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에서 스토킹 피해 여성 살해 소식을 접할 때마다, 피해자가 위험을 알린 뒤에는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스토킹은 불편한 연락 몇 번으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거절했는데도 찾아오거나 연락을 이어 가고, 집과 직장 주변을 맴돈다면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위험을 막을 책임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와 이를 제지해야 할 사회에 있습니다.
당장 위험하다면 안전한 곳에서 112에 신고하기
상대가 집 앞에서 기다리거나 뒤따라오고 있다면 직접 만나 설득하려 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까운 가게나 사람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112에 현재 위치와 상대의 행동을 알리세요. 무기를 언급했거나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면 그 사실도 함께 전해야 합니다. 다친 사람이 있다면 119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신고할 때는 단순히 ‘계속 연락한다’고 말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언제부터 어떤 행동이 반복됐는지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밤 집 앞에서 기다렸고, 오늘은 출근길에 따라왔으며, 차단한 뒤에도 다른 번호로 전화했다’처럼 시간순으로 말하면 현재의 위험을 전달하기 쉽습니다. 이미 신고한 사건이나 접근금지 조치가 있다면 그 내용도 바로 알리세요.
반복된 행동과 위협을 기록해 두기
스토킹은 한 장의 메시지만 보면 상황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통화 기록, 문자와 메신저 대화, 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시지, 집이나 직장 주변에 나타난 날짜와 장소를 가능한 한 원본에 가깝게 보관해 두세요. 함께 목격한 사람이 있다면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적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자료를 모으기 위해 상대에게 다시 연락하거나 현장에서 촬영을 시도하며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찾아가겠다’, ‘가만두지 않겠다’ 같은 위협, 이별이나 연락 중단 의사를 밝힌 뒤 이어진 행동, 가족이나 동료에게 접근한 사실은 신고할 때 구체적으로 전할 만한 내용입니다. 휴대전화가 분실되거나 고장 날 상황에 대비해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기록의 사본을 맡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의 위치나 일정을 여러 사람에게 널리 공유하는 일은 신중해야 합니다.
접근금지 등 보호 조치를 구체적으로 요청하기
경찰에 신고할 때는 상대와 분리해 달라는 요청과 함께 접근금지, 연락 금지 등 필요한 보호 조치를 상담할 수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에는 긴급응급조치와 법원이 결정하는 잠정조치가 마련돼 있습니다. 잠정조치에는 피해자나 가족, 주거지 등으로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을 금지하거나 전화·메시지 등 전기통신을 통한 접근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모든 사건에 같은 조치가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반복된 행동과 재발 우려를 빠짐없이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부 안내에 따르면 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잠정조치로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조치가 내려졌는데도 상대가 연락하거나 근처에 나타난다면 ‘금지 조치를 어겼다’는 점을 밝혀 다시 112에 신고해야 합니다. 조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혼자 대면하거나 안전하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혼자 버티지 않도록 생활 속 지원 연결하기
당장 머물 곳이 걱정된다면 여성긴급전화 1366에 연락할 수 있습니다. 성평등가족부 안내에 따르면 1366은 스토킹 피해 상담을 24시간 운영하며, 긴급 보호와 관련 기관 연계를 지원합니다. 경찰 신고와 별개로 임시로 머물 곳, 상담, 법률 지원에 관해 물어볼 수 있습니다. 퇴근길이나 귀가 장소가 노출됐다는 걱정도 상담할 때 구체적으로 전해 보세요.
주변 사람의 역할도 작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무섭다’고 말할 때 관계 문제로 축소하거나 화해를 권하기보다, 안전한 곳에 함께 머물고 신고와 상담에 동행하는 편이 실질적입니다. 직장이나 학교에 상대의 접근을 알려야 한다면 피해자와 상의해 공유 범위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토킹 피해 여성 살해 같은 비극을 막는 일은 피해자에게 더 조심하라고 요구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위험 신호가 드러났을 때 신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필요한 보호가 끊기지 않도록 주변과 기관이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