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도로주행 교육 중 앞차가 어린이 통학버스를 보고도 속도만 조금 줄인 채 지나갔습니다. 버스는 정차해 있었고 승하차를 알리는 점멸등이 켜져 있었죠. 운전자는 ‘천천히 갔으니 괜찮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필요한 건 감속만이 아닙니다. 먼저 일시정지하고, 안전을 확인한 뒤 서행해야 합니다.
어린이 통학버스 벌점은 일반 운전자가 버스를 보호할 의무를 어겼을 때도 붙고, 통학버스 운전자가 자신의 의무를 어겼을 때도 붙습니다. 두 경우를 섞어 기억하면 현장에서 판단이 늦어집니다. 2026년 10월 현재 도로교통법과 시행령·시행규칙 기준으로 나눠 보겠습니다.
점멸등 켠 통학버스를 만나면 어디서 멈춰야 할까
도로교통법 제51조는 어린이나 영유아가 타고 내리는 중임을 알리는 장치를 켠 어린이 통학버스를 특별히 보호합니다. 버스가 선 차로를 달리는 차뿐 아니라 바로 옆 차로의 차도 버스에 이르기 전에 일시정지해야 합니다. 정지한 상태에서 아이가 차 앞으로 나오거나 도로를 건너지 않는지 확인하고, 그다음 서행하는 순서입니다. 옆 차로가 비어 있다는 이유로 그대로 통과하면 안 됩니다.
반대편 차로라고 늘 예외인 것도 아닙니다. 중앙선이 없는 도로 또는 편도 1차로 도로에서는 반대 방향에서 오는 차도 통학버스에 이르기 전에 일시정지하고 안전을 확인한 뒤 서행해야 합니다. 좁은 주택가 도로에서 특히 놓치기 쉽습니다. 차로 수와 중앙선 유무를 먼저 보고, 아이가 버스 앞뒤로 움직일 가능성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버스가 주행 중일 때는 다른 규칙이 적용됩니다. 어린이나 영유아를 태우고 있다는 표시를 한 통학버스는 앞지르면 안 됩니다. 정차 중 일시정지 의무와 주행 중 앞지르기 금지를 따로 기억해 두세요. 버스가 보이면 무조건 급제동하라는 뜻은 아니지만, 보호 의무가 적용되는 상태인지 즉시 확인할 만큼 충분한 거리는 확보해야 합니다.
특별보호 위반 벌점 30점과 범칙금은 얼마일까
제51조의 특별보호 의무를 위반하면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28에 따라 벌점 30점이 부과됩니다. 시행령 별표 8의 범칙금은 승합자동차 등 10만 원, 승용자동차 등 9만 원, 이륜자동차 등 6만 원입니다. 여기서 적은 금액은 운전자에게 통고처분하는 범칙금입니다. 과태료와 같은 말로 쓰면 벌점 여부까지 혼동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승용차 운전자가 점멸등을 켜고 정차한 통학버스의 바로 옆 차로를 멈추지 않고 지나가 운전자로 확인됐다면, 특별보호 위반의 범칙금 기준은 9만 원이고 벌점은 30점입니다. ‘버스 차로가 아니었다’는 설명으로 면제되는 상황이 아닙니다. 실제 처분은 확인된 위반 내용과 운전자 특정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통지서를 받았다면 위반 장소·차로·적용 조항을 먼저 읽어야 합니다.
30점만으로 곧바로 면허가 정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시행규칙 별표 28상 1회의 위반·사고로 인한 벌점이나 처분벌점이 40점 이상이면 정지처분 기준에 들어갑니다. 가령 기존 처분벌점이 10점인 운전자가 통학버스 특별보호 위반으로 30점을 받으면 40점에 이릅니다. 정지기간은 원칙적으로 1점을 1일로 계산합니다. 이미 쌓인 점수를 모르고 운전하면 30점의 무게를 과소평가하기 쉽습니다.
통학버스 운전자도 의무 위반 시 벌점 30점이다
통학버스를 직접 운전한다면 도로교통법 제53조의 의무도 확인해야 합니다. 승하차 점멸등은 아이가 실제로 타고 내릴 때 사용하고, 어린이가 탄 상태를 알리는 표시는 태우고 운행할 때 사용합니다. 아이가 내릴 때는 보도나 길가장자리구역처럼 차로부터 안전한 장소에 도착했는지 확인한 후 출발해야 합니다. 마지막 아이가 내렸다는 말만 듣고 곧바로 출발하는 습관은 위험합니다.
시행규칙 별표 28은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의 해당 의무 위반에도 벌점 30점을 정합니다. 시행령 별표 8의 범칙금은 승합자동차 등 기준 13만 원입니다. 다만 어린이에게 좌석안전띠를 매도록 하지 않은 경우는 이 30점짜리 운전자 의무 위반 항목에서 제외됩니다. 안전띠 의무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별도의 제재 대상이므로 모든 아이의 안전띠 착용을 확인한 뒤 출발해야 합니다.
운행을 마친 뒤에는 차 안에 아이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어린이 하차확인장치도 작동해야 합니다. 운전자와 동승보호자가 각각 해야 할 일을 ‘상대가 봤겠지’라고 넘기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저는 교육할 때 출발 전 안전띠 확인, 하차 뒤 안전한 장소 도착 확인, 운행 종료 뒤 차량 내부 확인을 소리 내어 점검하게 합니다. 반복해서 몸에 익혀야 바쁜 날에도 순서가 무너지지 않습니다.
예전 벌점과 헷갈렸다면 적용 시점을 보자
오래된 교육자료에는 통학버스 특별보호 위반 벌점이 10점, 통학버스 운전자 의무 위반 벌점이 15점으로 적혀 있기도 합니다. 두 항목은 2015년 1월 29일 시행된 개정으로 각각 30점으로 높아졌습니다. 면허를 딴 지 오래된 운전자일수록 예전에 외운 수치에 기대지 말고 현재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운전 중에는 벌점 숫자를 떠올릴 여유가 없습니다. 통학버스가 점멸등을 켜고 서 있으면 버스가 선 차로와 바로 옆 차로에서는 먼저 멈추고, 좁은 도로라면 반대편 차로에서도 정지 대상인지 살피세요. 아이가 차도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을 눈으로 확인한 다음 천천히 움직이는 습관이 벌점도, 사고도 막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