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강마루를 깐 지 한 달 만에 거실 바닥이 들떴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업체는 습기 때문이라고 했고, 집주인은 시공이 잘못됐다고 했죠. 사진만 봐서는 어느 쪽 말이 맞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런 일은 견적을 받을 때부터 단서가 있습니다. 바닥 상태를 누가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어떤 작업을 얼마에 할지 빠져 있으면 하자가 생긴 뒤에도 책임을 가리기 어렵습니다.
들뜸과 틈새가 보이면 위치부터 기록합니다
강마루 시공 하자라고 부르는 현상도 모양이 다릅니다. 걸을 때 특정 부분이 꿀렁이거나 소리가 나는지, 판재 이음새가 벌어지는지, 표면이 솟거나 가장자리가 변색되는지 나눠서 봐야 합니다. 걸레받이 아래와 문턱 주변도 함께 확인하세요. 눈에 띄는 한 장만 찍으면 업체가 전체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말을 하기 쉽습니다.
사진은 방 전체가 보이는 장면, 문제 부위의 근접 사진, 위치를 알 수 있는 문턱이나 벽을 함께 찍은 사진으로 남기는 게 좋습니다. 틈은 자나 동전을 옆에 두고 찍되, 몇 밀리미터면 무조건 하자라는 식으로 단정하지는 마세요. 같은 지점을 날짜를 달리해 찍으면 벌어짐이 진행되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공일, 처음 발견한 날, 물을 쏟거나 누수가 있었는지도 메모해 두고요.
들뜸이 있다고 모두 접착 불량은 아닙니다. 바닥면 상태, 수분, 판재 자체의 문제 등 원인이 여러 갈래입니다. 특히 누수 흔적이나 젖은 부분이 있다면 먼저 물이 어디서 왔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 사례에서도 마루 변형의 원인을 판단할 때 바닥 상태와 수분 노출 여부를 함께 따졌습니다. 원인을 확인하기 전에 판재를 뜯거나 틈을 임의로 메우면 나중에 상태를 설명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견적서에서 빠지기 쉬운 작업을 찾습니다
제가 강마루 견적을 볼 때 먼저 묻는 건 평당 가격이 아닙니다. 기존 바닥재 철거와 폐기, 바닥면 보수, 자재의 제품명과 규격, 걸레받이와 문턱 마감, 가구 이동이 각각 포함됐는지 봅니다. 같은 면적을 두고도 한 업체는 철거와 바닥 보수를 넣고 다른 업체는 새 마루를 붙이는 비용만 적으면 숫자만으로는 비교가 안 됩니다.
예를 들어 한 견적이 190만 원이고 다른 견적이 230만 원이라고 합시다. 낮은 쪽에 기존 마루 철거와 폐기비 20만 원, 바닥 보수비 25만 원이 별도라고 적혀 있다면 실제 지출은 뒤집힐 수 있습니다. 이 금액은 비교를 위한 예시입니다. 현장마다 면적과 작업량이 다르니 추가 작업은 발견 조건, 단가, 사전 동의 절차까지 견적서에 적어야 합니다.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라는 한 줄만으로는 얼마가 더 들지 알 수 없습니다.
시공 전 바닥이 젖어 있거나 고르지 않은 곳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처리할지도 남겨야 합니다. 그대로 시공할 수 있는지, 건조나 보수가 필요한지, 그 비용과 일정은 누가 승인하는지요. 하자 보수 조건도 ‘AS 가능’보다는 보수 대상, 접수 방법, 현장 확인 일정, 부분 교체 시 색상 차이 처리 방식을 적는 편이 분명합니다. 한국소비자원도 인테리어 분쟁을 줄이려면 자재와 공사 내용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기재하라고 안내합니다.
업체에는 증상과 요구 사항을 글로 보냅니다
전화로 “마루가 이상하니 빨리 와 달라”고만 하면 통화가 끝난 뒤 서로 기억하는 내용이 달라집니다. 계약 상대인 업체에 문자나 이메일로 시공일, 발견일, 위치, 증상, 사진을 보내세요. 그리고 현장 확인을 요청하면서 가능한 방문 날짜를 몇 개 적습니다. 보수를 원한다면 어느 부분을 어떤 상태로 고쳐 달라는지도 써야 합니다.
이를테면 “거실 창가에서 문 쪽으로 세 번째 줄이 걸을 때 움직이고 이음새가 벌어졌습니다. 첨부한 사진의 위치를 확인해 원인과 보수 범위, 작업 가능일을 알려 주세요” 정도면 출발점이 됩니다. 업체가 습기나 사용 문제를 주장한다면 그 근거를 물어보세요. 반대로 소비자 쪽에서도 시공 전후 사진, 계약서, 견적서, 결제 내역, 누수 점검 결과가 있다면 함께 내는 게 좋습니다. 주장만 반복하는 것보다 확인할 자료를 맞춰 놓는 편이 빠릅니다.
현장 방문 때는 판재 몇 장만 갈면 되는지보다 왜 그 부분이 변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바닥면이나 수분 문제가 그대로라면 교체한 자리에서 다시 들뜰 수 있습니다. 보수 범위, 비용 부담, 작업일, 보수 뒤 같은 증상이 생겼을 때의 처리 방법은 방문 결과와 함께 글로 남겨 두세요. 전체 재시공을 요구할지 부분 보수로 해결할지는 원인과 손상 범위가 확인된 뒤 판단할 문제입니다.
합의가 안 되면 자료를 모아 상담을 신청합니다
업체가 방문을 미루거나 책임을 부인하면 연락한 날짜와 답변을 순서대로 적어 두세요. 계약서와 견적서, 시공 전후 사진, 하자 사진, 보수 요청 메시지, 업체 답변을 한데 모으면 쟁점이 보입니다. 다른 업체의 보수 견적을 받을 때도 단순 금액보다 어떤 판재를 몇 장 교체하고 바닥을 어디까지 손보는지 적힌 내역이 유용합니다.
당사자끼리 해결되지 않으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상담을 신청하고, 안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합의나 권고를 위한 기준이지만, 모든 들뜸에 곧바로 무상 재시공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 내용과 원인, 시공 상태, 사용 중 생긴 손상 여부를 함께 봅니다. 그래서 보수 요구도 ‘새로 전부 깔아 달라’는 말보다 확인된 하자와 필요한 조치를 연결해 쓰는 편이 설득력 있습니다.
강마루는 깔고 나면 바닥 아래가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견적 단계에서 바닥 확인과 추가 작업 조건을 자세히 적는 업체에 더 눈이 갑니다. 시공 뒤 문제가 생겼을 때도 그 기록이 있으면 서로 무엇을 약속했는지부터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