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배드민턴 경기 영상을 보다가 ‘벤카타 신두’라는 이름을 보고 잠깐 멈칫했어요. 익숙한 ‘P. V. 신두’와 같은 선수라는 걸 알고 나니 경기 기록도 훨씬 쉽게 읽히더라고요. 인도 여자 단식 선수 푸사를라 벤카타 신두의 경기를 볼 때는 메달 숫자보다 셔틀이 오가는 순서를 따라가면 재미가 커집니다.
먼저 이름과 주요 경기를 연결하기
푸사를라 벤카타 신두는 국제대회 기록에 ‘Pusarla V. Sindhu’ 또는 ‘P. V. Sindhu’로 자주 나옵니다. 벤카타 신두를 검색했는데 P. V. 신두의 경기만 보여도 다른 선수를 찾은 게 아니에요. 이름 표기를 알아두면 올림픽 기록과 세계선수권대회 결과를 이어서 보기 편합니다.
처음 볼 경기로는 세 대회를 추천해요. 2016년 리우 올림픽 결승,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입니다. 도쿄 대회는 이름에 ‘2020’이 붙지만 실제 경기는 2021년에 열렸어요. 이 세 경기를 차례로 보면 큰 무대에서 신두가 어떤 장면을 만들어 왔는지 감이 잡힙니다.
리우에서는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에게 결승에서 패해 은메달을 땄습니다. 2019년에는 일본의 오쿠하라 노조미를 결승에서 21대 7, 21대 7로 꺾고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고요. 도쿄에서는 동메달을 추가했습니다. 올림픽 기록과 세계배드민턴연맹 자료에 남은 성적이라, 경기 영상의 제목이나 설명을 확인할 때 기준점으로 삼기 좋아요.
첫 세 번의 타구를 따라가기
배드민턴을 잘 모르면 강한 스매시만 눈에 들어오기 쉽죠. 그런데 신두의 경기를 볼 때는 득점 장면을 조금 앞에서부터 보는 편이 더 재미있습니다. 상대가 셔틀을 어느 쪽으로 보내는지, 신두가 어디에서 받아치는지, 그다음 상대를 얼마나 움직이게 하는지 순서대로 따라가 보세요.
예를 들어 상대가 깊숙이 보낸 셔틀을 신두가 받아 넘겼다면, 그다음 타구가 앞쪽으로 짧게 떨어지는지 뒤쪽으로 다시 길게 가는지 눈여겨볼 만합니다. 상대가 앞뒤를 오가게 되면 다음 공을 편한 자세로 치기 어려워져요. 그때 공격 기회가 생기는 과정을 보면 마지막 한 방에만 시선이 머물지 않습니다.
화면을 한 번에 다 보려 애쓸 필요도 없어요. 처음에는 셔틀만 보고, 같은 장면을 다시 볼 때 두 선수의 발 위치를 보면 됩니다. 득점했더라도 몸이 밀린 상태에서 간신히 넘긴 공인지, 자리를 잡고 원하는 방향으로 보낸 공인지 구분하는 것만으로 경기 흐름이 꽤 다르게 보입니다.
점수보다 흐름이 바뀐 순간 찾기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점수인 21대 7, 21대 7은 압도적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영상에서는 점수판만 보지 말고 신두가 언제부터 먼저 움직이며 공격 기회를 잡는지 살펴보세요. 반대로 상대가 수비로 랠리를 길게 이어 갈 때는 다음 공격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도 눈에 들어옵니다.
접전에서는 두세 점이 연달아 나는 구간을 유심히 보면 좋아요. 한 번의 실수 때문에 분위기가 바뀐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비슷한 위치로 셔틀이 계속 오거나 같은 쪽으로 늦게 움직이는 장면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선수들이 타구 방향과 속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보는 재미가 있죠.
리우 결승과 도쿄 동메달 결정전을 함께 보면 승패가 다른 경기에서도 관찰할 지점이 생깁니다. 공격이 잘 통할 때뿐 아니라 밀리는 순간에 랠리를 어떻게 이어 가는지도 선수의 경기력을 보여주니까요. 한 경기의 점수만으로 선수를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직접 경기할 때는 한 가지만 가져오기
신두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하려면 금방 버거울 수 있어요. 동호인 경기에서는 한 랠리를 보고 ‘상대를 앞뒤로 움직이게 한 공이 무엇이었나’ 정도만 기억해도 충분합니다. 다음에 코트에 섰을 때 뒤쪽으로 깊게 보내는 공과 앞쪽으로 짧게 보내는 공을 번갈아 써 보는 식이죠.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공을 친 뒤의 자리입니다. 좋은 샷을 쳤더라도 코트 한쪽에 그대로 서 있으면 다음 공을 받기 어렵습니다. 경기 영상을 볼 때 신두가 타구 뒤 어느 쪽으로 돌아오는지 살핀 다음, 내 경기에서도 한 번씩 의식해 보면 실수가 나는 이유를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이제 벤카타 신두의 경기에서 화려한 득점보다 그 득점 직전에 상대를 움직인 공을 먼저 보게 됩니다. 같은 영상을 다시 봐도 새로운 장면이 보이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