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네일숍에서 손톱을 다듬던 손님이 휴대폰 화면을 내밀었어요. “이 중에 어떤 마스카라가 덜 번질까요?” 네일 이야기를 하다가도 이런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손을 자주 씻는 직업이라 저 역시 화장이 오래 버티는지, 지울 때 힘이 얼마나 드는지에 눈이 가거든요. 올리브영 마스카라 추천을 부탁받으면 저는 인기 순위보다 먼저 평소 눈가가 번지는지, 속눈썹 컬이 처지는지부터 물어요.
잘 버티는 제품이 모두에게 편한 건 아니에요
마스카라는 바른 직후보다 몇 시간 뒤 모습이 더 중요합니다. 눈두덩에 유분이 많은 분은 오후에 눈 밑이 거뭇해지기 쉽고, 속눈썹이 아래로 향한 분은 번짐보다 컬이 풀리는 게 고민이죠. 반대로 지울 때마다 눈가를 오래 문지른다면 강한 지속력만 보고 고르기 어렵습니다. 오래 가는 제품도 내 세안 습관과 맞아야 손이 자주 가요.
그래서 매장에서 고를 때는 ‘풍성해 보이는가’보다 ‘내가 원하는 한 가지를 잘하는가’를 먼저 봅니다. 자연스러운 길이, 또렷한 컬, 습한 날의 유지력, 편한 세안. 이 네 가지 중 우선순위를 정하면 진열대 앞에서 덜 헤매게 됩니다.
눈매와 하루 일정에 맞춰 고른 네 가지
- 자연스럽게 길어 보이고 싶다면 롬앤 한올 픽스 마스카라. 올리브영에서 L01 롱 블랙과 V01 볼륨 블랙을 판매하고 있어요. 속눈썹이 짧아 보이는 게 고민이라면 L01부터, 숱이 적어 보여 또렷함을 더하고 싶다면 V01부터 살펴볼 만합니다. 같은 제품군이라도 롱과 볼륨의 목표가 달라서 이름만 보고 집으면 원하는 인상과 어긋날 수 있어요.
- 컬이 금방 내려앉는다면 에뛰드 컬 픽스 마스카라. 기본 블랙과 브라운 외에 가닥 볼륨, 가닥 롱래쉬 옵션도 확인됩니다. 속눈썹이 아래로 곧게 뻗었다면 먼저 뷰러로 뿌리부터 무리 없이 올리고, 마스카라는 얇게 한 번 바르는 쪽이 깔끔해요. 브라운은 검정보다 인상이 부드러워 보여 평소 화장을 연하게 하는 분에게 권하기 좋습니다.
- 습기와 번짐이 가장 걱정된다면 클리오 킬 래쉬 수퍼프루프 마스카라. 올리브영에는 바닐라블랙, 무스브라운 같은 색상 옵션이 올라와 있어요. 이름처럼 지속력을 우선해 고르는 제품이라 긴 외출이나 비 오는 날 후보로 둘 만합니다. 다만 이런 타입은 지울 때 손톱으로 굳은 마스카라를 떼어내지 않도록 전용 리무버도 함께 준비하는 편이 좋아요.
- 촘촘한 부분까지 바르기 어렵다면 키스미 히로인메이크 마이크로 마스카라 어드밴스드 필름 N. 올리브영 판매명에도 ‘마이크로’와 ‘리무버프리’가 표시돼 있습니다. 큰 솔이 눈두덩에 자꾸 닿는 분이라면 작은 솔 형태를 눈여겨볼 만해요. 세안 방식은 구매한 제품의 안내를 확인하고, 잘 안 지워진다고 속눈썹을 잡아당기지는 마세요.
행사 구성과 가격은 자주 바뀝니다. 1+1 표시보다 먼저 원하는 색과 옵션이 포함됐는지 확인하세요. 같은 진열대에 있어도 브러시와 표현 방식이 다르니, 평소 쓰던 제품에서 아쉬웠던 점을 하나 떠올리고 고르면 실패가 줄어요.
바르는 양을 줄였더니 오후 모습이 달라졌어요
손님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마스카라가 처질까 봐 여러 번 덧바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액이 두껍게 쌓이면 속눈썹끼리 붙고 무게도 느껴집니다. 저는 브러시를 꺼낸 뒤 입구에서 액을 가볍게 덜고, 뿌리 가까이에서 끝으로 한 번 쓸어 올립니다. 부족한 곳만 마르기 전에 살짝 보충하면 눈매가 훨씬 가벼워 보여요.
뷰러는 눈꺼풀을 집지 않도록 거울을 아래에 두고 천천히 움직여요. 뿌리, 중간, 끝을 강하게 한 번씩 꺾기보다 약한 힘으로 곡선을 이어 주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아래 속눈썹은 브러시에 남은 양만 써도 충분한 날이 많고요. 번짐이 심하다면 마스카라를 계속 덧바르기 전에 눈 밑에 남은 스킨케어나 유분을 가볍게 눌러 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지울 때 편해야 다음 날도 손이 가죠
네일을 제거할 때도 오래 버틴 재료를 억지로 뜯으면 손톱 표면이 상하기 쉽습니다. 속눈썹도 비슷해요. 워터프루프 타입은 아이 리무버를 적신 화장솜을 잠시 눈 위에 올려 두었다가 아래 방향으로 부드럽게 닦아냅니다. 남은 부분은 면봉으로 가볍게 닦고요. 필름 타입은 제품에 적힌 세안법을 먼저 따르는 게 좋습니다. 눈가를 세게 비비는 습관이 들지 않는지가 제겐 지속력만큼 중요해요.
마스카라는 다른 사람과 함께 쓰지 않고, 눈이 붉거나 따가울 때는 사용을 멈추는 편이 안전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오래된 마스카라를 계속 쓰지 말고 구매 후 약 3개월이 지나면 버리도록 안내합니다. 액이 말랐다고 물을 섞는 것도 피해야 해요. 네 가지 중 무엇을 고르든, 내가 매일 편하게 바르고 부드럽게 지울 수 있는 한 통이 결국 가장 자주 쓰는 마스카라가 되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