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오래된 집의 누수 공사 견적을 보고 예상보다 큰 비용에 놀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집을 소유하고 있어도 수리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죠. 이럴 때 확인할 제도가 주거급여의 ‘수선유지급여’입니다. 소득 기준에 맞는 자가 거주 가구라면 주택 상태에 따라 집수리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내 집에 살아도 주거급여를 받을 수 있을까
주거급여는 세입자에게 월세를 지원하는 제도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집을 소유하고 그 집에 실제로 거주하는 가구에는 수선유지급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2026년 기준으로 주거급여 대상은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48% 이하인 경우입니다. 월 기준으로 1인 가구는 123만 834원, 2인 가구는 201만 5,660원, 4인 가구는 311만 7,474원 이하입니다.
여기서 소득인정액은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만 뜻하지 않습니다. 소득에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 등을 반영합니다. 따라서 월급이 기준보다 낮아 보여도 보유 재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집을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제외되는 것도 아닙니다. 자격 여부는 신청 후 소득·재산 조사를 거쳐 결정됩니다.
집 상태에 따라 지원 범위가 달라진다
지원 금액은 신청자가 고른 공사 견적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현장 조사에서 지붕 누수나 벽체 균열 같은 구조 문제, 부엌·욕실·난방 등 설비 상태, 벽과 바닥의 마감 상태를 살펴봅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경보수·중보수·대보수로 수선 범위가 나뉩니다.
- 경보수: 2026년 수선비용 기준 590만 원, 수선주기 3년
- 중보수: 2026년 수선비용 기준 1,095만 원, 수선주기 5년
- 대보수: 2026년 수선비용 기준 1,601만 원, 수선주기 7년
이 숫자를 누구나 현금으로 받는 금액으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수선유지급여는 주택 개량을 지원하며, 주택 개량과 별도로 쓸 수 있는 현금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실제 수선 범위와 지원 규모는 주택 조사 결과와 소득인정액에 따라 결정됩니다.
소득인정액이 생계급여 선정기준 이하이면 해당 수선비용의 100%, 그 기준을 초과하면서 기준 중위소득의 40% 이하이면 90%, 중위소득의 40%를 초과하면서 48% 이하이면 80%를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 대보수 대상 가구가 80% 구간에 해당한다면 1,601만 원의 80%인 1,280만 8,000원 범위에서 수선이 이뤄집니다. 대보수 판정을 받았다고 모든 집에 똑같은 공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신청부터 공사까지 어떤 순서로 진행될까
신청은 주민등록 주소지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주거급여를 문의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접수 뒤 시·군·구가 소득과 재산을 조사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집의 실제 거주 여부와 노후도를 확인합니다. 이후 보장 여부가 결정되면 수선 대상 선정과 공사 절차가 이어집니다. 이미 주거급여를 받고 있는 가구라도 수선 일정과 범위는 담당 기관에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방문 전에는 신분증을 챙기고, 사회보장급여 신청서와 금융정보 등 제공 동의서 작성이 필요한지 확인하면 좋습니다. 가구 상황에 따라 추가 서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집의 문제가 여러 곳이라면 누수 위치, 난방 고장 시점, 균열 부위 등을 미리 적어 두세요. 현장 조사 때 생활에 어떤 불편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신청 직후 공사가 시작된다고 예상해서는 안 됩니다. 마이홈포털 안내에 따르면 수선은 같은 보수 범위와 보장기관 안에서 수급자격이 확정된 순서 등을 고려해 진행되며, 해당 연도에 새로 선정된 가구의 공사는 다음 해 이후 시행될 수도 있습니다. 급한 누수나 안전 문제가 있다면 접수할 때 그 사정을 알리고 긴급보수 가능 여부를 함께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견적을 받기 전에 확인할 부분
이 제도는 낡은 집의 모든 공사를 원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리모델링 예산은 아닙니다. 주거 환경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선인지, 조사에서 어떤 보수 범위로 판단되는지가 중요합니다. 주택을 공동 소유했다면 다른 소유자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미 업체와 계약하거나 공사를 끝낸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가정하기보다, 먼저 행정복지센터에 신청 절차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입자라면 자가가구의 수선유지급여 대신 임차가구에 적용되는 주거급여를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주거급여’라도 거주 형태에 따라 지원 방식이 다릅니다. 오래된 집의 수리비가 부담스럽다면 견적서의 총액만 보고 포기하기보다, 우리 가구가 주거급여 대상인지부터 확인해 볼 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