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 PC에서 구글 드라이브 파일을 몇 GB나 지웠는데도 ‘저장용량이 부족합니다’라는 메시지가 계속 떴다. 브라우저에서는 여유 공간이 보이는데 윈도우 작업 표시줄의 드라이브 앱은 동기화를 멈춘 상태였다. 이런 경우에는 파일을 더 지우기 전에 어느 저장공간이 부족하다는 뜻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구글 계정과 PC 저장공간부터 구분한다
구글 드라이브의 용량 경고는 크게 두 곳에서 나온다. 하나는 구글 계정의 클라우드 저장공간이고, 다른 하나는 파일을 동기화하는 PC의 디스크 공간이다. 브라우저에서 구글 원의 저장용량 화면을 열어 계정 전체 사용량을 확인하고, 윈도우에서는 설정의 시스템 → 저장소에서 C드라이브 여유 공간을 확인한다. 작업 표시줄의 구글 드라이브 아이콘을 눌러 오류 문구도 함께 읽는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에는 12GB가 남아 있어도 C드라이브에 2GB만 남았다면, 데스크톱 앱에서 5GB짜리 폴더를 올릴 때 로컬 공간 부족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 반대로 C드라이브가 넉넉한데 계정 저장용량이 가득 찼다면 윈도우 임시 파일을 지워도 업로드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여러 계정을 쓰는 사람은 브라우저와 데스크톱 앱에 로그인한 계정이 같은지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빠르다.
파일을 지웠는데 용량이 그대로라면
드라이브에서 파일을 삭제하면 곧바로 저장용량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휴지통에 있는 파일도 영구 삭제 전까지 용량에 포함된다. 드라이브 왼쪽의 ‘저장용량’을 열면 파일이 큰 순서로 표시되므로, 필요 없는 파일을 확인한 뒤 삭제한다. 이어서 ‘휴지통’에서 해당 파일을 영구 삭제해야 한다. 휴지통 비우기는 되돌리기 어려우니 이름과 크기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좋다.
여기서 숫자가 즉시 바뀌지 않아도 삭제가 실패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구글 안내에 따르면 많은 파일을 한꺼번에 지운 경우 사용량 계산이 정확히 반영되기까지 48~72시간이 걸릴 수 있다. 삭제 직후 같은 작업을 반복하기보다는 잠시 뒤 저장용량 화면을 새로고침하고, 대량 삭제였다면 이 시간을 감안해 다시 확인한다.
또 하나 헷갈리는 부분이 ‘공유 문서함’이다. 남이 소유한 공유 파일은 보통 내 저장용량을 쓰지 않는다. 그 파일의 사본을 만들거나 공유 폴더에 내가 파일을 올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용량을 확보하려고 공유받은 파일부터 지우기보다 드라이브의 저장용량 목록에서 실제로 내 계정에 잡히는 큰 파일을 고르는 편이 정확하다.
드라이브 파일이 적어도 계정은 꽉 찰 수 있다
개인 구글 계정의 기본 저장공간 15GB는 드라이브만의 몫이 아니다. 지메일과 구글 포토도 함께 사용하며, 백업 데이터가 차지하는 공간도 확인해야 한다. 드라이브 파일을 3GB 지웠는데 전체 사용량이 기대만큼 줄지 않았다면 구글 원 저장용량 화면에서 서비스별 사용량을 비교한다.
지메일은 큰 첨부파일이 달린 오래된 메일이 의외로 공간을 차지한다. 검색창에 ‘has:attachment larger:10M’을 입력하면 10MB보다 큰 첨부파일이 있는 메일을 추릴 수 있다. 필요한 첨부파일을 먼저 보관한 뒤 메일을 삭제하고, 지메일 휴지통과 스팸함도 확인한다. 구글 포토 역시 삭제한 사진이 휴지통에 남아 있으면 용량이 계속 잡힐 수 있다.
그래도 사용량의 출처가 불분명하면 저장용량 관리 화면의 백업 항목과 드라이브 설정의 ‘앱 관리’를 본다. 오래된 기기 백업이나 연결 앱의 숨겨진 데이터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무엇인지 모르는 백업을 무작정 지우면 복원할 데이터까지 잃을 수 있으니 기기 이름과 날짜를 보고 판단한다.
윈도우에서만 부족하다고 뜨는 경우
브라우저에서는 업로드가 되는데 구글 드라이브 데스크톱 앱만 멈춘다면 로컬 디스크를 살핀다. 파일 스트리밍 방식도 파일을 열거나 업로드하는 동안 PC의 캐시 공간을 사용한다. 특히 캐시가 있는 파티션의 여유 공간이 업로드하려는 폴더보다 작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윈도우 설정에서 오류에 표시된 드라이브의 남은 공간을 확인하고, 불필요한 파일을 치운 뒤 데스크톱 앱을 종료했다가 다시 실행한다.
설정에서 ‘미러링’을 사용 중인지도 확인한다. 미러링은 내 드라이브 파일을 PC에 내려받아 보관하므로 클라우드 사용량과 별개로 디스크 공간이 필요하다. 저장공간이 작은 SSD라면 필요한 파일만 오프라인으로 두는 스트리밍 방식이 맞을 수 있다. 다만 동기화가 끝나지 않은 파일이 있다면 설정을 바꾸거나 캐시 폴더를 직접 지우기 전에 업로드 상태부터 확인한다. 오프라인에서 수정한 내용이 캐시에 남아 있을 수 있어서다.
그래도 숫자가 맞지 않을 때 확인할 것
앞의 점검을 마쳤는데도 경고가 계속되면 브라우저의 계정 사진과 데스크톱 앱의 계정 이름을 다시 대조한다. 유료 저장용량을 막 구매했다면 새 한도가 적용되기까지 최대 24시간이 걸릴 수 있다. 회사나 학교 계정에서 다른 사람이 소유한 파일을 수정하다 동기화 오류가 났다면 그 파일 소유자의 용량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이때는 내 PC 공간을 더 비워도 같은 오류가 날 수 있다.
내가 이런 문제를 볼 때는 오류 문구, 구글 원의 전체 사용량, 윈도우 디스크 여유 공간을 차례로 적어 둔다. 세 숫자만 나란히 놓아도 클라우드를 치워야 할지, 휴지통 반영을 기다려야 할지, PC의 캐시 공간을 확보해야 할지가 대개 드러난다. 용량 경고는 같은 말처럼 보여도 원인이 다르니, 삭제 버튼을 누르기 전 그 구분에 쓰는 몇 분이 가장 아깝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