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래소 화면에서 하루 15% 오른 알트코인을 보면 나도 먼저 차트를 누른다. 다만 매수 버튼을 누르기 전에는 상승률보다 거래대금과 유통 물량을 확인한다. 같은 15% 상승이라도 현물 매수가 붙은 종목과 얇은 호가창에서 선물 포지션만 늘어난 종목은 위험이 다르다.
1. 가격보다 거래대금과 호가를 먼저 본다
알트코인시세는 마지막 체결 가격이다. 그 가격에 내가 원하는 수량을 사고팔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예를 들어 1,000원짜리 코인의 매도 호가가 1,001원에 50만 원어치, 1,010원에 300만 원어치만 쌓여 있다면 500만 원 시장가 매수에도 체결 가격이 크게 밀릴 수 있다. 표시된 상승률만 보고 들어갔다가 매수 순간부터 손실로 시작하는 경우다.
나는 24시간 거래대금뿐 아니라 최근 1시간 거래대금도 비교한다. 평소 한 시간에 10억 원이 거래되던 종목이 가격 상승과 함께 40억 원으로 늘었다면 새 자금이 들어왔을 가능성을 본다. 반대로 거래대금은 그대로인데 가격만 뛰었다면 호가가 얇아진 결과일 수 있다. 이 수치는 매수 신호가 아니라 확인할 이유를 주는 숫자다.
2. 비트코인과 비교해야 알트의 힘이 보인다
알트가 원화 기준으로 8% 올랐어도 같은 기간 비트코인이 10% 올랐다면 상대적으로 약했다. 그래서 알트코인시세를 볼 때는 원화 가격과 함께 비트코인 대비 가격도 확인한다. 시장 전체가 오르는 날에는 많은 코인이 따라 오른다. 그중 어떤 종목에 수요가 더 강하게 붙는지는 비교해야 드러난다.
반대로 비트코인이 횡보하는데 특정 알트만 거래대금을 동반해 상승하면 그 종목의 재료를 따져볼 만하다. 이때도 거래소 한 곳의 움직임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여러 거래소에서 비슷한 방향으로 현물 거래가 늘었는지, 원화 거래소 가격만 유독 높은지 확인한다. 거래소 간 가격 차이가 크면 나중에 차익거래 물량이 들어오며 프리미엄이 줄어들 수 있다.
3. 거래소 입금과 유통량은 매도 압력을 가늠하는 자료다
온체인에서는 거래소로 들어가는 토큰 물량을 본다. 예를 들어 하루 평균 입금량이 100만 개였던 코인에 500만 개가 들어왔다면 매도 가능한 물량이 늘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입금 즉시 매도가 일어났다고 단정하면 안 된다. 보관 장소를 옮겼거나 거래소 내부 지갑이 이동한 것일 수도 있다. 글래스노드도 거래소 주소 분류와 내부 이동 때문에 초기 입출금 수치를 신중하게 해석하라고 안내한다.
입금량과 함께 다음 잠금 해제 일정도 확인한다. 유통량 1억 개, 가격 1,000원인 코인의 시가총액은 1,000억 원이다. 최대 공급량이 5억 개라면 같은 가격으로 계산한 완전희석가치는 5,000억 원이다. 코인마켓캡이 구분하는 시가총액과 완전희석가치의 차이가 큰 만큼, 앞으로 풀릴 물량의 규모와 날짜를 따져야 한다. 다만 잠금 해제 물량이 전부 바로 시장에 나온다는 뜻은 아니다.
2022년 테라 사태는 공급량을 무시할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보여줬다. UST의 달러 연동이 깨진 뒤 LUNA가 대량 발행됐고 가격은 급락했다. 당시 움직임을 모든 알트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지만, 가격이 많이 내렸다는 이유만으로 싸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사례다.
4. 선물 과열을 확인한 뒤 손실 한도를 정한다
미결제약정은 아직 청산되지 않은 선물 계약 규모다. 코인글래스의 설명대로 거래량은 일정 기간 체결된 거래를 합산하고, 미결제약정은 남아 있는 계약을 보여준다. 가격이 오르는 동안 미결제약정까지 빠르게 늘면 새 포지션이 쌓이고 있다는 뜻이다. 현물 거래대금은 별로 늘지 않는데 선물 쪽만 커진다면 작은 가격 하락에도 강제 청산이 연쇄적으로 나올 위험이 있다.
펀딩비도 같이 본다. 양의 펀딩비가 높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롱 포지션을 유지하는 비용이 커졌다는 신호다. 하지만 양의 펀딩비 하나만으로 하락 시점을 맞힐 수는 없다. 가격, 현물 거래대금, 미결제약정의 변화를 같은 시간대에 놓고 봐야 한다.
실제 주문에서는 손절 가격을 먼저 적는다. 1,000원에 사서 950원에 나올 계획이라면 가격 기준 위험은 5%다. 한 번의 거래에서 계좌의 1%만 잃겠다고 정했다면 수수료와 미끄러짐을 제외한 단순 계산으로 투입액은 계좌의 최대 20%다. 호가가 얇거나 변동성이 큰 종목이라면 그보다 작아야 한다. 숫자 다섯 개가 모두 좋아 보여도 손실 한도를 넘는 거래라면 나는 넘긴다. 알트코인시세는 언제든 바뀌지만, 감당할 손실 규모는 주문 전에 정할 수 있다.
