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경문 감독 퇴진 소식에 작년 기록을 다시 봤다

한화 김경문 감독 퇴진 소식에 작년 기록을 다시 봤다

지난해 한화 경기를 볼 때는 선발투수가 6회까지 버텨주면 이길 그림이 그려졌다. 올해는 타선이 먼저 점수를 내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래서 한화 김경문 감독 퇴진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확인한 건 순위보다 득점과 실점이었다. 두 시즌의 차이가 거기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2위에서 9위까지, 같은 144경기의 다른 표정

한화는 2025년 정규시즌을 83승 57패 4무, 2위로 마쳤다.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도 올라 준우승했다. 반면 2026년 성적은 57승 83패 4무, 9위다. 승수와 패수가 정확히 뒤집혔다. 두 해 모두 144경기를 치렀으니 경기 수 차이로 설명할 여지도 없다.

김경문 감독은 2024년 6월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았다. 한화가 2025년에 보여준 도약을 그의 재임 기간에서 떼어낼 수 없는 이유다. 긴 시즌 동안 선수단을 이끌어 정규시즌 2위와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간 성과는 분명하다. 동시에 계약 마지막 해에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멀어진 결과 역시 감독 평가에서 빠질 수 없다. 두 기록을 함께 놓고 봐야 이 퇴진이 왜 복잡한 감정을 남기는지 이해된다.

한화 구단은 10월 10일 NC와의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김 감독이 계약 만료에 따라 팀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손혁 단장도 같은 시점에 구단과의 동행을 끝냈다. 시즌 중 경질이 아니라 계약 종료에 맞춘 변화지만, 2위에서 9위로 떨어진 성적이 재계약 판단에 무게를 실었을 것이라는 해석은 자연스럽다. 다만 구단의 공식 설명과 외부의 해석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방망이는 나아졌는데 왜 승리는 줄었을까

KBO 기록을 보면 답은 득실점에 가깝다. 한화의 득점은 2025년 689점에서 2026년 821점으로 132점 늘었다. 팀 타율도 0.266에서 0.273으로 올랐다. 2026년에는 홈런 176개를 치며 공격력을 키웠다. 9위 팀이라고 해서 타선까지 침체한 시즌은 아니었던 셈이다.

그런데 실점은 554점에서 835점으로 281점이나 늘었다. 경기당으로 바꾸면 약 3.85실점에서 5.80실점이다. 팀 평균자책점도 3.55에서 5.26으로 뛰었다. 득점 증가분보다 실점 증가분이 두 배 넘게 컸으니, 타자가 더 쳐도 승리를 지키기 어려웠다. 작년 득실점 차는 +135점이었지만 올해는 -14점이다. 같은 팀의 승패가 거꾸로 바뀐 배경이 숫자 하나에 담겨 있다.

이 변화에는 2025년 선발진을 지탱한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의 이탈이 컸다. 두 투수는 그해 합계 33승을 올렸다. 선발이 긴 이닝을 책임지면 불펜의 등판 부담도 줄고, 감독은 경기 후반에 쓸 카드를 아껴둘 수 있다. 올해는 그 빈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우지 못하면서 마운드 전체가 흔들렸다. 그렇다고 외국인 투수 두 명의 이탈만으로 281점의 실점 증가를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 대체 선발의 구성과 불펜 운용까지 함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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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전의 기록은 흐름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여준다

올해 한화는 1점 차 경기에서 9승 22패를 기록했다. 야구렌즈가 시즌 기록을 분석한 수치다. 접전 성적에는 우연과 경기별 상대 전력도 섞인다. 그래서 이 숫자만으로 감독의 작전 능력을 단정하는 건 조심스럽다. 그래도 한 점 앞선 경기를 끝까지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는 보여준다.

팬 입장에서는 이런 경기가 오래 남는다. 5점을 내고도 6점을 내주거나, 따라붙은 직후 다시 실점하면 타선의 분전보다 놓친 승리가 먼저 떠오른다. 감독의 투수 교체나 대타 선택이 크게 보이는 순간도 바로 그때다. 김 감독의 판단을 두고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모든 패배를 한 번의 교체 탓으로 돌리면 선발이 짧게 내려온 이유와 남은 불펜의 상태를 놓치기 쉽다.

반대로 마운드 약화가 확인된 뒤에도 시즌 내내 답을 찾지 못한 점은 현장 책임자의 평가에 남는다. 좋은 투수가 떠난 것은 출발 조건이지만, 남은 선수들의 역할을 정하고 접전을 운영하는 일은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김 감독의 2025년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2026년 운영에 아쉬움을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새 감독이 먼저 바꿔야 할 숫자

한화는 10월 13일 류지현 감독을 제15대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16일 취임식을 열었다. 새 체제의 과제를 단순히 ‘타격 강화’로 잡기는 어렵다. 이미 821점을 낸 팀이다. 당장 눈여겨볼 기록은 선발투수의 경기당 소화 이닝, 불펜의 연투 빈도, 실점, 그리고 1점 차 경기의 결과다. 이 지표들이 함께 나아져야 늘어난 득점이 승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김경문 감독의 한화 시절에는 19년 만의 한국시리즈와 9위라는 서로 다른 장면이 나란히 있다. 어느 한 시즌으로 다른 시즌을 지울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내년 한화 경기를 볼 때 홈런 수보다 선발이 몇 회까지 버텼는지를 먼저 확인할 것 같다. 올해의 기록이 가리킨 빈자리가 바로 거기였으니까.

한화 김경문 감독 퇴진 소식에 작년 기록을 다시 봤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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