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재 사망 과징금 제도가 도입돼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업장에서 1년 동안 노동자 3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숨지면 사업주에게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의 5%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된다.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우려되는 현장에서는 노동자 등의 작업중지 권한도 확대된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10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공포했다. 이번 개정안은 2025년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핵심 과제를 법률에 반영한 것이다.
개정안에는 안전한일터위원회 설치와 작업중지 범위 확대, 반복적인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한 과징금 부과, 산업안전보건법령 위반 신고 포상금 도입,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적용 범위 확대 등이 포함됐다. 노동자와 사업주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현장의 안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안전한일터위원회 2027년 1월 출범
안전한일터위원회 관련 규정은 2027년 1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위원회는 고용노동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며 노사 대표와 관계 부처 차관급 정부위원, 산업안전·보건 전문가 등 20명 이내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주요 정책과 기본계획 수립, 계획 이행 상황 점검, 제도 평가와 개선, 조사와 연구개발 등을 심의·조정한다. 일하는 모든 사람을 보호하고 새롭게 나타나는 위험 요인에 대처하기 위해 노사정이 함께 산업재해 예방 기본계획을 세우는 체계도 갖추게 된다.
작업중지 요구와 대피 범위 확대
작업중지 제도 개편은 2027년 4월 28일부터 시행된다. 노동자와 근로자대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그러한 위험이 우려될 때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다.
하청 노동자도 원청에 직접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노동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명확한 경우뿐 아니라 급박한 위험이 우려되는 경우에도 스스로 작업을 멈추고 현장에서 대피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한 뒤에만 작업을 멈추는 데 그치지 않고, 중대재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단계에서 작업을 중지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힌 것이 핵심이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작업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요건도 확대된다. 기존의 중대재해 발생 상황에 더해 노동자가 사고로 다쳐 의식불명 상태가 됐거나 생사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등에도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종전에는 붕괴와 화재, 폭발, 유해물질 누출 등으로 중대재해가 실제 발생했을 때 해당 사업장의 작업을 중지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붕괴 등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도 작업중지 명령이 가능하다. 중대재해가 일어나기 전에 위험에 대처하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사업주의 작업중단 의무도 새로 마련됐다. 안전난간 설치 등 고용노동부 장관의 시정조치 명령을 받은 사업주가 이를 이행하지 않아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면 시정이 끝날 때까지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사망자 3명 이상이면 영업이익 기준 과징금
반복·다수 사망사고 사업장에 대한 과징금 제도 역시 2027년 4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와 제39조, 제63조에 규정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고 법 시행일부터 1년 동안 노동자 3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사망하면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된다.
과징금 상한은 사업주의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 가운데 5%다. 다만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이 없거나 그 금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평균 영업이익의 5%가 30억 원보다 적은 경우에는 30억 원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한다.
징수된 과징금은 산재보험기금에 귀속되며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사용된다.
| 구분 | 주요 내용 |
|---|---|
| 적용 요건 |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고 시행일부터 1년 동안 산재 사망자 3명 이상 발생 |
| 기본 과징금 범위 |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의 5% 범위 |
|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 | 30억 원 범위 |
| 영업이익의 5%가 30억 원 미만인 경우 | 30억 원 범위 |
| 과징금 사용처 | 산재보험기금에 귀속해 산업재해 예방에 사용 |
실제 과징금은 위반행위 횟수와 기업 규모, 사망 노동자 수 등에 따라 산정된 금액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여기에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 전체 노동자 수에서 사망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율, 산업재해 예방과 재발 방지 조치를 이행하려고 노력한 정도 등 가중·감경 요소가 반영된다.
최종 부과 과정에서는 과징금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친다. 과징금 부과 절차와 징수 시기, 과징금심의위원회의 설치·운영 방식 등 세부 사항은 의견 수렴을 거쳐 하위법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반복적인 영업정지 사업장은 등록 말소 요청 가능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동시에 2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의 산업재해가 발생하고, 법 시행일부터 3년 동안 영업정지 처분을 두 차례 이상 받았는데도 다시 영업정지 요청 대상이 된 사업장에는 한층 엄격한 조치가 적용된다.
이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은 관계 행정기관에 해당 사업의 등록 말소 또는 등록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반복해서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 기존의 영업정지보다 무거운 행정조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둔 것이다.
산업안전 위반 신고 포상금 도입
산업안전보건법령이나 해당 법률에 따른 명령 위반을 신고한 사람에게 예산 범위에서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정부 감독만으로 수많은 사업장의 모든 위험 요소를 살피기 어려운 만큼 현장의 위험을 국민이 신고하면 정부가 이를 확인하고 개선해 중대재해를 예방하려는 취지다.
포상금을 지급할 위반행위의 범위와 지급 금액, 신청 및 지급 절차 등 구체적인 기준은 하위법령에 담긴다. 법 시행 시기에 맞춰 안전 일터 포상금 신고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적용 대상 확대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의 적용 범위는 건설공사 발주자에서 도급인과 다른 업종까지 확대된다. 하청에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사용명세서를 작성하고 보존할 의무와 해당 비용을 정해진 목적 이외에 사용하지 않을 의무가 부과된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사용 내역을 기록하고 목적 외 사용을 제한함으로써 현장의 안전을 위해 편성된 비용이 본래 용도에 맞게 쓰이도록 하는 내용이다.
폭염과 한파도 공사 기간 연장 사유
도급인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건설공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는 사유에는 폭염과 한파가 명시된다. 기온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아 노동자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을 공사 기간 조정 사유로 법률에 분명하게 반영한 것이다.
안전인증 대상 기계의 인증 면제 범위도 넓어진다. 압력용기 등 안전인증 대상 기계를 수출할 목적으로 수입한 경우에도 인증을 면제할 수 있게 된다.
현장 적용 위한 후속 기준 정비
고용노동부는 노사가 함께 사고 발생 전에 현장의 위험을 찾아 즉시 개선하는 것이 산업재해 예방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2025년 9월 관계 부처와 함께 수립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이 법제화된 만큼 새로운 제도가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위법령과 집행체계를 정비할 방침이다.
이번 개정은 산업재해 예방 정책을 심의하는 기구부터 위험 현장의 작업중지, 반복 사망사고 사업장의 경제적 책임, 위반행위 신고와 안전비용 관리까지 하나의 법률 체계에 담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각 제도의 시행일과 세부 요건이 다른 만큼 사업주와 노동자는 적용 시기와 요건을 구분해 살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