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머리를 감고 난 뒤 배수구에 쌓인 머리카락 때문에 탈모약을 검색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약을 고르기는 어렵습니다. 언제부터, 어느 부위가, 어떤 속도로 달라졌는지에 따라 필요한 치료가 달라지거든요.
약을 고르기 전에 빠지는 양상을 먼저 보세요
남성형 탈모는 보통 이마선이 뒤로 밀리거나 정수리 모발이 서서히 가늘어집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안내도 앞머리와 정수리의 모발이 짧고 가늘어지는 변화를 특징으로 설명합니다. 예전 사진과 지금 사진에서 가르마 폭이나 이마선을 비교하면 변화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며칠 사이 한 움큼씩 빠지거나 동그란 빈 곳이 생겼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출산, 큰 병, 체중 변화 뒤에 일시적으로 많이 빠질 수도 있고, 원형 탈모나 두피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이때 남성형 탈모약부터 사면 원인을 놓칠 수 있어요. 두피가 붉거나 아프고 각질이 심한 경우도 피부과에서 먼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은 역할이 달라요
흔히 쓰는 바르는 탈모약은 미녹시딜입니다. 두피에 바르면 모발의 성장 기간을 늘리고 기존 모발을 굵게 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남녀 모두에게 쓰이는 제품이 있지만, 농도와 사용 대상, 하루 사용 횟수는 제품마다 다릅니다. 약국에서 고를 때는 포장에 적힌 대상과 용법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남성용 5% 제품 가운데는 여성에게 사용하지 않도록 허가된 것도 있습니다.
먹는 약인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탈모에 관여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주로 남성형 탈모에 사용하며 진료와 처방이 필요합니다. 피나스테리드 탈모 치료제는 보통 하루 1mg, 두타스테리드 제품은 하루 0.5mg처럼 성분별 용량이 다릅니다. 친구가 먹는 약을 나눠 먹거나 전립선 약을 임의로 쪼개 복용할 일이 아닙니다.
두 종류를 함께 쓰는 경우도 있지만 무조건 병용하는 것이 답은 아닙니다. 탈모의 범위,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지, 기존 질환과 복용 중인 약을 보고 결정합니다. 특히 여성은 남성용 먹는 약을 스스로 선택하면 안 됩니다. 임신 가능성이나 계획까지 고려해 의사와 치료 방법을 의논해야 합니다.
효과는 몇 주보다 몇 달 단위로 판단해요
탈모약은 감기약처럼 며칠 만에 변화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미국피부과학회는 미녹시딜의 효과를 판단하는 데 대개 6~12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피나스테리드도 효과가 나타난다면 약 6개월부터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한 달 써 보고 거울 속 머리숱이 그대로라고 해서 바로 실패로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바르는 미녹시딜을 시작한 뒤 처음 몇 주 동안 빠지는 양이 잠시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빠짐이 심하거나 오래 이어진다면 약 때문이라고 혼자 넘기지 말고 상담받아야 합니다. 비교할 때는 매일 거울을 들여다보기보다 같은 조명과 각도에서 한 달 간격으로 사진을 찍는 편이 낫습니다. 머리 길이나 젖은 정도가 다르면 실제 변화보다 차이가 커 보일 수 있습니다.
효과를 봤더라도 약을 끊으면 유지하던 효과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복용이나 도포를 계속할 수 있는 생활 방식인지 처음부터 생각해 두면 좋습니다. 사용을 깜빡한 날에 다음번 양을 두 배로 늘리는 식의 보충은 피하고, 해당 제품의 안내를 따르세요.
부작용과 임신 계획은 시작 전에 확인하세요
미녹시딜을 바르면 가려움, 건조함, 붉어짐 같은 두피 자극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얼굴로 흘러내리면 원치 않는 부위에 털이 자랄 수도 있어요. 정해진 양을 마른 두피의 필요한 부위에 바르고 손을 씻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가슴 통증, 두근거림, 어지럼증처럼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사용을 멈추고 진료받아야 합니다.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에는 성욕 저하, 발기 문제, 유방 압통 같은 이상반응이 보고돼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피나스테리드 1mg 제품 자료에서는 1년 임상시험 중 성욕 저하가 복용군 1.8%, 위약군 1.3%에서 보고됐습니다. 누구에게나 생긴다는 뜻은 아니지만, 변화가 있다면 참고 넘기지 말고 처방한 의사에게 말하는 게 좋습니다. 기분 변화가 생겼을 때도 상담이 필요합니다.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피나스테리드의 깨진 알약이나 새는 두타스테리드 캡슐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남성도 두타스테리드를 복용하면서 임신을 계획한다면 미리 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임신·수유 중 미녹시딜 사용 역시 별도로 상담해야 합니다.
탈모약을 고를 때 가장 아쉬운 선택은 남에게 맞았다는 이유만으로 시작하는 겁니다. 빠지는 양상부터 확인하고, 내 몸에 맞는 약을 골라 몇 달 동안 변화를 차분히 보는 편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