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드프레스를 10년쯤 운영하다 보니, 블로그를 처음 만드는 사람에게는 구글 블로그가 더 편한 경우도 있다는 걸 자주 봅니다. 호스팅 비용과 플러그인 업데이트를 신경 쓰지 않고 글부터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작이 쉽다는 이유로 주소와 백업을 대충 정하면, 글이 쌓인 뒤에 손이 많이 갑니다.
구글 블로그가 맞는 경우부터 판단하기
여기서 말하는 구글 블로그는 구글의 블로거 서비스입니다. 개인 기록, 정보 글, 소규모 콘텐츠 사이트라면 시작 비용을 낮추기 좋습니다. 서버를 직접 관리하지 않아도 되고, 기본 테마와 글쓰기 기능만으로 발행할 수 있습니다. 무료로 가능한 일에 처음부터 유료 테마나 외부 도구를 붙일 이유는 없습니다.
반면 회원별 권한을 세밀하게 나누거나 예약·결제 같은 기능이 필요하다면 워드프레스가 더 맞습니다. 블로거는 워드프레스처럼 필요한 기능을 플러그인으로 계속 확장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운영 목적을 먼저 적어보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글을 꾸준히 발행하는 게 중심인지, 사이트에 여러 기능을 붙이는 게 중심인지가 기준입니다.
개설할 때 이름보다 주소를 먼저 생각하기
블로거에 로그인한 뒤 왼쪽 위 블로그 선택 메뉴에서 새 블로그를 누릅니다. 이름을 입력하고 주소를 고른 다음 저장하면 개설은 끝납니다. 이름과 주소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독자가 기억하고 공유하는 쪽은 주소입니다. 주제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면 지나치게 좁은 단어를 넣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블로그를 만들자마자 글부터 올리기보다 설정에서 검색엔진에 표시되는지 확인합니다. 공개 블로그라면 ‘검색엔진에 표시’ 항목을 켜고, 비공개 작업용이라면 의도에 맞게 둡니다. 검색 결과에 바로 나온다는 뜻은 아닙니다. 검색엔진이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기본 설정입니다.
설명란에는 블로그가 다루는 내용을 한두 문장으로 씁니다. 워드프레스 운영 블로그라면 ‘설치, 백업, 속도, 보안을 실제 설정 순서대로 기록한다’ 정도면 충분합니다. 같은 키워드를 여러 번 반복해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첫 글을 발행한 뒤에는 휴대전화와 컴퓨터에서 제목, 본문 폭, 이미지 크기를 각각 확인합니다.
테마와 위젯은 적게 시작하기
테마는 기본 제공 항목 중 읽기 쉬운 것을 먼저 고릅니다. 본문 글자가 너무 작지 않은지, 모바일에서 메뉴가 열리는지, 이미지가 화면 밖으로 밀리지 않는지만 봐도 초기에 필요한 점검은 됩니다. 방문자 수가 거의 없을 때 디자인을 며칠씩 손보는 것보다 글 5개를 제대로 발행하는 편이 운영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위젯도 프로필, 글 목록, 필요한 탐색 메뉴 정도로 시작합니다. 외부에서 가져온 스크립트와 장식 요소를 많이 붙이면 화면이 늦게 뜨거나 모바일 배치가 깨질 수 있습니다. 특히 테마의 HTML을 직접 수정하기 전에는 테마 메뉴의 백업 기능으로 파일을 내려받으세요. 코드 한 줄이 잘못 들어가도 화면 전체가 어긋날 수 있습니다.
맞춤 주소를 붙일 때는 DNS를 한 번에 바꾸지 않기
블로그를 오래 운영할 생각이라면 본인이 관리하는 맞춤 주소를 고려할 만합니다. 비용은 주소 등록에 들고, 연결 자체를 위해 유료 플러그인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블로거 설정의 ‘맞춤 도메인’에 구매한 주소를 입력하면 필요한 CNAME 값이 표시됩니다. 그 값을 주소 등록업체의 DNS 관리 화면에 그대로 넣는 방식입니다.
이때 블로거가 보여주는 확인용 CNAME은 계정과 블로그마다 다릅니다. 다른 사람의 설정값을 복사하면 연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존 주소로 메일이나 다른 사이트를 운영 중이라면 DNS 기록을 지우기 전에 용도를 확인하세요. 잘못 바꾸면 블로그뿐 아니라 메일까지 끊길 수 있습니다.
DNS를 저장한 뒤 곧바로 반복해서 값을 바꾸지 말고 적용 시간을 둡니다. 구글 블로거 안내에는 기존 블로그 주소가 맞춤 주소로 전환되는 데 최대 24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나옵니다. 연결이 확인되면 설정에서 보안 연결과 보안 연결로의 이동이 켜져 있는지 확인합니다. 맞춤 주소를 붙인 직후에는 첫 화면과 개별 글을 모두 열어보는 게 좋습니다.
백업 날짜를 정하고 워드프레스 이전 가능성도 남겨두기
블로거는 서버 업데이트를 직접 챙기지 않아도 되지만, 내 글의 사본까지 자동으로 관리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한 달에 한 번, 그리고 테마를 수정하기 전에는 설정의 ‘콘텐츠 백업’으로 글 데이터를 내려받습니다. 테마는 별도로 백업합니다. 두 파일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복구할 때 당황하기 쉽습니다.
구글 계정 보안도 운영의 일부입니다. 복구 수단을 확인하고 2단계 인증을 켜두는 편이 좋습니다. 블로그 관리자 계정을 잃으면 글과 설정에 접근하는 일부터 막힙니다. 공동 운영이라면 한 계정의 비밀번호를 나눠 쓰기보다 블로거의 권한 설정을 확인해 각자 계정으로 작업하는 쪽이 낫습니다.
나중에 워드프레스로 옮길 수도 있습니다. 워드프레스의 ‘도구 → 가져오기’에는 블로거용 가져오기 기능이 있습니다. 다만 글을 가져왔다고 이전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이미지, 글 주소, 내부 링크, 댓글을 샘플 글 몇 개에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가져오기가 중간에 실패했다면 곧바로 다시 실행하지 말고 중복 글이 생겼는지 먼저 봅니다.
처음에는 기본 테마와 꼭 필요한 설정만으로 한 달쯤 운영해 보세요. 그동안 실제로 불편했던 기능만 추가하면 됩니다. 블로그는 처음 만든 날의 기능 수보다, 글을 계속 쓰고 백업을 꾸준히 남길 수 있는 구성이 오래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