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업에서 감정평가사 준비생을 만나면 교재를 얼마나 샀는지보다 지난 기출문제를 어디까지 풀었는지 먼저 묻습니다. 책은 쌓였는데 답안을 끝까지 써 본 적이 없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이 시험은 공부할 내용이 부족해서 떨어지는 시험이 아닙니다. 점수로 이어지지 않는 공부를 오래 붙잡을 때 위험해집니다.
큐넷에서 접수하기 전에 자격과 영어부터 확인하세요
감정평가사는 국가전문자격입니다. 2026년 제37회 시행계획상 일반 응시자의 학력·전공·경력 제한은 없습니다. 다만 아무나 최종 합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최종 합격자 발표일을 기준으로 법에서 정한 결격사유가 있거나 부정행위 처분 후 5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응시할 수 없고, 뒤늦게 확인되면 합격도 취소됩니다. 미복권 파산,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은 금고 이상의 형 등이 해당합니다. 사정이 걸린다면 교재를 사기 전에 본인에게 적용되는 조항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1차 영어는 시험장에서 풀지 않고 공인어학성적으로 대체합니다. 2026년 일반 응시자 기준 토익은 700점, 지텔프 레벨 2는 65점입니다. 영어성적 인정기간이 5년으로 늘었다는 말만 믿고 오래된 점수를 그대로 두면 곤란합니다. 시험기관의 자체 유효기간이 끝나기 전에 큐넷에서 성적을 등록하고 승인 여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2027년 시험을 목표로 한다면 그해 시행공고의 인정 시작일과 제출 방법을 다시 대조하세요.
2026년에는 1차 접수가 2월 2~6일, 시험이 4월 4일이었고 2차 접수가 5월 18~22일, 시험이 7월 4일이었습니다. 두 시험은 따로 접수했습니다. 이미 지난 날짜를 다음 회차 일정으로 옮겨 적으면 안 됩니다. 다음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큐넷 감정평가사 종목의 시행공고가 뜨면 접수 마감 시각과 영어성적 승인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1차는 다섯 과목을 똑같이 깊게 팔 필요가 없습니다
1차는 민법, 경제학원론, 부동산학원론, 감정평가 관계 법규, 회계학을 객관식으로 봅니다. 과목마다 40문항이고, 각 과목 40점 이상에 다섯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어야 합격합니다. 영어는 이 평균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예컨대 네 과목이 70점이어도 회계학이 35점이면 탈락입니다. 반대로 모든 과목을 80점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시험도 아닙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합격자 공고를 보면 2025년 1차는 6,702명 응시·1,914명 합격으로 합격률 28.55%였지만, 2026년에는 6,416명 응시·1,169명 합격으로 18.22%였습니다. 한 해 합격률만 보고 특정 과목이 쉬워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과락을 가까스로 피하는 계획에 기대기에는 회차별 변동이 큽니다. 저는 연습문제에서 약한 과목을 먼저 45~50점대로 올리고, 익숙한 과목에서 평균 점수를 확보하도록 지도합니다. 이 점수는 공식 합격 기준이 아니라 연습 때 둘 안전폭입니다.
기출 1회분을 시간을 재고 푼 뒤 과목별로 틀린 이유를 세 가지로 표시해 보세요. 개념을 몰랐는지, 계산 시간이 모자랐는지, 문제를 잘못 읽었는지입니다. 경제학과 회계학에서 시간이 계속 부족하다면 새로운 강의를 추가하기 전에 자주 나오는 계산 유형을 제한 시간 안에 푸는 연습이 우선입니다. 민법과 관계 법규는 조문을 무작정 넓히기보다 반복해서 틀린 쟁점을 다시 보는 편이 점수 관리에 맞습니다. 과목별 우선순위는 남의 추천 목록보다 자신의 채점표에서 정해야 합니다.
2차는 실무만 붙잡아도, 실무를 버려도 위험합니다
2차는 감정평가실무, 감정평가이론, 감정평가 및 보상법규 세 과목의 주관식 시험입니다. 2026년 기준 과목별 시험시간은 100분, 문항은 4개였습니다. 원칙적으로 과목마다 40점 이상, 평균 60점 이상이 합격 기준입니다. 평균 60점 이상인 사람이 그해 최소합격인원에 못 미치면 과락이 없는 응시자 중 평균 고득점순으로 선발합니다. 2026년 최소합격인원은 180명이었고 실제 합격자는 189명, 합격선은 평균 49.66점이었습니다. 그래서 ‘평균 50점이면 붙는다’고 외우는 건 위험합니다. 합격선은 해마다 달라집니다.
2026년 2차에는 2,614명이 응시해 189명이 합격했습니다. 합격률은 7.23%로, 2025년의 6.66%보다 올랐지만 여전히 좁은 문입니다. 과목별 40점 미만 비율은 실무 45.71%, 이론 62.97%, 법규 63.45%였습니다. 숫자가 말하는 건 분명합니다. 실무 계산에 시간을 몰아주면서 이론과 법규의 답안 쓰기를 미루면 과락 위험이 커집니다. 그렇다고 실무를 포기하면 역시 거의 절반이 40점 아래였던 과목을 빈칸으로 두는 셈입니다.
제 권장은 처음부터 세 과목에 쓰기 시간을 배정하는 것입니다. 실무는 매일 짧게라도 계산 과정을 손으로 쓰고, 이론과 법규는 주 2~3회씩 제한 시간을 둔 답안을 작성합니다. 예를 들어 주 15시간을 쓸 수 있다면 실무 6시간, 이론 4시간 30분, 법규 4시간 30분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모의답안에서 특정 과목이 40점 아래라면 다음 주 시간을 그 과목으로 옮기세요. 비율은 고정 규칙이 아니라 과락을 막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남은 기간은 기출과 답안으로 판단하세요
1차 준비생이라면 최근 기출을 풀고 과목별 점수와 풀이 시간을 한 장에 기록하세요. 한 과목이 40점 아래인데 새 교재의 첫 장부터 다시 읽는 방식은 느립니다. 틀린 유형을 골라 기본 개념을 확인하고, 같은 유형을 시간 안에 다시 푸는 쪽이 빠릅니다. 1차 합격 뒤 2차에서 불합격한 사람은 다음 회차 1차 면제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접수 유형도 시행공고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법정 기관의 감정평가 관련 업무 경력으로 1차 면제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근무 연수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기관·담당 업무·증빙서류가 공고 기준에 맞는지 따져야 합니다.
2차 준비생에게는 읽은 페이지 수보다 완성한 답안 수가 더 믿을 만한 기록입니다. 100분 안에 네 문항을 처리해야 하는데 한 문제를 끝까지 쓰느라 뒤의 문제를 비워 두는 일은 연습 중에 고쳐야 합니다. 기출을 풀 때도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논점부터 적고, 계산 결과를 낼 수 없더라도 적용할 방법과 식을 남기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결국 공부 범위를 줄인다는 것은 쉬운 과목만 고른다는 뜻이 아닙니다. 내 점수표에서 합격을 막는 빈칸부터 없애는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