사무실이사 견적을 볼 때 가장 낮은 숫자보다 이사 당일 누가 어디까지 일하는지가 분명한 견적을 높게 봅니다. 빠진 항목을 채워 같은 조건으로 비교하면, 싼 견적이 정말 싼지 그제야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