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제주항공 항공권을 결제한 지인이 마일리지를 얼마나 받느냐고 물었다. 결제액은 20만 원이었지만 포인트 계산에 쓰이는 항공운임은 그보다 적었다. 카드 혜택까지 더하면 숫자가 커 보이지만, 항공사 적립과 카드 적립을 나눠 봐야 실제 이득이 보인다.
1. 항공권 결제액이 아니라 운임에 적립된다
흔히 제주항공 마일리지라고 부르는 것은 현재 J 포인트다. 제주항공 안내 기준으로 1포인트는 항공권이나 일부 부가서비스를 살 때 1원으로 계산된다. 현금으로 돌려받는 돈과는 다르다.
일반 회원이 제주항공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항공권을 사면 항공운임의 5%가 기본 적립된다. 여행사 등 외부 채널에서 구매한 항공권은 기본 적립률이 2%다. 회원 등급에 따른 추가 적립은 별개다. 두 경우 모두 할인 쿠폰 적용액, 유류할증료, 공항 이용료, 세금은 적립 계산에서 빠진다. 포인트는 결제 직후가 아니라 탑승을 마친 뒤 적립된다.
가령 총 결제액이 20만 원이고 그중 할인 적용 후 항공운임이 15만 원, 나머지가 유류할증료와 공항 이용료라면 일반 회원의 자사 채널 기본 적립은 7,500포인트다. 20만 원의 5%인 1만 포인트를 예상하면 2,500포인트를 과대평가한 셈이다. 같은 운임을 외부 채널에서 샀다면 기본 적립은 3,000포인트다. 다만 항공권 자체가 더 싸다면 포인트 차이보다 구매 가격 차이가 클 수 있다.
2. 카드 적립률은 0.83%부터 계산한다
제주항공 J 포인트 KB국민카드는 일반 적립 대상 이용금액 1,200원당 10포인트를 준다. 비율로 환산하면 약 0.83%다. 제주항공 이용금액에는 같은 비율의 포인트가 추가돼 합계 약 1.67%가 된다. KB국민카드 안내에는 이 카드의 포인트 적립에 전월 실적 조건과 월간·연간 적립 한도가 없다고 명시돼 있다. 연회비는 2만 원이며 면제 조건은 없다.
여기서 항공사 회원 적립과 카드 적립을 섞으면 계산이 틀어진다. 예를 들어 제주항공에서 24만 원을 이 카드로 결제하면 카드 적립은 4,000포인트다. 항공운임이 18만 원이라면 일반 회원의 탑승 기본 적립 9,000포인트는 별도로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 9,000포인트를 카드만의 혜택이라고 잡아서는 안 된다. 다른 카드로 결제해도 해당 항공권의 적립 조건을 충족하면 받을 수 있는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적립 제외 항목도 봐야 한다. KB국민카드 안내상 무이자·부분 무이자 할부, 지방세, 정부지원금, 대학 등록금, 상품권과 선불카드 구매·충전액 등은 J 포인트 적립 대상이 아니다. 큰 지출을 한 달에 몰아 써도 그 금액이 제외 항목이면 예상 포인트는 줄어든다. 제주항공 추가 적립 역시 실제 승인 가맹점과 결제 방식에 따라 적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3. 연회비 2만 원을 넘기는 소비액
라운지를 쓰지 않고 일반 결제만 한다면 연회비 2만 원을 포인트로 메우는 데 필요한 적립 대상 소비액은 약 240만 원이다. 계산은 2만 원을 0.00833으로 나눈 값이다. 월평균으로는 약 20만 원이다. 건별 결제액의 포인트 반올림 때문에 실제 적립액에는 약간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
- 일반 결제 월 20만 원씩 12개월: 연간 약 2만 포인트, 연회비를 빼면 거의 0원
- 일반 결제 월 50만 원씩 12개월: 연간 약 5만 포인트, 연회비를 빼면 약 3만 원
- 일반 결제 월 50만 원씩 12개월에 제주항공 결제 24만 원 추가: 카드 적립 약 5만 4,000포인트, 연회비를 빼면 약 3만 4,000원
마지막 사례의 24만 원은 월 50만 원 생활비와 별도 지출이다. 항공사 탑승 포인트는 이 카드의 순이익 계산에 넣지 않았다. 또 위 금액은 포인트를 전부 실제로 쓴다는 가정이다. 같은 지출에 1%를 돌려주는 다른 카드를 이미 쓰고 있다면, 연회비만 빼고 이득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일반 결제 적립률부터 이 카드가 약 0.17%포인트 낮다. 라운지나 제주항공 추가 적립을 얼마나 쓰는지가 선택을 바꾼다.
4. 쓸 수 없는 포인트는 할인액이 아니다
J 포인트로 항공권을 살 때는 운임에만 적용할 수 있다. 유류할증료와 공항 이용료는 따로 결제해야 한다. 비즈라이트와 일부 이벤트 특가 운임에도 사용할 수 없고, 포인트 항공권에는 할인 쿠폰을 함께 적용할 수 없다. 1만 포인트를 썼더라도 포인트를 쓰느라 1만 5,000원짜리 쿠폰을 포기했다면 유리한 거래가 아니다.
사전 좌석, 사전 수하물, 국제선 사전 기내식에도 포인트를 쓸 수 있다. 다만 여행사 단체 발권이나 일부 비확약 항공권은 부가서비스 포인트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 제주항공 안내상 탑승으로 적립한 포인트의 사용 기간은 적립일부터 3년이다. 이벤트로 받은 포인트는 기간이 더 짧을 수 있으니 잔액보다 소멸 예정일을 먼저 보는 편이 낫다.
공항 라운지는 카드 포인트와 조건이 다르다. 이 카드의 라운지 이용은 연 2회, 하루 1회이며 전월 이용실적 30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 세금, 공과금, 아파트관리비, 상품권 구매액 등은 라운지 실적에서 빠진다. 월 20만 원만 쓰면서 라운지 가치까지 계산에 넣으면 기대한 혜택이 나오지 않는다.
제주항공을 자주 타고 포인트를 항공권이나 수하물에 꾸준히 쓴다면 카드의 연회비를 회수할 여지는 있다. 반대로 탑승 계획이 드물고 라운지도 쓰지 않는다면, 포인트가 쌓인다는 이유만으로 주력 카드를 바꿀 만큼의 차이는 작다. 저는 항공권을 예약할 때마다 현금 결제 가격, 쿠폰 적용 가격, 포인트 사용 가격을 나란히 적어 보고 가장 적게 내는 쪽을 고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