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실에서 토익 700점을 목표로 잡은 군무원 9급 수험생을 종종 만납니다. 영어를 잘하면 좋지만, 군무원 시험에서 그 점수가 필요한지는 따로 따져야 합니다. 기준점을 넘긴 뒤에도 토익에 시간을 쓰느라 국어와 전공 기출을 밀어두면 공부 순서가 뒤집힙니다.
9급은 470점, 7급은 570점부터 확인하세요
2026년 국방부 일반군무원 공개경쟁채용 공고의 토익 기준은 9급 470점 이상, 7급 570점 이상입니다. 둘 다 영어 필기시험을 토익을 포함한 영어능력검정시험 성적으로 대체합니다. 토익 470점은 9급 응시 기준을 충족하지만 7급 기준에는 100점이 모자랍니다. 570점을 받았다면 두 계급의 토익 기준은 충족합니다.
여기서 자주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토익 점수는 기준점 이상인지 확인하는 성적이지, 800점을 받았다고 470점을 받은 9급 응시자보다 영어 필기점수를 더 받는 구조가 아닙니다. 9급을 목표로 하는데 이미 인정 가능한 500점이 있다면, 700점을 만들기 위한 토익 교재부터 살 이유가 없습니다. 그 시간에 실제 필기 과목을 한 회라도 더 푸는 편이 낫습니다.
청각장애에 따른 완화 기준은 별도로 있습니다. 2026년 공고의 토익 기준은 해당 요건을 충족한 경우 7급 285점, 9급 235점입니다. 등록 상태와 증빙서류 제출 조건도 함께 확인해야 하므로 점수만 보고 적용된다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점수가 있어도 인정 기간을 놓치면 다시 봐야 합니다
군무원 영어 성적의 인정 기간은 2025년부터 5년으로 확대됐습니다. 2026년 채용에서는 2021년 1월 1일 이후 치른 시험 가운데 필기시험 전날까지 성적이 발표되고, 기준점 이상으로 확인된 성적을 인정했습니다. 시험을 치른 날짜와 성적 발표 날짜를 구분해야 합니다. 필기 전날 토익을 봤더라도 점수가 그날까지 발표되지 않았다면 사용할 수 없습니다.
5년 안에 치른 성적이라고 모두 자동으로 살아 있는 것도 아닙니다. 토익 자체 유효기간인 2년이 지나면 시행기관에서 성적을 조회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료가 다가온 성적은 유효기간이 끝나기 전에 국가공무원채용시스템에 사전등록해야 합니다. 2026년 공고는 사전등록 없이 만료돼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성적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했습니다. 예전에 받은 점수가 있다면 새 문제집을 펴기 전에 시험일, 만료일, 사전등록 여부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사전등록을 마쳤다고 원서에 성적을 적는 절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국방부 공고는 사전등록한 응시자도 원서접수 때 시험 종류, 등록번호, 시험일자, 점수 등을 입력하도록 했습니다. 정규 토익 성적만 인정하며, 특정 기관의 승진이나 입사 등을 위해 실시한 특별시험 성적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다음 채용을 준비한다면 해당 연도 국방부 또는 지원할 군의 공고에서 인정 시작일과 입력 기간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목표 점수까지의 거리만큼 영어 시간을 쓰세요
제가 수업에서 권하는 방식은 점수대별로 공부량을 끊는 것입니다. 9급 지원자가 최근 정규 토익에서 450점을 받았다면 우선 470점 통과가 목표입니다. 듣기에서 놓친 유형과 읽기에서 시간이 부족했던 유형을 골라 짧게 반복하고, 성적 발표가 필기 전날을 넘지 않는 시험 회차를 선택합니다. 목표를 700점으로 올려 장기 강의를 시작할 상황은 아닙니다.
반대로 7급 지원자가 480점이라면 9급 기준을 넘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수 없습니다. 필요한 점수는 570점이고 차이는 90점입니다. 먼저 최근 모의시험 한 회를 시간 맞춰 풀어 듣기와 읽기 중 어디서 점수를 잃는지 보세요. 두 영역을 똑같이 공부하기보다 손실이 큰 쪽에 시간을 더 주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토익 응시료와 성적 발표일까지 감안해 재응시 기회도 미리 잡아야 합니다.
이미 목표 계급의 기준점을 넘긴 사람은 영어 공부를 멈출 시점도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9급 지원자가 유효한 520점을 확보했다면, 남은 영어 문제를 푸는 시간보다 국어와 지원 직렬 전공 과목의 오답을 줄이는 시간이 더 직접적으로 필기 성적에 닿습니다. 7급을 함께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때는 570점까지 올릴 필요가 있는지 지원 계획부터 확정해야 합니다.
토익보다 먼저 막히는 응시 조건도 있습니다
토익 기준을 채웠다고 모든 직렬에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공고에는 사이버, 항해, 병리, 방사선, 치무, 의무기록, 영양관리처럼 자격증이나 면허가 필요한 직렬이 있습니다. 지원 직렬의 자격요건을 필기시험 전날까지 갖추지 못한다면 토익 점수가 높아도 그 직렬에 응시할 수 없습니다. 반면 자격 제한이 없는 직렬도 있으니, 직렬 이름만 보고 추측하지 말고 공고의 응시 자격 칸을 읽어야 합니다.
한국사도 빠뜨리기 쉽습니다. 2026년 공개경쟁채용 기준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9급 4급 이상, 7급 3급 이상이었습니다. 토익과 한국사 기준을 확보한 뒤에야 국어와 직렬별 전공 과목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국방부 공고의 필기시험은 과목당 25문항, 25분입니다. 기준을 이미 넘긴 토익 50점을 더 올리는 것보다 제한 시간 안에 전공 문제 하나를 더 맞히는 연습이 지금 필요한 사람도 많습니다.
군무원 토익 점수는 높을수록 좋은 목표점이 아니라, 지원할 계급에 맞춰 통과해야 하는 문턱입니다. 제 수강생에게도 먼저 지원 직렬의 자격요건과 성적 인정 여부를 확인하게 합니다. 그 두 가지가 해결됐다면 토익 책을 더 사기 전에 필기 기출에서 틀린 문제를 펼쳐보라고 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