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용 코펠 세트 내 요리에 맞게 고르는 방법

캠핑용 코펠 세트 내 요리에 맞게 고르는 방법

예전에 4인용 코펠을 샀다가 두 번 쓰고 창고에 넣어둔 적이 있습니다. 혼자 다니면서도 ‘큰 냄비가 있으면 언젠가 쓰겠지’ 싶었거든요. 막상 산에서는 물 끓여 밥 먹고 커피 한 잔 마시는 게 전부였습니다. 캠핑용 코펠 세트는 몇 인용이라고 적혀 있는지보다, 내가 뭘 해 먹고 어디까지 들고 갈지를 먼저 봐야 덜 후회합니다.

인원수보다 먼저 한 끼 메뉴를 적어보세요

라면이나 간편식에 뜨거운 물만 필요하다면 냄비 하나와 뚜껑이면 됩니다. 혼자 백패킹할 때 저는 이런 구성이 제일 편합니다. 반면 둘이서 찌개를 끓이고 밥도 따로 할 생각이라면 냄비가 두 개 필요하죠. 차를 바로 옆에 세우는 캠핑에서 삼겹살까지 굽는다면 그때 팬을 추가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냄비 셋, 팬 둘, 그릇 넷이 들어간 세트를 살 이유는 별로 없습니다.

용량은 표시된 숫자만 믿지 말고 실제로 음식을 담을 여유를 남겨야 합니다. 1리터 냄비에 물 1리터를 채우면 끓을 때 넘칩니다. 혼자 라면 한 개를 끓일 거라면 대략 1리터 안팎의 냄비부터 보되, 평소 넣는 물과 재료의 양을 떠올려 보세요. 두 사람이 국물 요리를 함께 먹는다면 1.5~2리터급이 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마다 지름과 깊이가 달라 같은 용량이라도 사용감은 꽤 다릅니다.

뚜껑도 그냥 덤이 아닙니다. 바람 부는 날 물 끓일 때 유용하고, 뒤집어 작은 접시로 쓸 수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다만 손잡이가 달궈지는 뚜껑은 장갑 없이 잡기 어렵습니다. 매장에서 볼 수 있다면 냄비에 물건을 넣은 상태로 손잡이를 펼쳐 보세요. 접히는 부분이 헐겁거나 버너 위에서 냄비가 기울면, 밥할 때마다 신경이 쓰입니다.

재질은 무게와 요리 습관을 같이 봐야 합니다

알루미늄은 가볍고 열이 비교적 고르게 퍼져 국물이나 간단한 조리에 무난합니다. 대신 부딪히면 찌그러지기 쉽고 표면에 흠집이 납니다. 경질 처리한 알루미늄은 표면 관리가 한결 편하지만, 제품마다 코팅 여부가 다르니 설명을 확인해야 합니다. 코팅 팬은 설거지가 쉬운 대신 금속 집게로 긁거나 빈 팬을 강불에 오래 올리는 사용에는 약합니다.

스테인리스는 거칠게 써도 마음이 편합니다. 설거지할 때 코팅을 긁을까 걱정할 일도 적고요. 다만 같은 크기라면 무게가 늘고, 얇은 제품은 바닥 일부가 먼저 뜨거워져 음식이 눌어붙기 쉽습니다. 차박이나 오토캠핑 위주라면 이 무게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밥이나 볶음 요리를 자주 한다면 바닥 두께까지 살펴보는 게 낫습니다.

티타늄은 걸어 들어가는 거리가 길 때 값어치를 합니다. 가볍고 물 끓이는 용도로 좋지만 열이 고르게 퍼지는 편은 아니라 약한 불로도 음식 바닥을 태우기 쉽습니다. 제가 처음 티타늄 냄비에 쌀밥을 했다가 바닥을 까맣게 만든 뒤로는, 티타늄에서는 물을 끓이고 요리가 필요한 날엔 다른 냄비를 챙깁니다. 가벼운 게 우선인지, 한 냄비로 요리까지 할 건지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광고

가격은 구성품 개수보다 쓸 물건에 쓰세요

처음 사는 1~2인용이라면 대략 2만~4만 원대의 기본 알루미늄 제품부터 살펴볼 만합니다. 4만~8만 원대에서는 손잡이 마감, 뚜껑, 수납 방식까지 비교할 여지가 생깁니다. 그보다 비싼 경량 제품은 배낭 무게를 줄일 필요가 분명할 때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가격은 판매 시점과 구성에 따라 크게 달라지니, 같은 용량과 재질로 놓고 비교해야 합니다.

‘12종 세트’라고 해도 냄비 두 개에 그릇과 접시가 개수를 채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진보다 구성표를 먼저 보세요. 냄비와 팬의 실제 용량, 뚜껑 포함 여부, 손잡이가 분리형인지 일체형인지가 중요합니다. 분리형 손잡이는 수납이 깔끔하지만 조리 중 제대로 물리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컵과 수저는 이미 집에 있는 걸 써도 됩니다. 저는 세트에 딸려 온 작은 접시보다 평소 쓰던 가벼운 그릇을 더 자주 챙깁니다.

배낭에 넣을 거라면 수납 크기도 확인하세요. 코펠 안에 버너나 연료통이 들어간다고 해도 흔들리며 표면을 긁을 수 있습니다. 얇은 천 한 장으로 사이를 감싸면 소음과 흠집을 줄일 수 있죠. 반대로 차에 싣는다면 몇십 그램 차이 때문에 조리하기 불편한 냄비를 고를 필요는 없습니다.

현장에서 불편한 부분은 구매 전에 보입니다

버너 받침보다 냄비 바닥이 지나치게 좁으면 조리할 때 불안정합니다. 손잡이를 폈을 때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는지도 보세요. 냄비와 팬을 포개 넣는 제품은 꺼내고 다시 담는 일이 쉬워야 합니다. 비 오는 아침에 젖은 손으로 끼워 넣어야 하는 상황을 떠올리면, 단단히 맞물리는 수납 구조가 꼭 장점만은 아닙니다.

새 코펠은 첫 사용 전에 제품 안내에 맞춰 세척하고, 코팅 제품에는 나무나 실리콘 조리도구를 쓰는 편이 좋습니다. 사용 뒤에는 물기를 충분히 말려 보관하세요. 겨울에는 설거지한 냄비를 그대로 가방에 넣었다가 안쪽에 물방울이 남아 있던 적도 있습니다. 작은 수건 한 장이 그럴 때 꽤 쓸모 있습니다.

코펠을 고를 때 버너를 놓을 자리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휴대용 캠핑 버너를 텐트나 차 안 같은 밀폐된 곳에서 쓰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일산화탄소는 냄새로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바람을 피하려고 텐트 안에서 국물을 끓이는 일은 피하고, 평평하고 안정된 야외 자리에 버너를 놓아야 합니다.

몇 번 다녀보면 손이 가는 냄비가 남습니다. 제 경우엔 크고 화려한 세트보다 자주 해 먹는 한 끼에 맞는 냄비가 오래 살아남았습니다. 처음부터 빈틈없는 구성을 만들려고 돈을 쓰기보다, 다음 캠핑에서 실제로 끓일 음식을 먼저 떠올리는 게 좋습니다.

캠핑용 코펠 세트 내 요리에 맞게 고르는 방법 - 요약
광고

댓글 0

평가를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모두 ID로 로그인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