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의 차에서 공기압 경고등이 켜졌는데, 트렁크에 주입기를 싣고도 어떤 숫자에 맞춰야 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이더군요. 타이어 공기압 주입기는 밸브에 연결해 버튼만 누르면 되는 물건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기준 공기압을 어디서 확인하는지, 언제 측정하는지를 알아야 제대로 쓸 수 있습니다.
주입기보다 먼저 확인할 숫자
운전석 문을 열면 차체 기둥이나 문 안쪽에 타이어 정보 스티커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바퀴와 뒷바퀴의 권장 공기압이 다를 수 있으니 각각 확인하세요. 스티커를 찾기 어렵다면 차량 설명서를 보면 됩니다. 타이어 옆면에 적힌 압력은 차량에 맞춘 권장값이 아니라 타이어의 최대 허용 압력입니다. 그 숫자를 주입 목표로 삼으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스티커에 앞 240kPa, 뒤 230kPa라고 적혀 있다면 앞뒤를 똑같이 맞출 이유가 없습니다. 주입기 화면이 PSI만 표시한다면 240kPa는 약 35PSI, 230kPa는 약 33PSI입니다. 기기에 단위 전환 버튼이 있다면 먼저 단위를 맞추는 편이 계산 실수를 줄입니다. 승차 인원이나 짐의 양에 따라 별도 권장값이 표시된 차도 있으므로 스티커의 조건까지 읽어야 합니다.
공기압은 타이어가 식었을 때 재야 한다
권장 공기압은 보통 주행으로 타이어가 뜨거워지기 전 상태를 기준으로 합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과 미쉐린은 주행하지 않고 최소 3시간 정도 세워 둔 상태에서 측정하도록 안내합니다. 여기서 ‘냉간’은 겨울처럼 타이어가 차갑게 느껴져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주행열이 충분히 빠진 상태라는 뜻입니다.
운전해서 주유소에 도착한 뒤 재면 아침에 주차장에서 잰 값보다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이때 표시값이 권장 공기압보다 조금 높다는 이유만으로 공기를 빼면, 타이어가 식은 뒤에는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경고등이 켜져 당장 공기를 보충해야 한다면 안전한 곳에서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만큼 넣되, 나중에 냉간 상태에서 다시 측정하세요. 바람이 눈에 띄게 빠졌거나 타이어가 찌그러져 보인다면 주입만 하고 계속 달릴 상황인지부터 판단해야 합니다.
타이어 공기압 주입기 연결부터 마무리까지
평평하고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운 다음, 권장 공기압을 확인하고 네 바퀴의 현재 수치를 먼저 읽어 봅니다. 한 바퀴만 유난히 낮다면 단순한 계절 변화보다 못이나 밸브 문제를 의심할 단서가 됩니다. 타이어가 심하게 주저앉았다면 주입기를 작동하기 전에 타이어와 휠의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 타이어 밸브의 캡을 돌려 빼고 잃어버리지 않을 곳에 둡니다.
- 주입기 호스의 연결구를 밸브에 곧게 끼우거나 돌려 고정합니다. 연결 부위에서 바람이 계속 새는 소리가 나면 다시 끼웁니다.
- 표시 단위와 목표 압력을 확인한 뒤 주입을 시작합니다. 자동 정지 기능이 있어도 기기가 멈춘 뒤 표시값을 한 번 더 확인합니다.
- 호스를 분리하고 공기압을 재확인합니다. 지나치게 들어갔다면 밸브 중심 핀을 짧게 눌러 조금씩 빼고 다시 잽니다.
- 밸브 캡을 끝까지 끼우고 나머지 바퀴도 같은 방식으로 확인합니다.
호스를 뗄 때 짧게 ‘칙’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은 연결 부위에 남은 공기가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연결하거나 분리하는 동안 오래 바람이 새었다면 최종 수치를 다시 재는 편이 정확합니다. 휴대용 주입기의 표시값이 의심스러울 때는 별도 공기압 게이지로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주입기를 고를 때 실제로 중요한 부분
차에 두고 쓸 제품이라면 전원 방식부터 보세요. 12V 차량 전원형은 사용 전에 케이블 길이가 네 바퀴까지 닿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배터리형은 선을 끌고 다닐 필요가 적지만, 오래 보관하면 충전 상태를 잊기 쉽습니다. 제품의 최대 압력이 높다는 숫자만으로 성능을 판단하기도 어렵습니다. 실제 사용에서는 승용차 타이어 한 개의 부족한 공기를 채우는 시간, 연속 사용 가능 시간, 발열 시 쉬어야 하는 시간, 연결구가 밸브에 잘 고정되는지가 더 체감됩니다.
공기압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장거리 운전 전에도 확인하는 습관이 좋습니다. 공기를 채웠는데 며칠 만에 같은 바퀴만 다시 낮아진다면 계속 보충하기보다 누출 여부를 점검받아야 합니다. 주입기는 그때까지 압력을 맞추는 데 유용하지만, 펑크를 수리해 주지는 않습니다. 제 차에도 작은 주입기를 싣고 다니지만, 가장 자주 쓰는 기능은 공기를 넣는 버튼보다 출발 전 네 바퀴의 상태를 확인하는 표시창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