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 치료법은 증상에 따라 왜 다를까요?

질염 치료법은 증상에 따라 왜 다를까요?

건강검진센터에서 일할 때 냉이 늘고 가렵다며 걱정하시는 분들을 자주 만났습니다. 어떤 분은 약국에서 질정을 써도 낫지 않아 오셨고, 어떤 분은 냄새가 신경 쓰여 여러 번 씻다가 따가움이 더 심해졌다고 하셨죠. 비슷하게 불편해 보여도 원인은 다를 수 있습니다. 질염 치료법을 고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무슨 질염인가’입니다.

가려우면 모두 칸디다 질염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칸디다 질염은 가려움과 외음부의 붉어짐, 하얗고 덩어리진 분비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세균성 질염은 묽은 분비물과 비린 냄새가 특징적일 수 있고요. 트리코모나스 질염에서는 분비물 변화와 냄새, 따가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은 서로 겹칩니다. 냉의 색이나 냄새만으로 집에서 원인을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질염처럼 느껴져도 비누나 세정제에 의한 자극, 피부질환, 폐경 전후의 변화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성매개감염이나 자궁경부의 문제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있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증상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질염을 정확히 구별하기 어렵다고 안내합니다. 진료실에서는 증상과 최근 복용한 약, 성관계 관련 사항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분비물 검사 등을 합니다. 검사 결과와 진찰 소견을 함께 봐야 치료 방향이 잡힙니다.

원인에 따라 약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칸디다 질염에는 항진균제를 씁니다. 질 안에 넣는 약이나 먹는 약이 있으며, 증상의 정도와 재발 여부에 따라 사용 기간이 달라집니다. 처음 겪는 증상이라면 칸디다라고 짐작해 약부터 쓰기보다 진료를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예전에 칸디다 진단을 받았더라도 이번 증상의 원인이 같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세균성 질염에는 메트로니다졸이나 클린다마이신 같은 약이 사용됩니다. 먹는 약, 질 안에 쓰는 약 등 선택지가 있지만 항진균제와는 치료 대상이 다릅니다. 그래서 냄새가 주된 증상인데 칸디다용 질정만 반복해서 사용하면 적절한 치료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으로 확인되면 먹는 약으로 치료합니다. 이때는 성관계 상대도 진료와 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서로 치료를 마치고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성관계를 피해야 재감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치료받은 여성에게 약 3개월 뒤 재검사를 권합니다. 같은 ‘질염약’이라도 상대방의 치료와 재검사까지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뜻입니다.

처방받은 약은 안내받은 기간에 맞춰 사용하세요. 증상이 일찍 나아졌다고 임의로 중단하거나, 남은 약을 다음번에 다시 쓰면 원인 확인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먹는 항진균제는 다른 약과 상호작용할 수 있으니 평소 복용하는 약도 진료 때 알려주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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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씻거나 유산균을 쓰면 나을까요?

불편하면 더 깨끗이 씻어야 할 것 같지만, 질 안을 씻어내는 세척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향이 강한 제품이나 반복적인 세척은 자극을 늘릴 수 있습니다. 외음부는 자극이 적은 방법으로 씻고 잘 말리되, 씻는 횟수를 늘리는 것으로 치료를 대신하지는 마세요.

질 유산균이나 민간요법을 찾는 분도 많습니다. 다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칸디다 질염 치료에 유산균이나 동종요법을 뒷받침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먹거나 바르는 제품을 새로 쓰기 전에는 현재 증상의 원인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특히 임신 중에는 약 선택이 달라집니다. 칸디다 질염에 대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임신부에게 7일간 사용하는 국소 항진균제를 권하고, 먹는 플루코나졸은 권하지 않습니다.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다면 약국에서 약을 고르기 전에 산부인과에 말씀해 주세요.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 질염 증상이 처음 생겼거나, 평소와 다른 분비물·냄새·통증이 있을 때
  • 일반의약품을 사용해도 낫지 않거나, 치료 후 2개월 안에 비슷한 증상이 다시 나타날 때
  •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을 때, 또는 당뇨병이나 면역 저하가 있을 때
  • 새로운 성관계 상대 이후 증상이 생겼거나 성매개감염이 걱정될 때
  • 아랫배 통증, 열, 오한, 비정상적인 출혈이 함께 있을 때

아랫배 통증이 심해지거나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다면 당일 응급 진료를 받으세요. 특히 임신 가능성과 출혈이 함께 있다면 기다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질염이라고 생각한 증상 뒤에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병동과 검진센터에서 오래 일하며 느낀 건, 불편함을 오래 참는 분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입니다. 질염 치료법은 약 이름을 외우는 것보다 원인을 확인하고 내 상황에 맞는 치료를 받는 데서 시작합니다. 증상이 낯설거나 반복된다면 혼자 판단하며 버티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질염 치료법은 증상에 따라 왜 다를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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