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 상품을 기획할 때 혜택표에서 먼저 본 숫자는 적립률이 아니었습니다. 그 적립률이 0이 되는 전월 실적 기준이었죠. 항공 마일리지 카드도 같습니다. 1천원당 2마일이라는 문구보다 매달 50만원을 꾸준히 쓸 수 있는지, 그 지출이 적립 대상인지가 먼저입니다.
3장을 비교할 때 쓴 계산 기준
신한카드 Air One, 현대카드 대한항공카드 060과 120을 비교했습니다. 모두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쌓는 카드입니다. 계산에서는 1마일을 15원으로 가정했습니다. 마일리지는 현금이 아니고 항공권 노선과 좌석에 따라 쓸 때의 가치가 달라지므로, 아래 원화 금액은 실제 환급액이 아닌 비교용입니다.
연회비는 해외겸용 기준 Air One 5만1천원, 060은 6만원, 120은 12만원을 적용했습니다. 세 카드 모두 마일리지 적립에 전월 이용금액 50만원 조건이 있습니다. 아래 사례는 발급 초기의 실적 유예 기간을 빼고, 매달 조건을 충족하며 지출 전액이 기본 적립 대상인 2차년도 이용을 가정합니다. 결제 건이나 청구액에 따른 소수점 처리로 실제 적립 마일은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1. 국내 생활비 위주라면 Air One과 060
Air One은 기본 적립이 1천원당 1마일이고 월 적립 한도가 없습니다. 국내 항공·오프라인 면세 업종과 해외 일시불 결제에는 1천원당 1마일을 추가로 줍니다. 국내 항공·면세와 해외 추가 적립 한도는 각각 월 2천마일입니다. 신한카드 안내상 전월 실적이 50만원 미만이면 기본 적립까지 빠집니다.
매달 적립 대상인 국내 생활비 80만원을 쓰면 1년에 약 9,600마일입니다. 15원 기준 14만4천원에서 연회비 5만1천원을 빼면 9만3천원 상당입니다. 같은 소비를 대한항공카드 060으로 하면 기본 9,600마일에 연간 보너스 1천마일이 붙어 약 10,600마일입니다. 15만9천원에서 연회비 6만원을 빼면 9만9천원 상당이죠. 이 사례에서는 060이 6천원 앞섭니다.
다만 060의 1천마일 보너스는 2차년도부터 전년도 이용금액 600만원을 채워야 받습니다. 매달 지출은 충분해도 카드 사용을 다른 카드로 자주 분산하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대한항공 직판 국제선 항공권을 실제로 살 계획이 있다면 060의 연 1회 5만원 할인 쿠폰도 가치가 있습니다. 여행 계획이 없다면 쿠폰은 0원으로 두는 게 맞습니다. 두 카드의 기본 적립만으로 연회비를 회수하려면 각각 연 340만원, 400만원의 적립 대상 소비가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월 50만원 실적 조건이 먼저 걸립니다. 꾸준히 쓸 수 있는 금액으로는 연 600만원이 출발선입니다.
2. 월 100만원 이상 꾸준히 쓴다면 120
대한항공카드 120도 국내 일반 가맹점 기본 적립은 1천원당 1마일입니다. 대한항공 직판 항공권과 해외 가맹점은 1천원당 2마일이고, 추가 적립 대상에는 한도가 있습니다. 직판 항공권은 연 2만마일, 해외는 월 4천마일 한도를 넘으면 1천원당 1마일로 내려갑니다. 060에도 같은 추가 적립 한도가 있어, 두 카드의 차이는 주로 연간 보너스에서 납니다.
120은 2차년도부터 전년도 이용금액 1,200만원을 채워야 연 6천마일 보너스를 줍니다. 국내 적립 대상 소비가 월 100만원이면 기본 1만2천마일에 보너스 6천마일, 총 1만8천마일입니다. 15원 기준 27만원에서 연회비 12만원을 빼면 15만원 상당입니다. 같은 소비의 060은 1만3천마일로, 연회비를 뺀 값이 13만5천원 상당입니다. 120이 앞서는 폭은 연 1만5천원뿐입니다.
이 차이를 보고 연회비를 더 낼 만한지 판단해야 합니다. 120에는 대한항공 직판 국제선 항공권 5만원 쿠폰과 공항 라운지 이용 혜택이 있지만, 쿠폰은 060에도 있습니다. 라운지를 쓸 일이 없다면 120을 고를 이유가 생각보다 작습니다. 월 80만원씩 쓰는 사람은 연 960만원으로 보너스 기준에 못 미칩니다. 그 경우 120의 기본 9,600마일은 15원 기준 14만4천원이고, 연회비를 빼면 2만4천원 상당입니다. 같은 지출의 060보다 7만5천원 낮습니다.
3. 항공권과 해외 결제가 많아도 한도를 먼저 본다
해외에서 월 300만원을 결제한다고 전액이 계속 2배 적립되는 것은 아닙니다. 060과 120의 해외 추가 적립은 월 4천마일 한도입니다. 1천원당 추가 1마일로 보면 월 400만원까지 추가 적립을 받는 셈입니다. Air One의 해외 추가 적립은 월 2천마일 한도라 월 200만원을 넘는 부분은 기본 적립만 남습니다. 환율과 해외 결제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마일리지 숫자만으로 해외 결제 카드를 고르기도 어렵습니다.
더 자주 놓치는 건 적립 제외입니다. 현대카드 상품 안내에는 공과금, 아파트 관리비, 월세, 4대보험료, 학교 납입금, 상품권 구매·충전, 무이자 할부 등이 적립 제외 대상으로 적혀 있습니다. Air One 역시 관리비와 공과금, 4대보험료, 대중교통, 무이자 할부 등을 마일리지로 쌓아주지 않습니다. 두 카드사의 전월 실적 산정에서 빠지는 항목은 적립 제외 항목과도 다릅니다. 카드 명세서의 총 결제액을 그대로 마일리지 계산에 넣으면 수익이 부풀려지는 이유입니다.
매달 50만원이 흔들린다면 세 장 모두 신중하다
월 40만원을 쓰다가 여행하는 달에만 200만원을 결제하는 패턴이라면 그 여행 달의 전월 실적이 문제입니다. 50만원을 못 채운 다음 달에는 큰 항공권 결제에도 마일리지가 붙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발급 초기 유예 기간만 보고 연간 수익을 예상하면 특히 틀리기 쉽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국내 지출이 월 50만~100만원이고 대한항공 국제선 쿠폰을 쓸 사람에게 060, 월 100만원 이상을 안정적으로 쓰며 라운지도 이용할 사람에게 120이 맞습니다. 쿠폰을 못 쓰고 단순 적립을 원하는 사람은 연회비가 낮은 Air One부터 계산해볼 만합니다. 마일리지를 모아도 원하는 항공권에 쓰지 못한다면 15원이라는 가정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때는 현금 할인 카드와 비교하는 편이 더 솔직한 계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