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빗을 씻어봤더니 빗질 느낌이 달라졌다

머리빗을 씻어봤더니 빗질 느낌이 달라졌다

얼마 전 머리빗을 바꾸려고 살펴보다가 빗살 아래쪽이 희끗한 걸 발견했다. 머리카락은 보일 때마다 빼냈으니 깨끗한 줄 알았는데, 빗살 사이에는 먼지와 기름기가 남아 있었다. 새 빗을 사기 전에 지금 쓰는 빗부터 씻어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지 않았고, 씻기 전에는 몰랐던 차이도 느껴졌다.


머리카락만 빼면 깨끗한 줄 알았다


제가 쓰는 건 플라스틱 빗살이 촘촘한 머리빗이다. 빗에 엉킨 머리카락을 걷어낸 뒤 흰 휴지로 빗살 밑을 문질러봤더니 회색 먼지가 묻어 나왔다. 특히 빗살이 바닥과 만나는 부분에 많이 끼어 있었다. 눈에 잘 안 띄는 자리라 평소에는 지나쳤던 거다.


며칠 동안 빗질할 때마다 빠진 머리카락만 손으로 떼어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머리카락 사이에 남은 먼지나 헤어 제품 찌꺼기는 빗살 밑까지 내려가 있었다. 빗이 유난히 끈적하다거나 빗살 간격이 좁다면 한 번 가까이 들여다볼 만하다.


플라스틱 머리빗은 이렇게 씻었다


먼저 빗에 걸린 머리카락을 손으로 걷어냈다. 빗살 사이에 단단히 감긴 것은 손가락으로 잡아당기기보다 꼬리빗 끝으로 조금씩 들어 올리니 쉽게 빠졌다. 끝이 날카로운 도구로 세게 긁으면 빗살이나 바닥이 상할 수 있어 힘은 적게 줬다.


그다음 미지근한 물에 샴푸를 한두 방울 풀었다. 플라스틱으로만 된 빗이라 빗살 부분을 적신 뒤, 안 쓰는 부드러운 칫솔로 빗살 사이와 바닥을 문질렀다. 처음에는 바닥을 가로로 쓸었는데 잘 닿지 않았다. 칫솔모를 빗살 방향으로 넣어 움직이니 끼어 있던 먼지가 더 잘 나왔다. 손잡이와 빗살 연결 부분도 한 번 훑었다.


흐르는 물로 거품을 충분히 헹군 뒤 수건으로 물기를 눌러 닦고, 통풍이 되는 곳에 빗살이 아래를 향하도록 두었다. 씻는 데는 머리카락 빼는 시간까지 합쳐 5분쯤 걸렸다. 다만 속까지 마르기 전에는 서랍에 넣지 않았다. 겉이 말라도 빗살 밑에 물방울이 남아 있을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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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손잡이와 쿠션 빗은 물을 적게 썼다


집에 있던 다른 빗에는 나무 손잡이와 폭신한 쿠션 바닥이 있었다. 이것도 플라스틱 빗처럼 물에 담그려다가 멈췄다. 쿠션 안으로 물이 들어가면 빼내기 어렵고, 나무는 오래 젖어 있으면 변형될 수 있으니까. 빗의 재질을 먼저 확인하는 게 세척 방법보다 앞이었다.


이 빗은 머리카락을 걷어낸 다음 샴푸를 아주 조금 묻힌 젖은 천으로 빗살과 겉면을 닦았다. 빗살 밑은 물기를 짠 칫솔로 가볍게 문지르고, 깨끗한 젖은 천으로 남은 거품을 여러 번 닦아냈다. 마지막에는 마른 수건으로 틈을 눌러 닦은 뒤 바람이 통하는 곳에 세워뒀다. 뜨거운 바람으로 급하게 말리지는 않았다.


빗마다 물에 닿아도 되는 범위가 다르다. 전자 기능이 있거나 천연모를 쓴 빗이라면 특히 제품의 관리 방법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이번에 해보니 모든 머리빗을 같은 방식으로 씻는 것보다 재질에 맞춰 물의 양을 조절하는 게 덜 번거로웠다.


씻고 나서 달라진 점과 지금의 습관


마른 뒤 다시 빗질해보니 드라마틱한 변화까지는 아니었다. 그래도 손으로 만졌을 때 빗살 밑의 미끈함이 사라졌고, 어두운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던 희끗한 먼지도 줄었다. 무엇보다 빗을 잡을 때 찜찜했던 마음이 없어졌다. 새 빗을 살까 고민했던 이유가 빗 자체의 문제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지금은 빗질이 끝나면 걸린 머리카락을 바로 빼고, 일주일에 한 번쯤 빗살 밑을 살펴본다. 자주 쓰거나 헤어 제품을 많이 바른 주에는 더 빨리 지저분해진다. 반대로 며칠 쓰지 않은 빗까지 날짜에 맞춰 씻을 필요는 없었다. 눈으로 보고 만져보는 쪽이 제 생활에는 더 잘 맞았다.


머리빗은 매일 손에 쥐면서도 씻을 생각은 늦게 하는 물건이었다. 이번에는 새것을 사기 전에 5분만 써보길 잘했다. 빗살 아래를 한 번 들여다보는 작은 습관이 생각보다 오래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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